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 2010년도 결산서 분석…적립금 52% 증가

우리대학은 2009년과 2010년 등록금을 동결했다. 그리고 올해 “맛있는 빵을 먹으려면 돈을 더 내야 한다”는 김진규 총장의 발언과 함께 서울 지역 소재 대학 중 가장 높은 등록금 인상률(4.7%)을 기록했다. 김 총장은 2년 동안 등록금이 동결돼 재정 상황이 악화됐고, 대학 발전을 위한 성장 동력이 필요하다며 등록금 인상의 불가피성을 거듭 주장했다.

적립금은 반값 상승
그러나 우리대학은 2010년도에 당초 계획보다 70억6512만원 더 많은 218억5751만원을 적립했다. 2011년 서울캠퍼스의 학부생 기준 4.7% 등록금 인상분은 약 50억원이다.

우리대학은 현재(2011.2.28)까지 약 615억원의 적립금을 확보하고 있다. 이는 2009년 약 405억원(글로컬캠퍼스 모시래학사 자체적립금 제외)보다 52.0% 증가한 금액이다. 이에 대해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자유선진당 이상민 의원은 “적립금을 쌓기만 하고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용처를 정확히 명시하지 않는 기타적립금은 2010년 약 236억원(2011.2.28 기준)으로 약 144억원인 2009년보다 63.7% 늘었다. 반면 장학적립금(2011.2.28 기준)은 약 101억원으로 같은 기간 11.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와 관련해 재무팀 김주원 주임은 “적립금의 세부 내역은 예산팀 관할”이라고 말했다. 예산팀 심경보 팀장은 출장 관계로 연락이 닿지 않았고 같은 부서 윤규상 주임은 “담당자가 아니라 잘 알지 못한다”며 “결산 관련한 사항은 재무팀 담당”이라고 답했다.

예산 부풀리기 ‘여전’
수입은 축소, 지출은 확대 편성하는 고질적인 예산 부풀리기 관행도 여전했다.

항목별로 보면 2010년 결산서 상 등록금 수입은 2244억원 수준인 반면 2010년 본예산에서 책정한 등록금 수입은 약 2178억원. 74억원 정도 차이가 난다. 올해 서울캠퍼스 등록금 인상분이 50억원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다.

미사용전기이월자금은 본예산과 추경예산 편성 과정에서 축소됐다. 2009년 결산서에 명시된 미사용차기이월자금은 약 333억원. 2010년 결산서 상의 미사용전기이월자금과 같았다. 2009년 결산서에 적혀 있는 미사용차기이월자금은 2009년에 쓰이지 않고 2010년에 이월이 확정된 금액이기 때문에 2010년 예산 미사용전기이월자금 항목에서 금액이 같아야 한다.

그러나 2010년 본예산, 추경예산과 비교하면 차이는 컸다. 2010년 결산서 상의 미사용전기이월자금은 본예산과 추경예산보다 각각 82억원, 45억원 정도 많았다. 본예산을 편성할 당시에는 2009년 결산이 나오지 않은 상태여서 충분히 액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추경예산을 편성할 시기에는 2009년 결산이 나와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이 정도 수준의 차액이 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미사용차기이월자금의 사용처에 대해 묻자 김 주임은 “미사용차기이월자금의 상세 내역은 예산팀에 문의하라”고 말했다. 윤 주임은 “결산은 다 쓴 금액을 명시한 것이고 예산은 추정이기 때문에 당연히 차이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지만 한국대학교육연구소는 이같은 문제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미사용전기이월자금의 대체적인 규모는 추정결산 산출을 통해 얼마든지 파악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턱없이 적은 규모로 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합리적 자료에 근거하지 않은 예산편성 문제다”

또 전입금, 기부금, 국고보조금, 산학협력단 학교기업 전입금 등 다른 항목의 수입은 2010년 본예산 대비 187억원가량 늘었다. 교육부대수입(입시수수료, 논문심사수입 등)도 약 15억원 증가했다.

지출 부문에서는 교직원 보수와 고정자산매입지출 항목 등이 확대 편성됐다. 보수는 2010년 본예산에서 1577억원 정도가 책정됐지만 실제 집행된 예산은 약 1566억원으로 11억원가량 적게 쓰였다. 또 고정자산매입지출도 2010년 본예산에서 책정한 약 151억원에 못 미치는 132억원 수준밖에 집행되지 않았다.

사립대 중 세입 부족액 7번째로 많이 부풀려
예산 부풀리기 실태를 공동기획한 한국대학교육연구소와 <한겨레>는 우리대학이 2010년 예산에서 세입 부족액을 7번째로 많이 부풀린 대학이라고 보도했다. 대학알리미에 공개한 등록금 산정근거에 우리대학 수입 부족액은 158억원이지만 결산 결과 남은 액수가 29억원으로, 부풀린 수입 부족액이 187억원에 달했다.

이에 대해 학교관계자는 “교수와 강사 보수를 당초 예산보다 더 아낀 것이 왜 비난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고정자산매입지출과 관련해서는 “책정된 액수보다 적게 판 것이 왜 지적의 대상이 돼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고정자산은 정해진 액수만큼 팔기로 했다가 가격이 맞지 않거나 사정상 다르게 팔 수도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의원은 “뻥튀기된 액수의 상당액이 학교법인 적립금으로 넘어 간다”며 “등록금 경감 이전에 대학 재정 투명성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법정부담금 납입률 ‘양호’
한편, 대다수의 사립대학에서는 학교법인이 법정부담금을 제대로 내지 않아 문제시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자료에 의하면 전국 149개 사립대학의 최근 3년간 평균 납입률은 46.3%에 불과하다고 한다. 미납된 금액은 매년 1천억원 이상이다. 그러나 우리대학의 법정부담금 납입률은 지난 3년간 평균 99%(2007년 100%, 2008년 98.1%, 2009년 99%)로 양호한 편에 속한다.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