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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 제공은 본부가 갈등 증폭은 교협이
김대영 취재부 차장 | 승인 2011.07.18 01:59

대학본부가 지난 2월 교수사회와 합의한 교수업적평가기준 개정안을 시행도 하기 전에 파기하고 재개정을 추진 중이다. 교수사회가 대학본부를 향해 “원칙과 소신 없는 졸속행정”이라고 비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존 개정안은 김진규 총장이 직접 ‘총장과의 대화’를 개최하며 교수사회의 여론을 수렴해 결정한 합의안이었다. 그러나 합의안이 시행되기도 전에 재개정을 강행하는 것은 “독단적이라는 평가를 받아들이기 힘들다. 교수사회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했다”(1255호 건대신문 6월 7일자 보도)는 김 총장 스스로의 발언을 뒤집는 셈이다. 정일민 교무처장도 “단과대 별로 평가기준과 연구환경 개선에 관한 의견을 받고 있다”고 했지만 합의안을 뒤엎은 상태에서 이뤄지는 의견 수렴은 대학본부의 행정에 구색을 맞추는 것에 불과하다.

물론 대학본부 입장에서 대외기관의 평가 순위 하락을 두고볼 수만은 없는 일이다. 그렇지만 평가기준 개정안 합의 당시 교수사회가 연구력 향상을 위한 자구노력을 약속한 만큼 합의안 시행 이후 연구력 향상 여부를 지켜보고 독려하는 것이 먼저여야 했다. 익명의 한 교수는 “경희대 수준으로 평가기준을 상향 조정하려면 경희대 수준의 연구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교수협의회(교협)의 대응에도 지나침이 있어 보인다. 교협은 지난 4일 교수진에 보낸 ‘교수협의회의 입장’이라는 글 중 김진규 총장의 연봉 액수까지 거론하는 내용을 포함시켰다가 다른 구성원들 사이에 반감이 조성될 것을 우려해 삭제한 바 있다. 또 지난 13일에는 임시대의원회를 열어 김진규 총장 해임권고안을 발의하는 등 강경 대응을 고집하고 있다. 성명서 발표에 참여한 정치대의 한 교수도 “해임까지는 지나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같은 대응은 이번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는커녕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키는 일밖에 되지 않는다. 갈등을 촉발한 책임은 대학본부에 있지만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역할은 교협이 담당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 문제에 다른 학내 구성원들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얽혀 있지 않아 적극적인 개입이 어렵다. 학교법인도 서울ㆍ글로컬캠퍼스 총학생회장단도 표면적으로는 한 발짝 비켜서 있는 형국이다. 결국 이 갈등을 봉합할 수 있는 주체는 대학본부와 교수사회 뿐이다.

학교법인과 동문 사이의 갈등이 잠잠해 진지 얼마 되지 않아 또 다시 분열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대학본부는 책임 있는 행정을, 교수사회는 격에 맞는 대응으로 자중해 주길 바란다.

김대영 취재부 차장  kdy7118@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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