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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글라스] 연애 비법? 내가 다 전수해 주겠소~ <밀당의 탄생>
이호연 기자 | 승인 2012.03.18 22:49

 

   
ⓒ다음

“원래 그렇게 답장 바로바로 해주면 안 돼~”

전화 먼저 안 하기, 문자 또는 카톡 답장은 몇 분 기다렸다가 하기 등등. 아무리 연애 한 번 못 해본 사람이라 해도 상식적으로(?) 알고 있을 만큼 고전적인 ‘밀고 당기기’ 기술들이다. 언제 답장이 올까, 1초가 10분처럼 느껴지도록 핸드폰만 들여다보고 있을 걸 뻔히 알면서도 우리는 꼭 밀당을 하곤 한다. 사람 사는 건 다 똑같다고 했던가. 저 옛날 신라시대에도 남녀 연애는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는 것을 알려주는 극이 있으니, 바로 코믹연애사극 <밀당의 탄생-선화공주연애비사> 되시겠다.

이 공연 속 주인공 이름들, 그리 낯설지 않다. 바로 ‘서동’과 ‘선화’다. 부제 ‘선화공주연애비사’에서도 알 수 있듯 이 극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서동설화를 배경으로 한다. 그런데 선화는 클럽 죽순이에 내숭 100단을 무기로 갖춘 앙큼한 공주고, 서동은 잘난 얼굴에 출중한 댄스실력으로 여자를 물색하는 연애 고수다. 두 남녀가 춤을 추다 서로를 향해 ‘오늘은 이 신상으로 정했다!’를 외치는 순간, 화려한 밀당극이 시작된다.

서로를 ‘찜’한 남녀가 밀당 기술을 펼치다 진짜 사랑에 빠지고 위기 끝에 마음을 확인한 뒤 행복하게 된다-
어떻게 전개될지 대~충 짐작이 가는 스토리이건만, 배우들이 대사를 칠 때마다 웃음이 나는 건 어쩔 수 없다. 이 둘이 클럽(?)에 등장하는 순간부터 관객들은 이미 어깨를 들썩이기 시작한다. 조신하게 한복을 입고 셔플댄스를 추는 선화라니, 정말이지 반전 매력이 아닌가!

 

   
ⓒ네이버

주인공 서동과 선화 커플도 훈훈하지만 조연들 역시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한 몫을 한다. 특히 선화공주의 정혼자로 등장하는 해명왕자를 빼놓을 수 없다. 신라시대 킹카라는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덩치도 크고 얼굴도 큰 이 남자. 앞머리를 넘기는 손길과 그윽한 눈빛으로 쏘아대는 ‘자뻑’ 대사에 관객석에서는 끊임없이 비명과 환호가 터진다. 선화에게 거절당한 뒤 바닥에 드러누워 징징대기도 하는 해명이지만 관객석에서만큼은 최고 인기남이라고 인정할 만하다.

서동과 선화의 연애 못지않게 귀여운 커플은 바로 서동의 시종 남이와 선화의 시종 순이 커플이다. 서동과 선화가 이리저리 사랑싸움을 한다면, 남이와 순이는 한눈에 사랑에 빠져 오글오글 귀여운 애정행각을 벌인다. 혹시 공연을 보러간다면 극 중 들리는 남이와 순이의 성(姓)씨에 주목할 것. 이름에서부터 넘치는 두 사람의 매력을 확인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밀당의 탄생>은 연극이지만 랩부터 판소리 형식의 음악까지 다양한 노래와 함께 진행된다. 그 유명한 ‘선화공주가 남몰래 밤마다 서동을 만난다네’는 신나는 랩 형식으로, 선화공주가 궁에서 버림받고 부르는 노래는 애절한 아리아로 표현되는 식이다. 또한 극 중간 중간 고수가 끼어들어 극을 조절해나가는 것도 적당한 재미를 더해준다. 고수가 북을 치며 외치는 ‘밀당의 고급 기술, 신뢰감 형성!’ 등의 대사를 듣다보면 연애비법을 배우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 정도다.

 

   
 ⓒ네이버

솔직히 이 공연에 깊은 무언가가 담겨있지는 않다. 하지만 한 번쯤 보러 가면 입꼬리 내려올 새 없이 웃고 올 수 있는 유쾌한 극이다. 뻔하다 해도 또 어느새 그 이야기에 울고 웃으며 끌리는 게 사랑 이야기 아니던가. <밀당의 탄생>은 그런 뻔한 이야기를 코믹하고 상큼하게 풀어낸 공연이다.

한 가지 정보를 주자면, 커플부터 솔로까지 모두를 배려하는 개념 찬 티켓 할인이 쏠쏠하니 미리 잘 찾아보고 가는 것이 좋다. 친구끼리 놀러 가도 좋고, 꽃미남 꽃미녀 배우들에게 한눈에 반하지만 않는다면 데이트 코스 공연으로도 손색없다. 혹시 솔로라고 해서 공연 속 알콩달콩한 커플들을 보며 너무 부러워하지는 말길. 선화와 서동에게 배운 밀당의 기술을 내가 곧 사용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니 말이다.

이호연 기자  pineblue@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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