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의 주거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해결을 위해 서울시에서는 유스하우징 정책을 통해 싼 값에 방을 공급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이에 주거문제를 대학생들 스스로 해결하려 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대학생 주거문제, 아직도 답은 없어

지방에서 상경한 대학생들의 주거문제는 아직도 풀리지 않는 난제다. 서울시내 대학 재학생은 어림잡아 27만여 명. 이 중 절반 이상인 14만 명가량이 지방 유학생들이다. 대학 기숙사가 수용할 수 인원이 약 10%가 조금 넘는 점을 감안하면 지방 유학생 12만 명 이상이 매학기 자취와 하숙 등 주거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대학생들에게 자취방 구하기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서울시내 대학가에서 5~7평의 원룸을 구하려면 평균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3~50만원을 내야 한다. 대학생 이은실(21) 씨는 “친구와 함께 자취를 하는데 매월 40만원의 월세와 수도세, 가스비 등의 생활비 4~5만원이 든다”며 ”통학하는 시간이 아까워 자취를 택했는데 이렇게 비용이 많이 들 줄은 몰랐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렇다면 우리대학의 경우는 어떨까? 그나마 우리대학은 기숙사 수용비율이 약 20%가량 돼 서울 시내 다른 대학들보다는 높은 편이다. 하지만 이윤을 추구하는 민자 기숙사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부담하는 비용은 만만치 않다.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이은혜 활동가는 “건국대의 기숙사 사용료는 4개월 기준 134만원에 달한다”며 “식비까지 포함하면 학교 앞 웬만한 원룸가격보다 비싸다”고 지적했다.

유스하우징, 답이 될까?

서울시는 대학생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유스하우징’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유스하우징은 2010년도부터 서울특별시 및 서울시주택공사(SH공사)에서 대학가 주변의 노후한 다가구ㆍ다세대 주택을 리모델링해 ‘대학생 기숙사형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주거시설이다. 주거문제 해결을 위한 만큼 우선 입주 대상자는 지방에서 올라와 대학에 진학하는 저소득층 가구와 차상위계층, 도시근로자 월평균소득 50%이하 세대의 자녀 등이다.

이에 대한 대학생들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기존 주거지보다 50%이상 싼 값에 입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대 주거문제 해결을 위한 대학생들의 모임인 민달팽이 유니온 장시원 위원장은 “대학생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나서기 시작한 것은 긍정적이다”며 “앞으로 유스하우징이 더욱 확대 실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유스하우징 사업의 방 공급량은 턱없이 부족하다. 서울시는 올해까지 총 420방을 공급하였고, 지난 8월 매년 900방 이상의 대학생 주택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14만 명에 달하는 지방 유학생 수에 훨씬 못 미치는 숫자다. 또, 공급지역 선정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대학이 상당수 몰려있는 지역이지만 단 1가구도 배정되지 않은 곳이 있는 반면 대학가가 아닌 곳에 주택이 공급되기도 했다. 실제로 우리대학이 위치한 광진구의 경우도 건국대와 세종대, 2개의 대학이 있음에도 단 2가구만이 공급돼 있으며 그 마저도 남학생들만을 위한 곳이다.

대학생 주거문제, 이제 대학생이 나선다

이같은 주거 문제를 해결해 보겠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한대련은 주거문제, 높은 학내 물가와 교통비를 비판하며 지난 8월 31일 이화여대 정문 앞에서 ‘반값생활비 운동’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한대련은 “사회가 대학생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생활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앞으로도 여러 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자취생과 하숙생들을 위한 새로운 커뮤니티도 나타났다. 올해 5월 출범한 민달팽이 유니온도 대학생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미나를 열고 자취·하숙 정보 공유, 이사도우미 지원, 밑반찬 만들기, 부동산 문제 상담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한양대에서는 자취생 생활 온라인 모임 ‘자생(自生)’이 생겨났다. 자생은 비싼 월세, 생활비 등으로 고생하는 학우들이 커뮤니티를 만들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자취생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지원 등을 논의 중이다.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