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부모님의 ‘등골브레이커’가 되기 싫다는 학우들의 외침과 여러 학생대표자들의 노력에 허무한 마침표가 찍혔다. 총 6차에 걸쳐 진행된 등록금심의위원회 끝에 우리대학의 등록금 인하율이 2.5%에 그쳤던 것이다. 생각보다 기대에 못 미치는 인하율에 학부모들의 부담과 더불어 학우들의 실망도 컸다. 2.5%가 인하됐다고는 하지만 이미 지난 해 등록금 인상률은 4.7%였기 때문에 사실상 2010년도 대비 약 2% 인상된 등록금을 내야하기 때문이다. 또한 몇몇 학생대표자들을 제외한 일반 학우들은 등록금 책정에 있어서 그 과정과 이유를 알 수 없었다.      

학우들은 등록금 인하 발표 이후 수강신청을 준비하던 중 교양강의 수가 축소된 것을 확인했다. 1학년 세미나 및 인기 교양 강의였던 KU100분100강이 폐지됐으며, 보통 2~3개 정도로 나누어 개설되던 강의들은 모두 한 강의로 줄었다. 일부 학우들은 “종합강의시간표를 보다가 교양강의가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며 “갑자기 어떤 이유로 줄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교양과목을 수강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질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러한 통보식 행정은 우리대학본부에서 늘 행해온 방식이다. 학교의 진정한 주인이 누구인지 심각하게 의문이 드는 태도다. 특히 등록금인하나 교양강의 축소와 같은 경우 밀접하게 연관된 주체는 바로 학우들이다. 하지만 대학본부는 그 당사자인 학우들에게 어떤 이유에서, 어떤 과정을 통해 나온 결과인지 설명하려 하지 않는다. 본부는 결과만 통보하면 그 뿐, 이미 결정된 일에 대해 학우들은 그 내막도 모르는 채 넘어갈 수밖에 없다.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대학본부의 소통의지 부족이라 할 수 있다. 현재 과학생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한 우는 “대학본부에서 학우들과의 소통을 피하려는 느낌마저 든다”고 토로했다. 대학본부에서 소통의 의지를 보이지 않으니 결과만 통보받는 학우로서는 불쾌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본부에 대한 학우들의 불신이 조장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지만 안타까울 따름이다.

인기도서 목록 중 『소통의 기술』이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을 읽는 사람은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는 소통 대가들의 능력과 기술을 알 수 있다고 한다. 대학본부에 강력하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지만 대학본부에게 시급한 것이 과연 능수능란한 소통을 위해 필요한 소통 기술일까? 그렇지 않다. 기술은 그 다음 단계의 문제다. 대학본부는 최소한의 소통 ‘의지’부터 보여 하루빨리 학우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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