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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에 물들어 가는 사회, 봉사활동이 아프다
김민하 기자 | 승인 2012.03.13 18:53

20대의 봉사활동이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2011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7년 16만 4천 445명에서 2010년 23만 751명으로 약 14% 가량 증가했으며 4년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인다. 이렇게 20대의 봉사활동이 늘어나는 것은 '나눔'을 중요시하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음을 나타내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 20대 대학생의 봉사활동은 해외봉사단, 기업봉사단 등으로만 편중돼 있는 '아픈'상태다.  취업에 도움이 될법한 곳으로만 학생들이 몰리기 때문이다. 이번 <건대신문>에서는 이러한 대학생 봉사활동 실태에 대해 진단해봤다.

봉사활동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펙 6종 세트에 대해 들어보았는가? 이는 취업에 필요한 △학벌 △학점 △토익 △인턴십 △자격증 △봉사활동을 일컫는다. 이미정(정치대ㆍ행정2) 학우는 “대학생들에게 취업은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대학생들은 어쩔 수 없이 취업을 위해 스펙을 쌓아야 하는 사회”라고 말했다. 봉사활동도 마찬가지로 취업을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

대부분의 포털사이트에 ‘대학생 봉사활동’을 검색하면 대기업 봉사단이나 유명한 단체의 봉사활동이 관련 검색어의 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러한 봉사활동들의 경쟁률은 놀라울 정도로 높다. 한국국제협력단에 따르면 1997년 131명에 불과했던 대학생봉사단은 2008년 2000명을 돌파했다. 또 국제구호개발 NGO인 굿네이버스도 2009년 3:1에서 2010년 5:1, 2012년 7: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40만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한 스펙 관련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봉사활동에 어떻게 선발되는지에 대한 족보도 제공하고 있다. 또한 학교 내 사회봉사 과목도 항상 정원을 초과한다. 우리대학 사회봉사 과목을 맡은 장학복지팀 김유경 선생은 “취업을 위해 봉사가 필수인 사회가 돼버렸다”며 “학기당 700명이 정원이지만 대부분의 학기에는 수강인원을 넘는 학생들이 신청해 학점을 이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많은 학생들이 취업을 위해 대외봉사활동과 학교봉사과목을 이수하고 있지만 취업지원팀 김종필 팀장은 “어느 기업이든지 봉사활동을 점수화하거나 서류화 하는 곳은 없다”고 밝혔다. 또 “기업과 직접 연관된 봉사활동의 경우에는 회사의 취지에 맞는 인재라고 생각해 봉사단을 뽑았기 때문에 취업시 우대할 수 있으나 확실한 기준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천국이 파인드잡과 공동으로 500인 미만 기업 인사담당자 3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학생 취업스펙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도 학점(30.7%)과 봉사활동(21.1%)이 변별력 없는 스펙 1,2위를 차지했다.

지역아동센터를 아시나요?

   
 ⓒ 건대신문사

필수 스펙이 되어버린 봉사활동을 하고자 많은 대학생들이 위와 같은 기관들을 찾고 있지만 자원봉사 손길이 필요한 기관은 여전히 많다. 장애인복지시설, 지역복지회관, 노인보호기관, 청소년 문화센터 등의 기관에서는 인력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지역아동센터의 문제가 심각하다. 지역아동센터는 사회적 돌봄이 필요한 아동, 청소년에게 교육과 사회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의(전지협) 박경양 이사장은 “선생님 2명, 아동 29명을 기준으로 인건비를 포함해 평균 395만원을 지급하고 있다”며 “선생님의 수도 적지만 100만원 내외의 월급으로 생활해야하는 열악한 근무여건 때문에 선생님들이 자주 바뀌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박 이사장은 “이런 인력문제로 인해 아이들을 장기적으로 돌볼 수 있는 자원봉사자들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박지은 선생도 “아이들과 봉사자들이 오랜 시간동안 함께 활동하고 좋은 관계가 되는 멘토, 멘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역아동센터에서 봉사하는 대학생은 거의 없다. 그나마 봉사활동을 하는 대학생들도 대학과 학점 협약이 맺어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스펙쌓기 위한 봉사보다는 봉사의 의미를 먼저 생각해 보는 것이
광진구에도 19곳의 지역아동센터가 있고 우리대학 사회봉사 과목 수강자를 포함한 봉사자들이 봉사하고 있다. 광진구 자원봉사센터 김성희 주임은 “대부분 성실히 봉사에 임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장학복지팀 김유경 선생도 “일부 학생들의 바람직하지 못한 봉사 태도로 기관에서 힘들어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봉사자의 태도에 대해 전지협 박경아 정책국장은 “봉사에 대해 취업 등의 다른 목적을 가지고 시작한다면 봉사의 의미도 퇴색될 뿐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긍정적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한 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 김동배 교수는 “학문과 경험을 통해 깊이 있는 세계관과 자기성찰이 필요한 대학생들이 스펙쌓기에 여념이 없다면 단순한 기능인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런 스펙화된 봉사활동에 대해 교내 봉사동아리 MRA 김상윤(09) 회장은 “기업 측에서도 스펙을 위한 일시적인 봉사보다는 사소하더라도 꾸준하고 성실히 임하는 봉사를 더욱 비중 있게 봐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전지협 박 이사장은 봉사자가 드문 지역아동센터와 관련해 “아동교육 관련 학과의 지역아동센터 봉사를 필수화하는 정책을 제안했으나 아직 정책화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이사장은 “대학생들의 봉사는 그 자체로 매우 소중한 것”이라며 “새로운 깨달음을 얻고 다른 세상을 볼 수 있다”고 봉사를 독려했다.

김민하 기자  kkot34@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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