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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헌법 제10조강정마을 해군기지 논란을 지켜보며
김현우 기자 | 승인 2012.03.11 01:36

대한민국 헌법 제 10조는 인간의 존엄성, 행복추구권, 기본적 인권을 보장하는 법이다. 제10조 본문에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명시돼 있다.

평화롭던 강정마을의 친구, 가족, 이웃은 해군기지 찬반, 둘로 나눠졌다. 대한민국 여론도 둘로 나눠졌다. 연일 강정마을에서 구럼비를 지키려는 자들과 부수려는 자들의 소식이 들려오고 시간을 쪼개 강정으로 ‘종북좌파척결’과 ‘환경보호와 평화’를 외치며 떠나는 사람들도 보였다. 찬반이 갈린다 하더라도 강정에 대한 여러 논란 중 확실한 것은 선정과정에서의 문제점이 있었다는 것이다.

우선 강정마을이 후보지로 신청하는 것부터 문제가 있었다. 강정마을 해군기지 유치가 확정된 07년 당시 강정마을 이장은 “마을 총회를 통해 충분한 논의를 거쳤다”며 “신청기간이 촉박해 급하게 신청했다”고 <뉴스타파>에 설명했다. 하지만 <뉴스타파>에 공개된 마을 회의록에 따르면 마을사람 800여명 중 87명만 참석한 채 총회의장이 “우리가 회의를 할 시간이 없다”고 말한 뒤 87명의 박수로 해군기지 찬성으로 가결한 것이 드러났다. 09년 제주도 의회는 구럼비 해안의 절대보존지역 해제를 날치기로 의결했고 강정마을 주민들이 제소한 절대보존지역해제 무효 판결은 ‘원고부적격’으로 기각됐다.

또한 국방부와 행정부는 반대하는 의견이 많았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해군기지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작년 말에 있었던 2012년 국회예산심의에서 여야는 모두 무리한 해군기지 건설을 막기 위해 국방부의 해군기지관련 예산을 모두 삭감했다. 하지만 국방부는 2011년에 집행하지 못한 미사용 이월자금으로 건설을 강행하겠단 입장이고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4주년 기념 연설에서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며 이를 채찍질했다. 이를 반대하는 사람들에게는 “왜 반대하는지 모르겠다”는 말로 받아쳤다. 무조건적 사랑을 가르치는 서경석 목사는 갈등을 해결할 생각은 하지 않고 해군기지 찬성집회를 벌여 갈등을 더 크게 키우고 있다. “가톨릭과 맞짱을 뜨겠다” 혹은 “종북좌파들의 기를 죽이자”는 서 목사의 말은 그가 전문시위꾼인지 목사인지 구분을 못하게 만든다. 조중동 또한 계속해서 해군기지의 당위성을 주장하며 반대하는 이들을 종북 세력으로 내몰고 있다. 경찰은 ‘공무집행방해’의 이름으로 반대하는 사람들을 체포하고 “생명보존에 신경쓰겠다”는 해군과 시공업체는 발파 후 강정 앞바다로 흙탕물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고만 있다.

강정마을이 해군기지 후보지로 선정돼 폭파에 이르기까지 민주적이고 합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강정마을 이장부터 찬반토론을 진행하지 않았고, 마을사람들의 동의를 다 얻지도 못했다. 경찰은 취재하는 사람에게 욕을 하고 해군은 국민인 환경운동가를 구타하며 운동가의 캠코더를 보고 V표시를 하는 등 변태적 쾌락을 즐기고 있다. 제주도의회와 도지사는 표를 뺏길까 두려워선지 최근에야 해군과 시공사에 공사보류를 요청했다. 해군과 시공사는 전체 예산이 부족함에도 불구, 공사를 시작해 길어질 건설기간은 오랜 기간 강정주민들에게 피로와 고통을 줄 것이다. 교회 목사는 갈등을 해결할 생각은커녕 노인네들 데리고 가서 갈등을 조장하고, 대통령은 더 이상 소통을 거부하는 모양이다. 정권탈환의 꿈만 꾸고 있는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는 강정사람들에게 할 말이 ‘야권 연대 잘 할게요’밖에 없나보다.

해군기지 건설은 강정마을 후보지 선정부터 정통성이 없고 국가 여론 또한 둘로 완벽히 갈린 상황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대통령과 제주도의회, 야당 총수와 목사, 군인과 경찰은 잔인하게 즐기는 모양이다. 사람이 표로 보이고 사람이 세금으로 보이는 모양이다. 해군기지 건설에 앞서 마을사람들과 심도 있는 토론을 하고 합일점을 찾아냈으면 이런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일들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미 태생부터 국가와 국민을 위한 해군기지는 없었다. 그리고 강정에서 잡혀가는 사람들은 누구도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가치에 대해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공권력으로 대표되는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 따윈 모르는 모양이다.

강정마을엔 법과 절차와 양심이 없는 해적기지가 들어서고 있다.

 

김현우 기자  withtmac@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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