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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 아빠는 외국인 노동자이주 노동자의 아기들이 있는 곳, ‘갈릴레아 아기방’을 찾아
양윤성 기자 | 승인 2003.12.01 00:00

안산 공단 역에서 20분쯤 버스를 타고 한참 걸어야 보이는 유원아트빌 지하의 ‘갈릴레아 아기방’. 이곳은 필리핀, 베트남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들의 아기들이 있는 곳이다.

▲ © 김혜진 기자

‘아기가 자고 있어요. 벨은 누르지 마세요’라고 써 있는 아기방의 문을 열자 포근한 향기와 함께 4명의 아기들이 맞아 주었다. 이국적인 큰 눈망울이 눈에 띄는 리콜. 기자를 바라보는 눈빛이 신기한 호기심으로 가득차 있는 레이마트. 옆에서 곤히 자고 있는 찰스와 낯을 가리는지 놀라는 브리트니. 모두 18개월이 채 되지 않은 아기들이 공장에 일 나간 부모를 기다리고 있었다.

갈릴레아 아기방을 운영하고 있는 김현숙(42)씨는 “어떤 사람들은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돈이나 벌지 애기는 왜 낳느냐’고 하는데 그들도 가족을 구성해 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어요”라고 말한다. 김씨는 “일반적으로 외국인 노동자들이 20시간 일하면서 받는 돈은 80~90만원 뿐”이라며 60~70만원씩 드는 아기 보육비를 부담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라고 한다. 게다가 미등록 노동자인 경우 아기를 낳아도 출생 신고를 하지 못해, 대부분의 아기들은 출생 후 한달 안에 본국의 친지들에게 보내진다고. “대부분의 아기들은 보육비때문에 태어난지 한달안에 본국으로 보내져요”

해고라는 위험으로부터 아무런 보호막이 없는 외국인 노동자는 아기를 낳은 후에도 편히 쉴 수 없다. 마침 옆에서 곤히 잠든 찰스를 바라보던 김씨는 “이 아기의 엄마는 아이를 낳은지 3주만에 산후조리를 할 틈도 없이 다시 일하러 갔다”며 한숨을 쉰다. 하지만 이것은 아기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2년이라는 제한된 시간에 돈을 벌 수 밖에 없는 외국인 노동자로서는 하루하루가 아깝기 때문이다.

연수생이라는 합법적인 신분으로 우리나라에 왔지만 기업이 부도가 나는 바람에 지금은 불법 체류자의 신분이 되어버린 리콜의 엄마. 김씨는 “원래대로라면 부도난 기업이 다른 기업을 소개해 취직시켜 주어야 하지만 책임지지 않았다”고 한다. “무직상태에 있는 외국인 노동자도 역시 불법 체류자”라며 걱정하는 눈빛으로 리콜을 바라보는 김씨. 아이들을 돌보고 있던 레이마트의 이모 테스(33)는 “전자공장에서 ‘낸시’라는 친구가 암에 걸렸는데 회사에서는 엄살이라고 무시하더라”며 아픈 기억을 떠올렸다.

“원래는 다른 해고된 임신부들도 같이 아기를 돌봤지만 정부에서 강경 단속을 하는 바람에 집에 숨어 있다”고 말하는 김씨는 “공단에서는 일할 사람이 없어 어려워하는데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왜 일을 못하게 하는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워했다.

“한국에서의 좋은 기억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난감한 표정을 짓는 테스. 이 추운 겨울 따뜻한 물조차 마음놓고 쓸 수 없는 많은 외국인 노동자. 따가운 시선과 가혹행위에 구겨지는 자존심들.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우리의 따뜻한 배려가 아닐까? 오늘도 차가운 바깥 공기가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의 뺨을 스치고 있다.

양윤성 기자  yoon8383@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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