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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한 동거, 그들이 생각한 동거
건대신문사 | 승인 2012.03.26 04:04

최근 브라질에서는 한 집에 동거하는 16명의 남녀 참가자를 24시간 촬영해 방송하는 리얼리티 쇼 ‘빅 브라더 브라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지난 1월 ‘빅 브라더 브라질’은 촬영 중 성폭행이 일어났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논란이 일었다. 해당 프로그램의 야간용 감시카메라에 찍힌 영상에는 한 여성 출연자가 과도한 음주로 정신을 잃은 사이 남성 출연자에게 성폭행을 당하는 장면이 여과 없이 담겨져 있었다.

하지만 이런 놀라운 일이 먼 나라에서만 일어날까? 부담스런 하숙비와 생활비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 대학가에서도 이제 동거를 찾아보는 일은 어렵지 않다. 더불어 이제 동거는 동성 간에서 그치지 않고 이성간 동거로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공동 공간을 깔끔히 사용한다는 인식 때문에 여성 룸메이트를 선호한다는 남성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룸메이트를 구하는 사이트에 들어가면 남성이 여성 룸메이트를 찾는 글을 많이 볼 수 있다. ‘어떤 여자가 생면부지의 남자랑 동거 하겠어?’라는 생각을 갖기 쉽지만 사실 이런 글에는 여성들의 눈을 사로잡는 조건이 걸려있는 경우가 많다. 바로 금액에서 파격적인 제안을 하는 것이다. “여성 룸메이트 구합니다. 월세 0원에 공과금은 절반만 내시면 돼요”, “강남 오피스텔 20~27세 여성 룸메이트 구합니다. 월세는 10만원에서 협의 가능해요” 이와 같은 문구는 동거인을 구하는 사이트에서 더 이상 색다른 것이 아니다. 금전적인 압박에서 해소되기 위해 구하는 룸메이트인데, 동거인을 동성에서 이성으로 바꾸기만 하면 큰돈을 절약할 수 있다니 방을 구하는 여성들 입장에서는 혹할 만도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성간의 동거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간과할 수는 없다. 힘들게 구한 이성 룸메이트가 불순한 목적을 품고 있는 사람일 수도 있지 않은가? 잘 찾는다면 분명 긍정적인 효과도 볼 수 있는 이성간의 동거, 하지만 그 뒤에 숨어있는 위험성 역시 확실히 인지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성간 동거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은 무엇이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알아보자.

[사례]

#1. 애인처럼 지낼 사람 구해요
서울에 갓 상경한 A양에게 집구하기란 만만치 않은 일이다. 하루 종일 발이 부르트도록 돌아 다녀 봐도 집값은 너무 비싸고, 어느 정도 가격이 맞는가 싶으면 지하 소굴처럼 음침하고 불결한 방들뿐이다. 그러던 중 A양은 방을 구하기 위해 가입했던 인터넷 카페에서 ‘하우스 메이트’에 대해 알게 됐다. 하우스메이트란 한 집의 집값을 두 명이 부담하며 함께 생활하는 일종의 ‘계약 동거’를 말한다. 친지나 친구조차 없다보니 하우스메이트를 구한다는 글에 자연스럽게 눈길이 갔다. 게다가 혼자서는 꿈도 꿀 수 없었던 넓고 좋은 방에 파격적인 금액 조건이 A양을 유혹했다. 그러나 좋은 조건의 글들은 대부분 이성 룸메이트만을 선호했다.

‘희망 성별은 여성, 평수는 43평, 방 4개, 욕실 2개에 거실도 넓어요’

사실 이성 룸메이트와 사는 것은 말 못할 위험(?)이 수반될 수도 있는 일. 하지만 그것만 감수한다면 훨씬 저렴한 가격에 좋은 집에서 살 수 있는 것이다. 또, 방이 4개나 된다는 말에 약간 안심이 되기도 했다.

망설임도 잠시뿐, A양은 여성 하우스메이트를 구한다는 남성에게 연락을 취했다. 자신은 30살이라며 일단 나이부터 물어보는 남자의 질문에 A양이 20살이라 답하자, 남자는 바로 “괜찮겠어요? 저야 좋죠”라고 말했다. 조금이나마 걱정했던 문제가 사실로 확인 되는 순간이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A양은 “왜 굳이 여성 룸메이트를 찾는 거에요? 제가 생각하는 그런 목적이 맞나요?”라고 물었다. 남자의 답변은 “애인처럼 편하게 지낼 사람을 구하는 거죠”였다. 예상은 했지만 노골적인 남자의 대답에 A양은 적잖이 당황했다. 가격이나 조건 등을 물어봤지만 남자는 더 이상의 대답 없이 무조건 만나서 얘기하자고 했다. 특별히 따로 보는 조건은 없지만 일단 만나봐야 한다는 것이었다. 위기감을 느낀 A양은 돈 몇 배의 돈을내더라도 혼자 사는 게 훨씬 낫겠다는 생각에 연락을 끊고 말았다. A양은 이성간의 계약 동거가 윈윈만은 아닌 것 같다고 혼잣말을 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2. 몸만 오시면 됩니다?
집이 멀어 학교를 오가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B양. 1교시라도 있는 날이면 아침 일찍 일어나기가 너무 힘들어 학교 근처에 집을 구해보기로 했다. 학교 주변을 직접 돌아다니기도 하고, 틈날 때마다 인터넷 검색을 하며 방을 알아봤지만 아무래도 가격이 너무 비쌌다. 보증금을 떠올리며 한숨만 쉬던 중 그녀는 친구로부터 룸메이트를 구해보라는 조언을 듣게 됐다.

인터넷을 뒤져 알아낸 소개 사이트에 가입한 뒤 B양은 호기심을 안고 글을 읽어가기 시작했다. 순간 눈에 번쩍 뜨이는 것이 있었으니, ‘보증금 0원’에 ‘월세 10만원~15만원’의 파격적인 조건!

‘보증금 0원이라니, 정말일까?’ 반신반의 하며 글을 클릭한 그녀를 더 놀라게 했던 건 바로 그 글의 작성자가 남성이란 사실이었다. ‘성별 남성, 주거 형태는 원룸’ 이 두 가지 사항을 확인하자마자 그녀는 당장 ‘뒤로’ 버튼을 클릭했다. 처음 보는 이성과 동거해야 한다는 사실에 경악한 것이다. 하지만 그 뒤로 종종 ‘좋은’ 조건의 글이 보일수록, 가난한 학생인 B양은 쉽게 눈을 떼지 못하고 망설였다.

B양은 결국 연락이나 해보자는 마음으로 휴대폰을 집어들었다. 홈페이지에서 보고 연락드렸다는 말에 남자는 먼저 주거 형태가 원룸인 것을 봤는지를 확인했다. 이전에 한번 동거 경험이 있다는 남자. B양은 조심스럽게 ‘원룸형태에서는 어떻게 살게 되는지’ 물어봤다. ‘원룸에서는 같이 지내본 적이 없어서 살아봐야 알 것 같네요’ 속시원한 대답을 얻지 못한 그녀는 단도직입적으로 왜 이성 룸메이트를 구하는지 물었다. 한참 뒤에 온 장문의 문자는 이러했다. 남자 룸메이트와 함께 살다 보니 정리정돈과 청소 등이 힘들었고 가끔 싸우게 될 경우 문제가 커지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이성 룸메이트가 낫지 않을까 생각했단다.

별로 문제될 것 없어 보이는 대답이지만 쉽게 넘어갈 수는 없는 일이었다. ‘월세 15만원만 내면 된다는 조건이 너무 좋은데 다른 요구는 없으신 건가요?’ 다소 도발적인 질문에 남자는 ‘다른 건 이래도 되고 저래도 되는데 제가 흡연자라 그것만 괜찮다면 상관없어요’라고 답변했다. 몇 번의 문자로 이 사람이 어떤지 판단할 수는 없다. 그녀는 자꾸만 남자가 쓴 ‘이래도 되고 저래도 되는데’란 문장이 맘에 걸렸다. 결국 B양은 아직도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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