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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동물의 고통은 다르지 않다
권혜림 기자 | 승인 2011.07.18 04:12

이 기사는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기사입니다.

13층에서 던져진 고양이 또띠
저는 호기심이 많은 고양이에요. 어느 날은 현관문이 빠끔히 열려 있기에 밖으로 나갔어요. 주인님 아시면 왜 그랬냐면서 간식 안줄 것 같았지만, 호기심을 억누를 수 없었어요. 나가니까 매일 타던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에 가보고 싶었어요. 올라가던 중에 어떤 사람이 ‘어머, 웬 고양이가 여기 있어?’라며 자기 집으로 쏙 들어갔어요. 계속 계단 구경하던 중에 집 앞에서 항상 주인님과 인사하는 경비아저씨 2명이 저에게 오기에 ‘아까 마주쳤던 사람이 신고했나보다. 주인님한테 데려다주겠지?’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갑자기 저에게 주인은 있냐고, 어디에 사냐고 묻지도 않고 창문 계단을 열더니 저를 떨어뜨렸어요. 떨어지는 순간, 호기심에 집을 나섰던 것에 대한 후회와 경비아저씨들에 대한 원망이 밀려왔어요. 땅에 떨어지고 나서도 저는 살려고 노력했어요. 주인님한테 가려고. 그러자 아까 그 두 사람이 또 나타나서는 몽둥이로 저를 마구 때렸어요. 그렇게 저는 목숨을 잃었고 인적이 드문 곳에 방치되다가 마지막엔 음식물 쓰레기 수거함에서 생을 마감했어요.

바다로 가고 싶어요
저는 거제시 대계마을 김영삼 전 대통령 기록전시관 앞에 사는 바다거북이에요. 주인님은 시장 한가운데 나무 받침대 위에 저를 올려두는 것으로 돈을 버세요. 저를 이렇게 두면 사람들은 와서 저를 세 번씩 쓰다듬고선 앞에 있는 ‘소원성취함’이라고 쓰여 있는 곳에 돈을 넣고 가요. 제가 신이랑 연관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점이 있다고 볼 수도 없는데, 왜 이곳에 이렇게 하루 종일 꼼짝도 못하게 두는 건지 모르겠어요. 지나가는 사람들은 제가 불쌍하지도 않나봐요. 신기하다는 듯이 쳐다보곤 웃기만 해요. 지금 제 친구들은 바다 속을 헤엄치면서 맛난 것도 많이 먹고 있을 텐데, 그 친구들이 부러워요. 요즘은 햇빛이 너무 강렬해서 등이 너무 뜨거운데다가 이제는 고개를 들 힘조차 없네요.

기다리다 죽는 일이 현실로
제가 살던 곳은 저희의 짝을 찾아주는 곳이었던 것 같아요. 비닐하우스 속 철장에서 지내던 저는, 얼마 전부터 너무 괴로운 일을 당했어요. 원래는 사장님이 밥도 잘 주시고 손님도 곧잘 찾아왔는데, 손님들의 발길이 끊기자 사장님의 발길도 뜸해졌어요. 배가 많이 고팠는데 가끔씩 관리인이 와서 밥 몇 번 주는 게 다였어요. 철장사이로 친구들과 서로 힘내자고, 기다리면 사장님이 밥 주러 오실 거라고 얘기했어요. 그렇게 많은 시간이 흐르자 친구들은 픽픽 쓰러지기 시작했고, 제가 말을 걸어도 답이 없었어요. 정신이 혼미해졌어요. 며칠이 지나서는 쥐가 찾아와서 내 친구 닥스의 살을 갉아먹었어요.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어서 고개를 돌렸었는데, 그 뒤론 기억이 나지 않아요. 눈을 뜨니 저는 구조대원에 의해 겨우 살아난 모양이었어요. 굶주려 죽어가던 제 친구들, 천국에선 잘 살고 있겠죠? 오늘따라 많이 보고 싶네요.

 

 

 

▲ 개 '닥스'의 시체, 쥐들이 파먹어 뼈가 드러나 보인다. ⓒ 동물사랑실천협회

 

   
▲ 굶어 죽은 개들 ⓒ 동물사랑실천협회

태우고, 뽑고, 묶고…. 잔인한 연쇄 학대범
저에겐 정말 끔찍한 기억이 있어요. 우리 집에는 저까지 5마리의 강아지가 있었는데, 언제부턴가 주인님이 우리에게 나쁜 짓을 하기 시작했어요. 우리 발톱을 뽑고, 미용을 시킨 후 그 위에 라이터로 화상을 입혔어요. 그때 화상을 입어 속살이 훤히 드러난 친구의 다리는 잊히지 않아요. 주인님은 물지도 짖지도 못하게 하려고 입을 끈으로 묶는 바람에 반항도 하지 못했어요. 영화에서나 나오는 고문들을 우리한테 하고 있었어요. 발톱을 뽑을 땐 차라리 죽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고통스러웠어요. 말티즈는 우리가 보는 앞에서 벽에 던져졌어요. 그러고는 봉지에 담아서 나갔는데 그 뒤로 말티즈는 우리 앞에 나타나지 못했어요. 저에겐 얇은 철심을 먹게 했는데 그걸 먹은 뒤로 식도와 내장이 찢어지는 고통을 겪었어요. 먹지도 마시지도 못했어요. 밖으로 쫓겨나 제 친구들과 동네를 헤매는데 어떤 분이 구해주셔서 동물병원에 가게 됐어요. 병원에서 저를 살리려고 많은 노력을 하셨지만 끝내 저는 삶을 마감했답니다.

 

   
▲ 당시 방영된 동물농장 캡쳐 ⓒ 구글

 

권혜림 기자  nerim2@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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