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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이야기를 만나다] 절대권력을 주는 반지
김용식 기자 | 승인 2012.03.30 03:09

인간사 대부분의 사건은 ‘탐욕’으로부터 시작된다. 회식자리에서 고기 한 점을 더 먹고 싶은 식탐에서부터 보물을 가지고 싶은 물욕, 다른 이를 휘두를 수 있는 힘을 소유하고 싶은 권력욕까지. 모두 무언가를 ‘가지고 싶다’는 욕심에서부터 기인한다.

   

소설 ‘반지의 제왕’은 그런 의미에서 특이한 소설이다. 권력을 얻기 위해 투쟁하는 다른 이야기들과 달리 쉽게 ‘절대 권력’을 가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버리기 위해 떠나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권력을 주는 반지를 모티브로 한 또 다른 이야기인 ‘니벨룽겐의 반지’는 권력을 얻기 위한 투쟁과 이로 인한 비극적인 사랑을 다룬다.

‘니벨룽겐의 반지’는 고대 노르웨이와 아이슬란드의 전설집인 사가(saga) 및 중세 독일의 영웅 서사시 ‘니벨룽의 노래’에 기초하여 만들어졌다. ‘니벨룽겐의 반지’에 등장하는 반지는 엄청난 보물 중 하나로 ‘이 반지를 갖게 되는 자는 불행한 최후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라는 저주가 걸려 있다. 실제로 반지의 주인들은 대부분 불행한 결말을 맞는다. 주인공인 지크프리트만이 여러 역경을 이겨내고 살아남는다. 하지만 이후, 그의 나라는 분노에 눈이 먼 전처의 공격을 받아 엄청난 전쟁을 겪게 된다. (자세한 줄거리는 영화 ‘니벨룽겐의 반지’나 북유럽 신화 ‘니벨룽겐의 반지’를 참고하자. 대서사시인지라 줄거리만 적어도 한 페이지가 넘고 그 버전이 다양하다.)

이 두 이야기는 앞에서 언급했듯, 권력과 보물을 상징하는 ‘반지’에서부터 시작한다. 물론, 그 전개방식은 다르지만 말이다. ‘반지의 제왕’ 속 ‘절대반지’는 톨킨의 세계에서 제2시대 1600년경에 사우론이 오로드루인에서 만든 9개의 반지를 모두 지배할 수 있는 ‘권력’을 상징한다. ‘니벨룽겐의 반지’에서의 반지는 난쟁이가 가진 보물의 정점으로, 인간의 ‘탐욕’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이 반지의 유래는 무엇일까?

안익희의 ‘북유럽 신화’에서는 이 반지를 로키가 난쟁이 안드바리에게서 빼앗은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오딘과 로키가 인간계를 여행하던 중 농부의 아들을 죽이는 실수를 저질러 그 대가를 치르기 위해 농부에게 준 것이라는 것이다. 보물이 없었던 로키는 난쟁이 안드바리를 찾아가고, 그의 보물을 빼앗는다. 로키는 “반지만은 남겨달라”는 부탁에도 불구하고 그 반지를 빼앗고 난쟁이 안드바리는 화가 나 저주를 내린다. 실제로 반지를 받은 농부의 집안은 풍비박산이 나며, 탐욕에 눈이 먼 두 아들은 서로를 죽이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이렇듯 탐욕에 관한, 특히 권력을 주는 반지에 관한 이야기는 현대 소설, 오페라 등에서 여러 가지로 변주된다. 그만큼 탐욕이 작가들에게는 영감을, 독자들에게는 흥미를 주기 때문이리라. 뻔한 이야기이지만 ‘반지의 제왕’의 평화로운 결말과 ‘니벨룽의 반지’를 소유한 이들의 비극적인 결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탐욕을 어떻게 조절하고 이용해야 할지를 말해주기 때문이다. 탐욕을 조절하고 결국 평화를 얻는 프로도와 같은 삶을 살지, 탐욕에 먹힌 반지의 여러 주인들처럼 살지는 이 글을 읽는 독자의 몫이다.

김용식 기자  divb92@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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