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경쟁 조장하는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에 일침

내년 첫 졸업생이 배출되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3년째 끝없는 진통을 겪고 있다. 로스쿨의 학사관리강화방안과 변호사시험 합격방안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법전협)에서는 올해부터 △유급이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점 △공정한 성적 측정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유급제도를 강화하고 대다수 과목을 상대평가로 실시하는 학사관리강화 방안을 실시했다. 법전협은 그동안의 로스쿨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고 신뢰를 쌓겠다는 의도로 이번 학사관리강화 방안을 실시했다.

그러나 이런 학사관리강화 방안이 로스쿨원생을 무한경쟁으로 내몬다는 반발도 있었다. 로스쿨 일선 교수들은 지난 2일 우리대학 법학전문대학원 국제회의실에서 '법학전문대학원교수협의회(법전교협)'를 창립하고 '현재 로스쿨의 문제점'에 대한 의견을 모았다.

창립회원 중 한명인 우리대학 한상희(법학전문ㆍ헌법) 교수는 이 자리에서 "원장들의 모임인 법전협에는 일선 교수들의 생각이 반영되지 않는다"며 "앞으로 로스쿨의 올바른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법전교협에서는 "현재 학사관리방안은 로스쿨의 교과과정을 황폐화시키고 당장의 성적에 목을 매달게 한다"며 "다양한 교육과정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또 "변호사시험 합격률 제한은 로스쿨 제도 도입 취지에 반하는 것"이라며 "변호사시험을 자격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대학 로스쿨생들은 법전교협의 입장에 동의하는 편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로스쿨 원생은 "학사관리강화 방안은 학생들끼리 내부경쟁을 치열하게 하고 성적에 따라 줄을 세우는 것"이라며 "학사관리강화 방안이 완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다른 로스쿨 원생은 "대부분의 원생들의 입장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는 심히 부담을 겪고 있어 평가받는 입장에서는 아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로스쿨이 정착되지 않아 평가방법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 동의한다"며 "하지만 로스쿨이 정착되고 뽑는 기준이 다양화되면 나아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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