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

지난 11일 인천 숭의아레나파크에서 있었던 개막전 상황을 묘사하기에 이보다 좋은 말이 없을 듯하다. 이 글에서 필자는 ‘지나친 것’으로 서포터즈의 응원을 지칭하려고 한다. 과연 지난 주 일요일 인천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일까?

사실 서포터즈는 축구경기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경기 내내 힘찬 응원으로 선수들의 힘을 돋우고 경기장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서포터즈가 없는 경기는 죽은 듯 조용할 테니 말이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적정 수위가 있는 법. 과도한 응원은 오히려 경기를 방해하고 경기장으로 향하는 관중들의 발길을 돌려놓기도 한다.  

▲ 우리나라 국가대표의 서포터즈 '붉은악마'                                                     ⓒ 네이버

 

▲ 수원삼성블루윙즈의 서포터즈 '그랑블루'                                                      ⓒ 네이버

  

▲ FC서울의 서포터즈 '수호신'                                                                          ⓒ 네이버


지난 주 일요일, 인천과 수원의 경기에서도 서포터즈가 많은 관중들의 얼굴을 찌푸리게 했다. 문제가 됐던 것은 원정팀 수원의 ‘휴지폭탄’이었다. 경기장내로 휴지를 던지는 휴지폭탄은 K리그 서포터즈의 대표 응원 방식이다. 수많은 휴지폭탄들이 하얀색 호를 그리며 날아가는 모습은 수원 선수에게는 자부심을, 상대팀 선수에게는 두려움을 주기에 충분하다.

 

 

▲ K리그의 응원법 휴지폭탄                                                                             ⓒ 네이버


하지만 이번에는 장소가 적절치 않았다. 새롭게 축구 전용구장으로 설립된 숭의아레나파크는 기존의 경기장들과 다르게 경기장과 관중석의 거리가 가깝다. 결국 휴지폭탄은 지저분하게 경기장을 뒤덮고 말았다. 직접 경기장에서 보기에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필자가 텔레비전을 통해 본 광경은 ‘비호감’이었다.(본인은 자부심 강한 수원 서포터이다. 그런 본인이 보기에도 부정적인 광경을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봤을지는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결국 주심은 수많은 휴지폭탄으로 인해 4분가량 경기를 중단시켜야 했다. 그 모습을 중계로 본 네티즌들은 수원 서포터즈에게 비난을 쏟아냈다. 수위 높은 비난과 비아냥으로 인해 온라인상에서 한바탕 갈등이 예상됐지만 다행히 수원 서포터들도 “너무 심하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높여 이번 소동은 일단락됐다.

 

 

▲ 휴지폭탄으로 뒤덮힌 숭의아레나파크                                                          ⓒ 네이버


물론 앞서 말했다시피 서포팅은 축구경기의 필수 요소다. 하지만 과연 서포터즈가 아닌 일반관중들에게 피해를 주는 서포팅을 해야 할까? 필자는 이런 문제의 근본에 ‘나는 서포터즈니까 특별해’라는 서포터즈들의 우월의식이 숨어있다고 생각한다. K리그의 흥행은 물론 이뤄져야 하고 그 과정에 서포터즈들이 단단한 한 축을 이뤄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서포터즈들의 이런 행동이 오히려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 관중들과 K리그 사이의 벽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은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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