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의 무더위 속에서 2012년을 맞이하고 로밍이 되지 않은 핸드폰으로 문득 날아온 문자 한통에 전율을 느꼈습니다. 문화상 수상을 축하한다는 문자. 어린 꼬마인 시절부터 사진이 좋았지만, 탄탄한 기본기도, 화려한 기술도 갖추지 못한 저는 사실 많은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특히 2009년에도 같은 주제로 사진을 제출했다가 떨어진 적이 있었지만,제게 ‘동물원’이라는 주제는 포기하고 싶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동물원’이 얼마나 아이러니한 공간인지에 대한 생각을 사진으로 기똥차게 표현해보고 싶었습니다. 울타리 속에 갇혀있는 저 동물들과 밖에서 구경하는 사람은 무엇이 다를까?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인간은 태초에 날카로운 발톱도, 하늘을 날 수 있는 날개도 받지 못했습니다. 자신을 지킬 어떤 수단도 갖지 못했던 인간에게 프로메테우스는 불을 전해주었습니다. 그 약한 인간이 어떻게 세상모든 진귀한 동물들을 모아 동물원에 가둬놓고 흥미꺼리로 만들었을까?

돌아오지 않는 저를 기약 없이 기다려준 사랑하는 친구들과, 늙다리 복학생을 다시 한 번 따뜻하게 맞이해준 청빛 식구들에게 이 기쁜 소식을 전합니다. 이로써 우리 자랑스러운 청빛이 4년 연속 수상하게 되었네요. 많이 모자란 선배지만 드디어 체면을 차려보네요.

이제 저의 파란만장 대학생활도 끝이 보이네요. 저를 비롯해 모든 학우여러분 2012년에도 청춘이 반짝반짝 빛나시길 바랍니다.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