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대 ‘공감’ 영화 탄생, 침묵 속에 이런 감동이! 영화 ‘아티스트’를 극찬하는 반응들이 뜨겁다. 게다가 음악상, 감독상, 예술작품상 등 2012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최다부분 수상부터 30개 이상의 화려한 수상내역까지. 최근의 영화들과 비교했을 때 무성영화에 흑백영화라는 불리한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아티스트’가 인정받은 데에는 정말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영화 ‘아티스트’는 앞만 보고 바쁘게 뛰어가고 있는 우리세대 대학생들에게 큰 시사점을 준다. 무조건 발전하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자! 개강에 지친 학우들이여, 잠시 부담을 내려놓고 ‘아티스트’에 푹 빠져보자.

토론참여자: 윤범식(문과대ㆍ문콘3), 허지수(예문대ㆍ영화3)

아티스트의 줄거리

1927년, 조지 발렌타인은 무성영화계 최고의 유명배우다. 항상 수많은 취재진과 팬들에게 휩싸여 있으며 그의 인기는 식을 줄을 모른다. 그런 그의 열렬한 팬이자 여배우를 꿈꾸는 페피 밀러는 조지가 출연하는 영화에 엑스트라로 발탁되어 조지와 운명적인 만남을 갖는다. 당시 무명인 페피에게 조지는 ‘배우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무언가가 필요하다’며 페피의 입술 위에 점을 그려주는 등 그녀를 지지한다. 하지만 1930년경, 유성영화가 등장하면서 관객들은 무성영화에 등을 돌려버리고 조지는 한 순간에 지는 해로 전락해버린다. 반면 신인 배우 페피는 유성영화계의 일약스타로 발돋움한다. 자존심이 센 조지는 기술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사람들은 들으러 오는 게 아니라 나를 보러 오는 것’이라며 고집을 꺾지 않는다. 조지는 사비로 무성영화를 제작해보지만 페피의 영화에 밀려 흥행에 실패하고 서서히 무너져간다. 한편 페피는 인기스타가 된 후에도 조지를 잊지 못해 그를 남몰래 도와준다. 갖가지 시련으로 하루하루 절망에 빠져 살던 조지가 자살까지 시도하려던 순간에도 페피는 필사적으로 조지에게 달려와 그를 막는다. 이때 둘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게 되고 페피는 조지가 유성영화에서도 재기할 수 있도록 도우며 영화는 행복한 결말을 맺는다.

사회자: 영화 줄거리가 생각보다 단순하니까 영화의 전반적인 총평부터 들어볼게요.
윤범식
: 내용보다 기술적인 면에 관심이 더 집중됐어요. 요즘의 다른 영화들과는 달리 감상에 제약이 많은 흑백에 무성영화잖아요. 조명과 배경음악으로 깔리는 오케스트라 연주를 중점적으로 봤는데 영화를 보는 내내 지루하지 않았던 점이 제일 좋았어요. 감독의 연출력이 무척 뛰어난거죠.
허지수: 저는 오히려 내용적인 면이 더 와 닿았는데요.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넘어가는 그 시기에서 유명했던 스타들이 저 당시의 조지처럼 한 순간에 무너졌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영화에선 유성영화가 뜨자마자 관객들이 갑자기 확 돌아서버리잖아요. ‘아, 정말 잔인하다’하면서도 현실에서 정말 그럴 거 같았거든요. 미디어의 변화에 관객들은 쉽게 등을 돌려버리죠. 과거에 충분히 있었을 법한 일이라 그런지, 더 몰입해서 볼 수 있었어요.

사회자: 영화 속 중요한 사건이기도 했죠, 영화 기술의 발전. 그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윤범식: 영화 속에서 관객들이 급격히 돌아서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요즘의 디지털 영화가 3D, 4D로 발전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죠. 무성에서 유성으로 넘어가는 것은 정말 획기적인 발전이고 엄청난 변화니까요. 하지만 최근에는 이미 기술이 많이 발전한 상태이기도 하고, 여러 기술적 한계들 때문에 무성에서 유성으로 넘어가는 발전을 능가할만한 변화가 일어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허지수: 인터넷 리뷰에서 ‘기술이 발전한다고 해서 영화의 질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라는 글을 봤어요. 그런 면에서 영화 아티스트는 큰 시사점을 주고 있죠. 많은 화려한 영화들 중에서도 무성이고 흑백인 이 영화가 각종 상들은 휩쓸은 데에는 아티스트만의 큰 힘, 바로 영화의 깊이가 있기 때문이라는 점이요.

사회자: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을 꼽는다면요?
허지수:
명장면이라 하기는 어색하지만 기억에 남는 장면은요, 조지가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고 ‘무성영화를 만들 것이다’라고 선언한 뒤 영화사의 계단을 내려가던 중 페피를 만났을 때에요. 조지는 내려가고, 페피는 올라가고 있다가 둘이 만나게 되잖아요. 그 장면이 결국 조지는 내리막길인 한때의 스타, 페피는 떠오르는 현재의 스타라는 것을 보여주는 거죠. 무척 상징적인 장면이라 기억에 남았어요.
윤범식: 저는 특정 한 장면이 아니라 연속적으로 나오는 몇가지 장면들이 인상 깊었어요. 조지가 자살하려고 총구를 입에 넣었을 때 페피가 순간 안 좋은 예감에 다급하게 조지에게로 향하는 장면들이 교차편집 되는데, 긴장감이 극도로 올라가면서 서로의 감정변화도 잘 드러나는 점이 좋았어요. 그 때 자막으로 ‘BANG!’ 이라고 하길래 조지가 정말 총을 쏜 줄 알았거든요. 알고 보니 반전이었어요.
허지수: 저도 그 때 깜짝 놀랐어요~ ‘어? 죽었나?’ 했는데 그게 총소리가 아니라 페피가 급하게 정차하느라 차를 나무에 박은 소리였잖아요. 무성영화다보니 자막을 이런 식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점이 신기했어요.

사회자: 두 분 다 영화에서 아쉬운 점은 없는 것 같은데요. 각자가 생각하는 영화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를 말씀해주세요.
윤범식:
차에 비교할 때, 헐리우드 상업영화가 멋진 스포츠카라면 이 영화는 고풍스러운 멋이 있는 엔티크 차량인 것 같아요. 고전적이지만 매력적이라서요. 조명이 특히 좋았어요. 최근에 봤던 다른 영화와 비교가 많이 됐는데요, 그 영화는 조명의 색깔을 이용해 화려한 연출을 했고, 인물들의 대사도 의미심장했거든요. 아티스트는 흑백영화다보니 색깔보다는 뛰어난 명암의 연출과 무성이어도 느껴지는 수준 높은 배우들의 감정연기가 돋보였어요.
허지수: 조명만큼이나 멋졌던 건 역시 음악이었죠! 인물들의 감정변화를 목소리 대신, 음악으로 잘 표현했어요. 음악이 커지거나 작아지는 음량 조절도 훌륭해서 그 점을 매력 포인트로 꼽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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