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사랑, 첫 만남, 첫 월급, 첫 무대 등등. 어떤 일에든 처음을 뜻하는 ‘첫’이라는 글자가 붙으면 왠지 설렌다. 그래서 오늘은 기자의 첫 사랑 상대를 이야기해주고자....... 했으나 안타깝게도 누군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가까운(?) 훗날 기자의 아들딸이 “엄마의 첫사랑은 누구였어?”라고 물어본다면 안타깝게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할 수밖에. 대신, 첫키스의 상대를 말해주고 싶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런 사람(?)을 왜 좋아했나 싶을 정도로 외모도 별로였지만 그는 키스 한 번으로 무척 강렬한 여운을 남겼다. 단지 첫 키스여서 강렬했던 것은 아닌 듯싶다. 그는 정말 혀를 잘 놀렸으며(?) ‘우와, 대체 이런 기술은 어디서 배우나?’라는 생각이 들게끔 화려한 키스능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강렬하게 남아있는 그 인상의 주인공, 당시 남자친구였던 그의 단점들은 웬만해서는 키스능력으로 다 커버할 수 있었다. 약간 쪼잔한 면에 실망하다가도, 친구의 남자친구에 비해 무심한 듯싶어 살짝 토라지려다가도 키스 한 번이면 그런 마음이 눈 녹듯 사르르 녹을 정도였으니까. (변태라고 오해하진 말아주시길)

그러나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그 남자의 치명적인 문제는 바로 그러지 말아야 할 일에도 ‘혀’만 놀려댄다는 점이었다. 단순히 말을 잘한다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말만 해놓고 정작 말로 내뱉은 것들은 실천하지도 않으며 변명투성이였다. 당시 토익학원을 함께 다니고 있었는데 “오늘은 단어를 50개 이상 외우고 잘거야”, “내일은 여기까지 공부해와야지”하는 것도 모두 말뿐, 정말 실천하는 모습을 ‘한 번’도 볼 수가 없었다. 그러면 아예 말을 하지 말던가! 아니나 다를까, 그의 영어시험 성적은 항상 바닥을 기었고 그런 그의 모습에 점차 실망하게 돼 결국 헤어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물론 다른 여러 가지 복합적 요소들이 있겠지만 이별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그것이었다고 장담한다.

가끔 기자의 친구들이 남자의 화려한 말솜씨에 홀라당 넘어가는 경우를 종종 본다. 넘어갈 정도는 아니어도 그 말솜씨를 대단한 매력 포인트라고 여기며 후한 점수를 주는 경우도 흔하다. 여자들은 이런 남자들을 한 번쯤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글쎄, 물론 기자가 만났던 그 남자와는 다르겠지만 어쨌든 주무기를 ‘혀’로 장착해 쓴다는 점은 비슷하다. 하지만 그런 남자들은 알까? 때로는 백 마디 위로의 말보다 따뜻하게 한 번 안아주는 게 더 큰 위로가 되기도 하고, 말을 아껴 묵묵히 실천하는 남자의 모습이 더 멋져 보이기도 한다는 것을 말이다.

좀 뻔한 얘기로 끝맺음했지만 첫 회니까 너그럽게 이해해주세요. 뿌잉뿌잉 ლ(>ㅁ<)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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