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건대를 만났던 날이 떠오른다. 면접관 앞에서 횡설수설하고 나왔던 기억뿐, 어떻게 건대까지 왔는지 어떻게 면접장을 찾아갔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리고 그 끝에 지금의 내가 있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그렇게 어리바리 첫걸음을 내디뎌 지금까지 걸어오고 있다.

<건대신문> 문화상은 그 시작의 종착점이고, 또 다른 출발점이다. 이 글을 쓰며 지난 사 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나를 다짐한다. 치열하게 살았다. 그러나 손에 잡히는 거 하나 없이 맹렬했다. 그러는 사이 내면의 나는 손가락 사이로 새어나가는 것 같아, 이따금 거울을 보는 게 무서웠다. 그리고 그 끝에 ‘세 번째 눈’이 있었다.

이 소설은 내가 세상을 향해 처음으로 말하고 싶었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우리는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먹듯 화면을 키고 타인의 사생활을 꺼내 먹는다. 그러나 시대는 더 공허해져만 간다. 내가 살고 있는 바로 이 시대를, 그리고 이십대 중반에 서서 세계를 마주하고 있는 나를 말하고 싶었다. 물음표로 시작해서 그 동그란 부분을 조금씩 펴가는 글을 쓰려 했다.

처음이라 많이 서툴렀다. 눈 맞추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드린다. 앞으로 더 열심히 쓰라고, 당근을 주신 거라 생각한다. 맛있게 먹고 열심히 쓰겠다. 무엇보다 교생실습을 나가 수업의 반이나 빠졌는데도 부족한 소설에 조언을 아끼지 않으신 정한아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아버지는 내게 때 묻은 글을 쓰라 하셨다. 그러나 딸내미는 때 하나 안 묻히고 곱게 길러주셨다. 감사드린다. 가족은 내게 모든 이유이다. 이 소식을 나보다 더 기뻐해 줄 모든 인연에 감사드리고, 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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