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 승인 필요해 학우들 '입막음' 우려

지난 8일, 우리대학 학생회관 앞과 후문 쪽 게시판이 새로 설치됐다. 게시판이 노후하고 스테이플러 심이 많이 박혀있어 학우들이 이용할 때 불편함을 느낀다는 것이 이번 게시판 리모델링의 이유다.

본부와 총학생회의 합의 아래 새로 설치된 게시판은 아크릴판을 이용한 잠금장치를 통해 외부 광고를 막을 계획이며 총학생회, 총여학생회, 동아리연합회 등 각 부분을 나눠 게시판의 체계화를 꾀할 예정이다.

게시판이 새로워진 만큼 게시물 규정도 새롭게 생겨났다. 학우들은 게시물 부착을 원할 시, 총학의 승인을 거쳐야만 한다. 민윤기(정치대ㆍ정외2) 학우는 “대자보를 총학의 승인을 받고 붙이는 것은 총학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막는 것”이라며 “학우들의 의견을 표출할 수 있었던 공간이 총학의 제재를 받아야 되는 것에 대해 분노를 느낀다”고 전했다. 덧붙여 “게시판을 자주 활용하던 동아리연합회와의 공식적인 논의가 있었어야 한다고 본다”며 “총학이 학우들과의 소통이 부재한 상태에서 비민주적이고 일방적인 방식으로 이번 일을 진행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문성민(문과대ㆍ사학3) 학우는 “잡다한 광고들을 막으려는 거면 괜찮지만 학우들 의견을 막으려고 하는 의도라면 옳지 않다”며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게시 승인 기준에 대해 박성준(경영대ㆍ경영3) 총학생회장은 “학내 행사와 관련된 내용의 게시물이나 학우들이 부착을 원하는 것이면 제한 없이 승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게시판 리모델링은 철거부터 설치까지 총 3천만 원의 비용이 들었다. 이에 대해 오광석(문과대ㆍ사학2) 학우는 “그 돈도 결국 학교 예산이고 우리들의 등록금”이라며 “그 정도의 사안을 진행할 때는 학생들이 잘 볼 수 있는 곳에 공지를 띄워 의견을 물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학우 의견수렴에 대해 박 회장은 “주변 학우와 몇몇 동아리에 의견을 물었으나 설문조사는 하지 못했다”며 “우리대학 학우라면 누구나 게시판이 낙후된 것에 공감할 것이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한편, 학생회관과 후문 게시판 외에 문과대와 경영대 앞 게시판도 리모델링할 계획이 있었지만 비용이 많이 들어 현재는 페인트칠만 새로 마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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