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TV토론 프로그램의 범람, 그러나…

올해 여름, 케이블 채널은 대학생 토론대회의 파도가 쳤다고 부를 만하다. tvN의 ‘대학토론배틀’, 정책방송 KTV의 ‘캠퍼스토론 청년, 통(通)하라!’을 비롯한 대학생을 위한 토론대회 프로그램이 전파를 탔다. 이런 흐름은 케이블 채널 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이어졌다. 광주 등 지방에서도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토론대회가 열렸다. 한 TV토론 프로그램의 작가는 “이번 여름에 4~5개의 대회를 모두 경험한 출연자도 있었다”고 말한다.

이 같은 토론 프로그램의 증가, 토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민주화로 인한 사회발전을 그 원인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 많은 사람들은 과거의 명령 하달, 권위에 대한 복종과 같은 방식을 배척하고 대화와 소통, 그리고 의견을 교환하여 합의에 도달하는 토론의 문화를 올바른 것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전문가들은 대중매체의 토론 프로그램들이 토론 문화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 보고 있다. 교육, 스피치 전문기관 링컨 SDL의 대표인 광운대 박준수 겸임교수는 “토론대회 참가를 통해 개인의 말하기 능력의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KTV ‘캠퍼스토론 청년, 통(通)하라!’ 프로그램의 윤성희 메인 작가는 “많은 토론 프로그램과 대회 경험을 쌓은 대학생들이 점차 토론을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며 “대중매체에 바람직한 토론문화를 전파하는 토론 프로그램이 더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KTV ‘캠퍼스토론 청년, 통(通)하라!’ 프로그램의 이찬구 PD는 “대학생 토론문화를 활성화시키는 것은 대학생들에게 합리적인 사고를 키우며, 사회를 바꿀 것”이라며 “대학생들의 토론문화 활성화가 다른 토론보다 더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한다. TV 프로그램을 비롯하여 사회 전반에서 대학생 토론문화를 활성화하고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 대학사회의 토론문화는 그 영향을 받고 있는가? <건대신문>이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우리대학 학우 237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60%에 달하는 142명의 학우가 “대학생 TV토론프로그램 중 아는 게 없다”고 답했다. 그리고 설문 결과 80%에 달하는 209명의 학우가 “평소에 토론을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난국에 빠진 대학 토론문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시금 대학 토론문화를 점검하고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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