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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강이 두려운 강사들
김현우 기자 | 승인 2012.03.01 00:36

지난 2월 16일, 고려대 본관 앞에서 강의시급 인상을 요구하는 천막농성이 진행 중이란 이야길 듣고 찾아갔다. 천막 바깥쪽엔 학교의 적립기금 조성을 비판하고 현재 강사 임금을 알리는 대자보가 덕지덕지 붙어있었다. 15일부터 텐트를 차렸다는 전국강사노동조합 김영곤(65) 대표와 류승완(43) 조합원은 「고등교육법」 개정안이 ‘개악강사법’이라며 개탄했다.

시간강사가 1년 동안 진행해 손에 쥐는 돈은 평균 5백만원 수준이다. 두, 세군데 더 출강해 봤자 1천5백만원이다. 연금이나 퇴직수당 같은 직원복지는 없다. 김영곤 대표는 “많은 강사들이 학교에 잘 보여서 정식채용되고 싶어 복지 요구나 학내 비판적인 의견을 내지 못 한다”며 “이미 시간강사란 제도가 고착된 상황임에도 여러 강사들이 교수가 되기 위해 참고 견딘다”고 시간강사들이 처한 상황을 설명했다.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처우가 날이 지날수록 개선되고 근로자 당사자들도 노사협의나 파업과 같은 방법으로 권리를 찾고 있으나 대학교 시간강사들은 그렇게 하지 못 한다. 매 방학마다 강의를 해달라는 조교의 전화를 받지 못하는 시간 강사는 자연스레 해고다. 해고문자는 양반이고, 보통 직접 전화를 해야 해고 사실을 알 수 있다. 지난 여름에 ‘잘린’ 시간 강사는 “포탈에 내가 맡은 강의가 보이지 않아 혹시나 해서 조교에게 전화했더니 역시나였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2월 16일, 고대 학생 커뮤니티 ‘고파스’에 농성을 시작했다는 글을 올렸다. 김 대표의 글에는 학사학위 소지자란 이유로 김 대표를 무시하거나 “하루에 3시간이 아니고 일주일에 3시간 일한다고 시간이 많아서 저런다”, “돈 없는 사람이 아이폰 쓰나? 임금 인상요구는 떼쓰는 것” 등의 댓글이 종종 있었다. 박종찬(31)고려대 총학생회장은 “천막농성 자체에 트라우마를 가진 학생들도 많다”며 “총학생회도 김 대표를 지지하지만 방식자체에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라며 학내 여론을 설명했다.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하고 논문도 썼지만 언제든 ‘잘릴 수 있다’는 공포감에 오늘도 시간강사는 여러 대학을 돌아다니며 4개월 계약직 일자리를 구하고 있다. 어쩌다 강의를 구해 시급 5만원을 받는다지만 한 달에 급료는 40만원뿐. 꾸준히 올라온 등록금, 교직원임금에 비해 거의 제자리인 강의시급은 시간강사들을 생활고와 자살로 내몰았다.

비정규직 문제는 대학생들도 취업을 준비하면서 맞닥뜨릴 문제고 대한민국 근로자의 절반은 비정규직이다. 하지만 그들보다도 못한 시간강사들의 처지를 대학생이라면 한 번쯤 이해해 보고 고민해보는 것은 어떨까?

김현우 기자  withtmac@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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