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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를 가리는' 문화, 바람직한 토론이 아니다
김민하 기자 | 승인 2011.09.14 18:09

소통을 강조하는 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대중매체를 비롯, 대학 내외에서의 토론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학생들의 토론이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대학생들이 토론의 목적과 방식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는 점에 있다.
바람직한 토론의 목적에 대해 이재유(문과대ㆍ철학) 강사는 “공동 문제의 해결방안 모색”이라며 “나 자신 또는 남들의 문제가 아닌 우리들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이야기하는 것이 토론”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평소에 흔히 볼 수 있는 토론을 생각해 보면 대부분 대회이다. 해결방안을 찾으려는 것이 아니라 무한 경쟁 시대 속 상대방을 이기려는 목적으로 토론에 임한다. KTV의 ‘캠퍼스토론 청년, 통(通)하라!’에 참가한 우리대학 토론팀 ‘The class’의 팀원 김경은(법과대ㆍ법4) 학우도 토론의 문제에 관해 “스펙을 쌓으려는 목적의 토론”이 큰 문제라고 답했다. 이재유 강사는 “목적이 전도된 토론은 진정한 토론이 아니며 감정싸움으로 변해 서로 등을 돌리게 된다”고 경고했다.

또한 토론하는 방식에 대한 이해도 올바르지 못하다. 바람직한 토론의 경우 공동 문제 해결을 위해 토론을 진행할 때에는 서로의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 이재유 강사는 “자신의 의견을 잘 표현하기 위해서는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강사는 “이기는 것에 목적을 둔 토론에서는 남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 학생이 많다”고 말했다. 또한 KTV ‘캠퍼스토론 청년, 통(通)하라!’의 윤성희 메인 작가는 “상대방을 공격하고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려 하는 학생들의 태도”를 지적했다. 우리 대학의 ‘비판적 사고와 토론’ 수업에서도 찬성과 반대를 나누고 승리 여부가 점수화 되는 바람직하지 않은 토론방식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두 시각의 차이만 확인하고 해결방식에는 접근하지 못하는 얕은 토론일 수 있다.

이러한 토론의 목적과 방식의 왜곡은 학생운동이 퇴조되면서 시작됐다는 의견이 있다. 이 강사는 “당시 대학생들은 민주화 운동, 노동운동의 주체였고 어디서든지 활발한 대화가 이루어졌다”며 “현재 대학생들의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과거 술자리에서의 대화, 대자보문화는 사라지고 무한경쟁시대의 일원으로서 대화가 단절된 고립된 삶을 택하고 있다.

강지은(문과대ㆍ철학) 강사는 “심지어 자신의 견해도 없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대학생들이 사회 문제, 특히 정치적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자신의 확실한 견해를 가진 후에 토론이 가능하다”라고 덧붙였다. ‘The class'의 팀원 권현우(정치대ㆍ정외4) 학우 또한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을 정립하지 못해 토론을 시작도 해보지 못한 학우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고 악화된다면 세대 내, 세대 간의 소통은 줄어들며 독단적인 학생들이 양산된다. 이재유 강사는 “그들은 사고하지 않고 자신만을 생각하여 특정한 상황 속에서 즉각적으로 반응한다”고 비판했다. 덧붙여 그는 “결국 대화를 통한 의사소통이 불가능해지면 모든 것을 권력에 의존하는 사회구조를 낳을 수 있으며, 대화로 해결가능한 모든 문제들을 제 3자에게 맡기는 ‘리바이어던’ 사회가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소통이 되는 살아있는 사회를 위해 올바른 토론의 목적과 방식으로 바람직한 토론문화를 만들어 갈 필요성이 있다.

김민하 기자  kkot34@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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