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 다시 한 번 학생총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지난해 9월 학생총회가 무산된 뒤 아쉬움에 발길을 돌렸던 학우들에게는 반가울 만한 소식이지만, 학생총회는 시작부터 다시 삐걱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학생총회 기획단은 등록금대폭인하를위해발로뛰는실천단(대폭발)과 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 기획단으로 나뉘어 있다. 두 기획단이 함께 활동하기로 했다지만 힘을 합친 만큼 발전된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 학생총회에서 지적됐던 홍보 미흡 문제 등은 오히려 더 심각해진 느낌마저 든다. 학생총회가 무엇인지 설명을 하며 유인물을 나눠주는 사람은 잘 눈에 띄지 않고, 학우들은 총회 참가를 알리는 현수막 앞을 무심히 지나칠 뿐이다. 상경대의 한 학우는 “학생총회에 대해 들었지만 참가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현수막을 봐도 날짜만 나와 있을 뿐 안건이나 목적에 대해선 전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이 학우는 “이대로라면 관심이 없는 학우들은 학생총회가 무엇인지조차 모를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실제로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학생총회를 알면서도 참가하지 않을 것이란 답변도 있었다.

어찌 보면 이는 손발이 맞지 않는 두 기획단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당연한 결과다. 양 쪽 기획단은 현재 제대로 된 소통의 모습마저 보이지 않고 있다. 대폭발 기획단은 중운위 기획단과 어떻게 활동할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를 한 상태는 아니라고 말했으며, 중운위 기획단 역시 학생총회 준비가 급하게 진행된 점을인정했다.

이러한 모습은 지난 학생총회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실제로 중운위 채종관 기획단장은 9.30 학생총회 실패에 대해 △학생총회를 주최했던 ‘건담’과 총학생회 간의 불협화음 △학생총회에 대한 설명 부족이 원인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결국 지금의 기획단 역시 작년과 비슷한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 홍보지에 쓰인 ‘1만 6천 학우들의 힘이 모이면, 건국대도 할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무색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채 기획단장은 “학우들을 모아 학생총회를 성사하는 것이 일차적 목적”이라며 “안건보다는 학생총회 자체를 성공시키는 것에 초점을 뒀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생총회가 정확히 무엇인지를 먼저 이해하고, 모두 고개를 끄덕일만한 안건이 준비됐을 때 더 많은 학우들이 학생총회로 향할 수 있을 것이다. 안건보다는 형식을 갖추는 것에 급급한 이 상황에서 과연 학생총회가 성사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무언가를 지휘하거나 기획하는 자리는 항상 힘들고 어려운 법이다. 동아리 내에서 회장만 맡아도 그러할진대, 한 대학의 학우들을 대상으로 학생총회를 기획하는 일에서 그 어려움이 더 커질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이미 기획단을 맡았다면 책임감 역시 피해갈 수 없는 일이다. 학사 구조조정,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은 등록금 인하율 등 대학본부는 학우들의 요구에 귀를 막은 듯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그 어떤 시기보다 학생총회의 성사가 간절한 때다. 또다시 지난번과 같은 아쉬움을 남기지 않도록 기획단에서 좀 더 책임감을 가지고 노력하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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