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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나 그리고 우리를 위한 학생총회
권혜림 기자 | 승인 2012.03.11 22:48

요즘 대학가에서는 학생총회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우리대학은 지난해 9월 30일 학생총회(9.30 학생총회)를 열었지만 정족수 천 592명에 한참 못 미치는 637명만이 자리를 채워 무산됐다.

지난해에 이어 오는 15일, 우리대학 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 주최로 ‘KU 봄축제 한마당’ 학생총회가 열릴 예정이다. <건대신문>은 이에 대한 학우들의 여론을 알아보기 위해 3월 8일부터 이틀 간 학우 235명을 대상으로 ‘학생총회에 관한 설문’을 실시했다.

설문 결과, 이번 학생총회 개최 사실을 아는 학우는 72%였다. 알게 된 경위는 △학내 현수막(49%) △학생회 홍보(26%) △홍보 전단지(17%)로 학내 현수막의 홍보 효과가 가장 컸다. 또 학생총회가 무엇인지, 왜 열리는지 알고 있냐는 질문에 과반이 조금 넘는 132명의 학우들이 그렇다고 답했다.

 

   

 

 9.30 학생총회, 무엇이 문제였나

지난 9.30 학생총회는 일반학우 16명으로 꾸려진 ‘건국대인의 답답한 마음의 담을 허물자(건담)’ 기획단이 발의했다. 학생총회는 일반학우가 발의를 하더라도 총회 진행은 중운위 즉, 총학생회(총학) 소관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판을 준비하는 데 있어선 총학이 감당한다.

9.30 학생총회 실패 요인에 대해 이해찬(경영대ㆍ경영4) 비대위원장은 “총학과 건담의 불협화음 때문에 학생총회에 힘을 다 쏟지 못했었다”며 “학생총회에 대한 본질적 설명도 부족했다”고 덧붙였다. 채종관(생환대ㆍ분자생명3) 기획단장은 “어디에서 주최ㆍ주관하는 행사인지부터 혼동을 줬고 중간에 날짜도 변경됐다”며 “이뿐 아니라 학생총회에 대해 9.29 대학생 거리수업 집회와 연관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품는 학우도 많았다”고 말했다. 또 등록금 대폭인하를 위해 발로 뛰는 실천단(대폭발) 김진겸 실천단장은 △일반학우(건담)의 학생총회 참여 독려의 한계 △등록금에 대한 총학과 단과대 회장들의 문제의식 부족을 실패 이유로 꼽았다. 그러나 “긍정적인 것은 일반학우가 발의했고 홍보가 미흡했음에도 600명이 넘는 학우가 모였다는 사실이다”라고 전했다.

이번 학생총회는 대폭발 측에서 현수막을 붙이고, 홍보물을 배포하는 등의 홍보활동을 돕고 있다. 채종관 기획단장은 “중운위는 학생총회에 중점을 둔 것이라면 대폭발은 등록금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라며 “대폭발은 1년간 장기적인 등록금 투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또 “작년과 같이 하나의 협력된 학생총회 기획단으로 보이지 않을까 우려하긴 했다”며 “그러나 그러한 우려만으로 대폭발 측의 의지를 막을 수 없어 함께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다시 불거지는 문제들

홍보가 잘되고 있는지에 대해선 64%의 학우들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9.30 학생총회 당시 진행된 설문에서 ‘학생총회 관련 홍보물을 보신 적이 있는가’란 질문에 82%가 ‘예’라고 답한 것과 비교해 봤을 때, 이번 학생총회 홍보가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2월, 학생총회를 기획했을 때 중운위 학생총회 기획단에서는 홍보팀을 따로 꾸리지 않고 단과대 회장들이 단과대별로 홍보를 책임지기로 한 바 있다. 하지만 대폭발 김진겸 실천단장은 “홍보 현수막은 다 대폭발에서 붙였다”며 “중앙 기획단에서는 교양과목 등 대형 강의 강의실 방문을 해야 하는데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채종관 기획단장은 “단과대 차원에서 홍보를 하면 비교적 친근하기 때문에 친분관계에서 홍보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 생각했다”며 “회장들은 학기 초 관여할 단과대 내부 사정이 많아 홍보가 잘 진행되고 있지 않은 것 같다”고 해명했다.

지난 해 학생총회 ‘건담’의 박솔지 기획단장은 “지난번에는 건담에서 아침, 점심, 저녁으로 하루 2~3천장씩 홍보물을 배포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중운위에서 이번 학생총회 개회를 결정한지 한 달이 넘었다”며 “하지만 지난 학생총회 때보다 학우들한테 인지가 안됐을 뿐더러 분위기도 형성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설문 결과 학생총회 참가여부 질문에는 72%인 168명의 학우들이 ‘참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난 해 설문조사에서 같은 문항에 78%가 참가하지 않겠다고 답변한 것과 비슷한 수치다.

이번 학생총회 성사를 방해하는 요인에 대해 채 기획단장은 “학우들이 등록금 인하에는 동의하지만 학생총회를 학생운동으로 인식해 부정적으로 본다”며 “순수하게 학생 자치를 위한 것인데 사회적 분위기가 그렇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2002년도 부총학생회장 출신이자 현 청년건대 김도윤(문과대ㆍ철학03졸) 회장은 “등록금 문제는 학교가 스스로 상식선에서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다”라며 “학생들이 학생총회를 학생운동이라고 치부할 것이 아니라 자기문제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충고했다.

한편, 김진겸 실천단장은 “전체 기획단장 쪽에서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각 단과대 회장들이 학우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거나 의견을 모으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건담 박 기획단장은 “총회는 성사로 끝나는 게 아니라 실현하고자 하는 요구안을 학교에게 전달하고 그 행동방향을 결정하는 자리”라며 “단위별로 학우들 의견이 취합돼야 전체 학생총회에 학우들 의사가 반영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필름 속 우리대학 학생총회

 

   
ⓒ 건대신문사

 

그럼 이쯤에서 ‘우리대학에서도 학생총회가 성사된 사례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성사된 학생총회는 2000년 3월 30일 ‘민족건대 학생총회’가 마지막이다. 당시에는 등록금 투쟁의 방법으로 본관점거와 동맹휴업 안건을 내걸었다. 만 2천명의 전체 학우 중 천 700여명이 모인 당시 학생총회에서 △‘본관 점거’ 건에는 찬성 천 661표, 반대 36표, 무효 16표 △‘동맹휴업’ 건에는 천 584표, 반대 74표, 무효 13표로 두 안건 모두 가결됐다.

그 당시는 지금과 달리 단과대 학생회와 과학생회가 조직적이었다는 것을 제외하곤 현재와 상황 및 조건이 비슷했다. 등록금 인상에 대한 반대 여론이 뜨거웠으나 학생총회라고 해서 모든 학우들이 저절로 모이는 것은 아니었다. 학생회의 노력이 필요했고 홍보도 빼놓을 수 없었다. 2000년 학생총회 기획단은 학생회관 앞에서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는 농성을 벌였으며 도중에 삭발식도 하는 등 학생총회 분위기를 만들려 노력했다.

 

   
 ⓒ 건대신문사
2000년, 몇몇 단과대 회장들과 함께 학생총회를 발의했던 김도윤 회장은 “그 때에도 등록금 인상에 대한 반대 의견이 많았기 때문에 무엇 때문에 모여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의식이 있었다”며 “자신들의 절박한 문제를 직접 나서야만 풀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이렇게 해서 되겠어’하며 포기하면 그건 곧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라며 “나 혼자해서 안될 것 같으면 더 많은 사람이 함께할 수 있게 노력을 하면 좋지 않겠냐”고 전했다.

 

권혜림 기자  nerim2@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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