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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캠퍼스에 드리운 그림자
권혜림 기자 | 승인 2012.01.02 16:09

2012년 새해가 밝았다. 2011년에는 대학가를 불안에 떨게 했던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다. 그 중 2012년에도 계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움직임은 바로 ‘학사 구조조정’. 그 과정 중에선 △취업률이 및 신입생 충원률이 저조한 학과 구조조정 △구조조정 과정 중 학과 구성원과의 소통부재 △인문학과 같은 기초학문의 우선적 폐지 등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우리대학 글로컬 캠퍼스에게도 성큼 다가왔다. 본지에서는 신년을 맞아 올해 많은 대학들의 큰 흐름이 될 구조조정에 대해 다뤄봤다.

지난 12월 15일, 우리대학 글로컬 캠퍼스 학우들은 종강의 기쁨을 맛보기도 전에 학과 통폐합이라는 당황스런 소식을 접했다. 글로컬 캠퍼스 기획처가 2011년 3월부터 구조조정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 지난 달 15일에는 학사 구조조정 가안을 발표한 것이다.

인문과학대학 교수들은 13일과 14일에 각각 인문과학대학의 폐쇄 및 학과 해체안에 대한 의사결정 과정 공개 요구 등을 비롯한 내용의 1,2차 성명서를 냈으며 13일에는 가안에 대한 부총장의 답변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제출했다. 학교 측에서 제시한 구조조정 가안은 △기존 인문과학대학의 국어국문학과를 미디어 창작학과로 명칭 변경 △국제비지니스대학을 신설해 영어영문학과 편입 △자율전공학부 폐지 △글로벌학부 폐지 △응용생화학전공과 응용화학과를 통합해 의생명화학전공이라는 과를 신설하는 등 38개 단위에서 2013년 34개 단위로 변경하는 대대적인 학과통폐합의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대학 하미승 부총장(Only One 대학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학사구조 개편 필요성에 대해 “지식기반사회의 환경은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으므로 새로운 사회수요에 급속히 대응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다”며 “새로운 사회에서 취업이 잘 되는 전공, 학과, 단과대학을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2015년 이후 고교졸업생 인원은 대학생 모집규모보다 작아질 것으로 예측되므로 우수학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선호하는 전공, 학과, 단과대학을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글로컬 캠퍼스 기획처의 한 직원은 “구조조정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결정된 것은 하나도 없다”며 “가안도 단지 '안'일 뿐 결정된 사안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학내 구성원들(교수, 학우)과의 소통 부재
구조조정 논의는 과정과 방법에 있어 학내 구성원들과의 충분한 합의 없이 진행하려 했다는 점 때문에 교수들과 학우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먼저 응용생화학전공과 응용화학과의 통합의 경우 각 전공의 성격이나 커리큘럼이 전혀 달라 통합이 적절치 않다. 이는 구조조정을 논의하는데 있어 의료생명대학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응용생화학전공 김영준 교수는 “학과 정원문제부터 교과목을 어떻게 변경할 것인지도 정해지지 않았다”며 “교육하는 입장에선 실질적인 부분이 중요한데 이에 대한 충분한 논의나 합의가 없었다”고 밝혔다. 또 김 교수는 “형식적인 면에서 교수들에게 구조조정에 대한 제안을 요구하는 학교 측의 노력은 있었다”며 “하지만 일을 진행하는 순서에서 근본적으로 학생들과 교수들의 의견을 수렴하거나 소통하려는 과정이 있었나 하는 문제는 남아있다”고 꼬집었다. 글로컬 캠퍼스 정재현(사회과학부ㆍ경제3휴) 학우는 “구조조정에 누구보다 관심이 많은 동아리인 독서연구회에서 조차 몰랐다”며 “때문에 일반학우들은 더더욱 알 수 없었을 것”이라고 학교 측의 소통 노력이 부족했음을 강조했다. 글로컬 캠퍼스 기획처는 “안을 공개한 것만 봐도 구조조정을 일방적으로 진행하려 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며 “중간에 논의과정이 있으면 다 공개하도록 해왔다”고 전했다.

가안이 현실화 된다면 폐과 위기에 처하게 되는 국어국문학과의 조평환 주임교수는 “2학기 들어 학교 측에서 국어국문학과로 공문을 보내 퇴출대상학과로 지목했다”고 말했다. 또 “취업률만 가지고 퇴출이라는 결정을 내린 것은 교수들 입장에서 봤을 때 가혹한 처사”라며 “그 부분은 학교 측에서도 재고를 해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하미승 총장은 “우리 대학 경쟁력을 높이기 위하여 8개 경쟁력 지표 측정해 하위 30%에 속하는 전공에 대해 각 경쟁력 지표를 향상시킬 수 있는 개선계획을 추진하게 했다”며 “주기적으로 평가하여 개선되지 않을 경우 교수충원 제한, 학생정원의 단계적 감축 등 구조조정방안을 적용할 것이다”고 전했다.

학생 대표자만 바라보는 학우들
학교와 학생들 간의 소통에서 학생 대표자들의 노력이 부실했다는 지적도 있다. 글로컬 캠퍼스 학생회는 15일, 지금까지의 △구조조정위원회의 회의 내용과 진행사항, △구조조정에 대한 가이드라인 △구조조정 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된 교수 명단 △앞으로의 진행방향과 향후 일정까지 네 가지 자료를 본부에 요청했다. 정재현(사회과학부ㆍ경제3휴) 학우는 “학생들은 학생회가 움직여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며 “학생회가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학생들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고 전했다. 이어 “이러한 답답한 마음을 인터넷에 풀어내는 학우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글로컬 캠퍼스의 한 학우는 학사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다음 아고라에서 진행해 주목을 받았으나 현재는 흐지부지돼 진전이 없는 상태다.

글로컬 캠퍼스 최균일(인문과학대ㆍ국문4) 26대 부총학생회장은 “27대 총학생회가 출범하지 못했기 때문에 현재 학우들의 의견을 모을 구심점이 없다”며 “방학 중이라 따로 학생대표자들을 소집해 회의를 하지 않는 한 구조조정을 논의를 위한 모임이 아직까진 없었다”고 밝혔다. 글로컬 캠퍼스 유인경(인문과학대ㆍ국문3) 학우는 “폐과된다는 얘기를 듣고 둥지를 잃어버린 느낌이었다”며 “당장 내년 신입생을 수시로 받은 상태인데 인문학부에서 문헌정보과랑 국어국문학과와 문헌정보과 중 선택하는데 있어 다수의 학우가 언제 폐과될 지 모를 국어국문학과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권혜림 기자  nerim2@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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