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서 활발히 서로의 안부를 묻는 @문과대나 @청심대 등을 보고있으면 ‘이런 계정은 누가 처음 시작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사실 이색 페이스북 계정은 대학 안에서가 아니라 기업에서 먼저 개설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학 내에서 운영되는 이색 페이스북 계정은 기업에서 활용되는 것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기업에서 만들어진 계정은 업무적 필요에 의해 개설돼 보다 경직된 성격을 띤다. 하지만 대학 내 이색 계정은 업무 전달자의 모습에서 벗어나 친근한 느낌을 주는 경우가 많다. 특히 얘기를 나누는 대상이 학교의 상징물이라는 점에서 학우들은 더욱 친숙함과 재미를 느끼게 된다. 이경옥 한국소셜네트워크협회 부회장은 “대학생들은 무생물 계정을 의인화해 표현하고 이에 반응하는 것을 즐긴다”며 “젊은 세대 사이의 독창적인 사고방식, 언어표현 등의 문화적 요소가 SNS에서 큰 힘을 발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페이스북 계정은 단순히 재미만을 추구하는 것 이상의 영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데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천 명 이상의 친구를 가지고, 학우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SNS 계정은 얼마든지 막대한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는 말이다. SNS는 사람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면서도 짧은 시간에 다수에게 정보를 퍼트릴 수 있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매우 크다는 특징을 지닌다. 실제로 이색 페이스북 계정이 더욱 발전한다면 이러한 점을 이용해 학교와 학생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창구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페이스북 계정을 적극적인 소통 수단으로 사용하는 대학은 동국대학교다. 동국대학교 중앙도서관에서 직접 운영하는 ‘도석완’은 도서관을 의인화 해 도서관 운영이나 신간도서 안내 등의 정보를 알려주기도 하고, 재밌는 글도 올려 학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박요셉(동국대ㆍ회계4) 학생은 “도석완을 통해 도서관 정보를 알게 되거나 소소한 얘기도 나누기도 한다”며 “학교기관과 직접 소통하며 가까워지는 느낌이 좋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동국대에서는 취업지원센터, 학생서비스팀 등 다른 부서 역시 SNS를 통한 소통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SNS를 통한 학내 소통의 활성화를 위해 곧 동국대학교 공식 페이스북도 오픈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경옥 부회장은 “이색 페이스북 계정을 대학에서 직접 운영하게 되면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개인이 운영하는 것보다 더 안정적일 수 있다”며 “업무적 성격이 강해질 수 있다는 우려는 학생들의 참여를 통해 해결이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동국대 도석완 운영자는 “도석완과 같은 페이스북 계정은 학생들과 거리를 좁히고 대화하겠다는 자세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변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학우들의 참여가 활발해지고, 이들의 의견을 반영해 점점 발전하게 된다면 이색 페이스북 친구라는 새로운 존재가 학내 소통의 대안으로 떠오르게 될 가능성도 높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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