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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부문 심사평] 결론에서 드러나는 대반전이 묘미
김홍신 | 승인 2012.01.02 23:33

<건대신문> 문화상 소설부문에 27편이나 응모한 것은 근래에 보기 드문 수확이다. 수작이 많았고 문학도들의 내공이 돋보였다. 물 흐르듯 문장이 유연하고 사건의 전개와 구성이 치밀하고 갈등구조 또한 울울창창한 숲처럼 탄탄했다. 우열을 가리기가 어려울 때 선택할 수 있는 최선책은 늘 가능성으로 귀착하기 마련이다.

시공을 넘나드는 다양한 소재와 상상력의 나래를 한껏 펴는 젊은 문학도들의 정진은 심사하는 사람에게 오히려 가르침을 주는듯했다. 27편의 응모작 중에서 우선 7편의 수작을 골라내고 다시 한 번 소설의 원론이라는 잣대로 추리고 그 중 3편을 놓고 고뇌에 빠졌다. 그만큼 응모작들의 진정성이 드러났고 내려놓기 아쉬운 수작들이었다. 좋은 작품으로 기쁨을 준 후배 문학도들에게 감사와 격려를 아낌없이 보낸다.

‘세 번째 눈’은 도입부에서 추리소설을 연상케 하는 기법으로 눈길을 끌었다. 화자의 기숙사생활과 도벽을 가진 룸메이트와의 간극이 매우 사실적으로 전개되어 긴장감을 주었다. 기숙사에 설치한 몰래카메라를 의인화하여 간결체로 사건의 핵심을 파고들며 화자의 심리를 돋보이는 묘사가 뛰어나다. 24시간 카메라로 감시당하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무의식과 의식 사이에서의 갈등과 호기심, 관음증과 심리적 공허함까지 잘 묘사되어있다. 결론부분의 대반전이 던지는 묘미도 멋지다.

‘바나나 머핀’은 아르바이트 현장에서 머핀과 커피로 시장기를 해결하는 화자의 현장감각과 심리묘사와 인연의 고리를 연결하는 작법이 도드라진다. 아르바이트 현장에 설치된 CCTV의 감시에 대처하는 인간군상의 갈등과 애환은 마치 한편의 드라마를 연상케 한다. 그러나 사각지대를 찾아 배고픈 사람들이 도둑고양이처럼 살아가는 서글픈 현실을 작가는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냈다.

‘MT에서 생긴 일’은 “역시 그런 년은 죽어야 해”하며 청산가리 분말을 조금씩 덜어내는 장면은 뭔가 큰 사건을 기대하게한다. 작년 MT때 강권한 술 때문에 죽은 이하얀과 범인으로 유추되는 혜림과의 과거사, 치밀한 살해과정, 엉뚱한 사람이 범인이 되는 모순을 탄탄한 구성으로 아우르는 솜씨가 탁월하다. 용의자들의 정황과 범죄의 현장감이 리얼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그밖에도 독특하고 신선한 시도가 엿보인 ‘유운경홍’, 인간의 심리적 열등감과 외모콤플렉스를 독특하게 그린 ‘그녀의 거울을 주목하라’, 죽음과 사후세계를 다양한 시각으로 관찰한 ‘호모 인비저블리스’, 투견장과 치열한 생존현장에서의 리얼리즘을 유감없이 보여준 ‘고요의 그물’을 주목했으나 가려 뽑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세 번째 눈’을 당선작으로 뽑은 것은 머지않아 좋은 작가의 반열에 오를만한 단단한 능력과 가능성을 가졌기 때문이다.

김홍신  kkpress@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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