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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시험이 너무해!눈물없인 볼 수 없는 공인영어시험 스토리
김선우 김용식 기자 | 승인 2011.09.26 18:59

※ 취재 결과를 재구성한 가상기사입니다.
졸업준비 중인 대학생 A씨는 자격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공인영어시험을 보고 있다. 그는 다음 달 토익 시험을 인터넷으로 신청하고 결제까지 마쳤지만 개인 사정상 시험을 보지 못할 것 같아서 응시료를 환불받으려 했다. 그런데 환불규정을 확인해보니 하필이면 결제한 금액의 40%만 환불이 가능한 시기였다. A씨는 “전액환불을 받을 수 있는 규정이 있어서 확인해보았지만 해당되는 사항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40%라도 받으려고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시험 신청을 취소했다”며 “생각할수록 마음이 유쾌하지 않다”고 밝혔다.

또 다른 대학생 B씨는 4학년으로 올해 졸업할 예정이다. 그녀가 다니는 대학을 졸업하기 위해서는 일정 이상의 공인영어점수를 요구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시험을 보고 있다. 그러나 시험장의 시설 문제로 번번이 피해를 봤다. 그녀는 “더운 여름에 에어컨이 없는 고사장에서 시험을 봤는데 너무 더워서 도저히 시험에 집중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밝혔다. 또 스피커 상태가 좋지 않고 주변이 시끄러워서 듣기 시험에 불편을 겪었던 경험도 있다. B양은 “다른 응시자들도 시험장의 시설 때문에 불편을 겪은 적이 많다고 한다”며 “인터넷에 ‘토익 고사장 정보’라는 게시글이 자주 올라온다”고 말했다. 이는 각 지역 고사장들의 △스피커, 책걸상 상태 △난방시설의 유무 △주변 환경의 소음 여부 △교통편리 상태를 평가해 놓은 자료다. 그녀는 “요즘은 이런 정보를 본 후, 환경이 좋지 않은 고사장을 피해 시험장소를 택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취업준비생인 C씨는 얼마 전 토익시험을 보는 중 부정행위자로 적발당해서 2년간 시험기회를 박탈당했다. 그는 이에 관해 “신중하게 시험에 임했지만 3문제를 마킹하지 못한 상태에서 시험을 마치는 종이 울렸다”며 “너무 당황한 나머지 마킹을 멈추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는 부정행위로 규정에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수용해야 하지만 C씨는 이 처벌이 부당하다고 말한다. 그는 “바로 옆 고사장에서 시험 중에 휴대폰이 울렸는데도 감독관이 봐줬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감독관의 재량에 따라 부정행위의 처벌 여부가 달라지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많은 불만사항들은 유난히 높은 공인영어시험에 대한 의존도에서 시작된다. 토익·토플의 경우, 우리나라의 의존도는 76%로, 일본 31%, 중국 3%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대학생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일정 수준 이상의 공인영어시험 점수를 대학교의 졸업 요건으로 규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대다수의 대학생이 신입사원의 영어실력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공인영어시험을 접하게 된다. 영어권 국가로 유학하기 위해서도 영어성적이 필수적이고 회사에서의 승진이나 해외파견 선발에도 활용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공인영어시험이 심각한 외화 유출을 낳는다는 문제점도 대두되고 있다. 한국은행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까지의 외국어자격시험 응시료 등에 지출된 돈이 약 2천억 원에 달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30% 가까이 늘어난 수치이다. 이 같은 증가 추세라면 향후 연간 5조원 이상이 해외 교육시장으로 흘러들어갈 전망이다.

소비자의 권익을 침해하는 약관은 개정돼야
이같은 공인영어시험의 문제가 끊이지 않는 원인은 무엇일까? 가장 큰 원인은 응시자 본인이 자신을 소비자로 인식하지 않아 권리를 찾으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문제는 특히 환불 규정이나 시험 신청 기간 등의 문제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우선, 환불 규정은 각 공인영어시험 약관에서 임의로 기간을 정해 환불액을 차등지급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 토익위원회 홍보팀 양귀현 부장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정한 규정대로 환불해 주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우리대학 최병규(법학전문ㆍ상법) 교수는 “환불 문제의 경우 취소시점을 사내에서 규정해 환불 액수를 정하는 독소조항이 있다”며 “응시자에게 고의 과실이 없고 업무처리에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소비자가 시험이 필요하지 않아 취소할 경우에는 전액환불을 해주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토익, 텝스의 경우에는 접수기간 내에 취소 신청을 할 경우에는 전액을 환불해 주지만 정기접수 마감 후 1주 이내에 취소 신청을 하는 경우에는 토익은 응시료의 60%를, 텝스는 응시료의 70%를 지급한다. 취소 기한이 늦어질수록 환불되는 금액은 적어진다. (표 참조) 토플의 경우에는 접수기간 후에 취소 신청을 할 경우에는 무조건 50%를 환급받는다. 응시자들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시험을 취소하게 됐을 경우 울며 겨자 먹기로 적은 비용만을 환불 받을 수밖에 없다.

환불규정 문제는 시험 접수 기간과 맞물려 응시자들의 불만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목표하는 점수를 단기간에 얻기 위해 시험을 여러 번 신청해 놓았을 경우 원하는 점수가 나와 시험을 취소하려 할 때는 이미 정기접수 기간이 지나 응시료를 60%밖에 돌려받지 못한다. 또, 시험 결과를 확인한 후 다음 시험에 추가 접수를 하게 될 때에는 별도의 추가접수 비용을 내야한다. 예컨대 9월 25일에 시행되는 227회 정기 토익 시험의 점수발표 날짜는 10월 30일에 시행되는 228회 정기 토익 시험의 추가접수 기간이다. 즉, 227회 시험의 점수를 확인한 후 228회 시험에 응시하려 하거나 접수를 취소하려면 응시자는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또, 대학생 김민지(22) 씨는 “시험을 매번 보던 사람들은 신청기간을 잘 알지만 처음 보거나 오랜만에 보는 사람들은 신청기간을 놓쳐 추가신청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빠른 시험접수 기간에 대해 지적했다.

이에 대해 토익위원회 정기시험관리팀 김성민 차장은 “한국에서 채점에 드는 기간은 수험자의 요구와 편의 그리고 시험의 신뢰성을 고려한 최소한의 필요 기간”이라며 “최대 3회차의 시험이 함께 진행되는 과정으로 시험 접수 기간은 수시 혹은 인위적으로 결정할 수 없는 사항이니 미리 확인하고 계획적으로 시험에 응시하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고사장의 질ㆍ감독관의 태도도 고르지 않아
공인영어시험에서 문제되는 사항은 이 뿐만이 아니다. 종이와 펜 이외의 별도의 도구가 필요하지 않던 듣기, 읽기 위주의 과거 영어시험들과는 달리 말하기, 쓰기 등 실질적인 능력이 중시되는 최근의 시험에서는 시험을 보기 위한 시설이 점수를 좌우하는 중요한 문제로 등장했다.

실제로 컴퓨터를 이용해 시험을 보는 토익 스피킹이나 토플의 경우에는 시설이 좋은 고사장을 찾기 위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활발한 정보 교류가 일어나고 있다. 김다은(정치대ㆍ정외2) 학우는 “집과 가까운 시험장의 시설이 좋은 편이면 다행이지만 일부 사람들은 시설 좋은 시험장을 찾아가기도 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토플 시험을 두 번째 준비하고 있다는 김용탁 씨도 “토플 시험 중에 컴퓨터에 오류가 생겨서 느려지는 일이 종종 있다”며 “그 때 시험을 멈추면 무효 처리가 되는데 이 경우에는 환불을 받을 수도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렇다면 감독관들의 태도는 어떨까? 감독지침을 철저히 지키는 감독관이 있는 반면 자신의 주관에 따라 시험 감독을 하는 감독관도 있다. 대학생 이지영 씨는 “감독관들이 떠드는 곳도 많고 각자 감독하는 기준도 다르다”며 시험장마다 다른 감독관들의 행태에 의문을 표했다. 감독관들에게 충분한 사전교육이 이뤄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시험 감독관은 별도로 채용하기 보다는 교사나, 대학원생, 대학졸업생 등이 지원을 하면 그 중에 감독관을 뽑고 일당을 지불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상 시험 감독관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은 없다고 볼 수 있다.

비싼 응시료, 어떻게 책정되나
무엇보다 공인영어시험에서 응시자들에게 가장 큰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은 비싼 응시료다. 토익의 경우는 39,000원, 텝스는 33.000원, 토플은 약 20만원(170$)으로 응시자들이 감당하기에 만만치 않다. 토익의 경우 1999년 26,000원, 2001년 2만8000원, 2002년 3만원, 2003년 3만2000원 등 매년 응시료의 5%내외를 인상해 그 해 물가상승률을 웃도는 인상률을 보여 왔다. 김성민 차장은 “토익 시험 응시료는 고사장 사용료, 감독비, 문제지 인쇄, 제본 등 시험 진행과 관련한 각종 부대비용을 고려하여 적정하게 책정되고 있다”며 “중국(64,000원), 일본(80,000원) 등 전 세계 토익 응시료와 비교하였을 때, 한국의 토익 응시료는 가장 저렴한 수준이다”고 해명했다.

김선우 김용식 기자  kkpress@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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