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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의 대화'를 아시나요?엔비전스 송영희 대표 인터뷰
박재면 기자 | 승인 2012.04.08 21:49
우리나라에서 성공한 문화예술분야의 사회적 기업으로는 노리단을 들 수 있다. 우리나라 최초 문화예술분야의 사회적 기업이기도 한 노리단은 현재 구로아트밸리예술극장을 중심으로 활동 중이다. 또한, 노리단은 ‘하이 서울 페스티발’, ‘세계 젊은 작가전’ 등 규모가 큰 공연의 기획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성공사례로 꼽히는 노리단도 정부의 ‘사회적기업지원사업’에 공모해 자금을 지원받아서 운영하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다른 문화예술분야의 사회적 기업들은 어떨까? 또 다른 성공사례로 불리는 문화예술분야의 사회적 기업 엔비전스 송영희 대표를 만나 문화예술분야의 사회적 기업에 대한 실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엔비전스라는 사회적 기업을 창업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제가 시각장애인이라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일자리를 마련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진행하는 ‘어둠속의 대화’를 통해 관객들에게 여러 가지를 일깨워 주고 싶었어요. ‘어둠속의 대화’는 관객들이 빛이 없는 어둠속에서 일상을 경험하는 곳이에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의지하던 시각을 배제하고 사물, 사람을 만나는 것이죠. 시각을 잃음으로서 관객들은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어요. 시각에 의해 은연중에 형성된 편견, 오해 등이 배제되기 때문인데요. 또한, 가족이나 친구랑 온 관객들은 앞이 보이지 않다보니 서로 돕게 됩니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상대가 서로에게 얼마나 필요한 존재인지 다시 한 번 깨닫기도 하지요. 저는 이런 효과도 일종의 사회적 가치라고 생각했어요. 이런 사회적 가치를 전파하고자 엔비전스를 설립하게 됐습니다.

Q. 사회적 기업은 단순 영리만이 목적은 아니다보니 운영에 어려운 측면이 있을 것 같은데요. 현재 엔비전스의 수익창출 방법은 어떻게 되나요?
A. 저희 회사의 주 수입원은 ‘어둠 속의 대화’의 전시매출입니다. 공연 내용 자체가 흥미로워서 관객들이 많이 찾는 편이에요. 또, 현재 네이버의 장애인들을 위한 웹 접근성 리뉴얼에 참여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웹 접근성 리뉴얼이란 장애인들도 편리하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를 개선하는 작업이죠. 또한, 기업 운영을 위해 정부의 지원을 받기도 합니다. 아직은 홀로 수익을 창출해서 자립할만한 수준은 아닌 것 같아요.

Q.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는 데에 있어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A. 소비자들이 사회적 기업의 개념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적 기업이라면서 왜 돈을 받아?’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하지만 사회적 기업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면서도 이윤을 창출해내야 하는 곳이잖아요. 소비자들이 사회적 기업에서 소비를 하고 ‘내가 보람찬 곳에 돈을 썼다’라는 생각을 해야 하는데, 우리 사회는 아직 그런 인식이 자리 잡지 못한 것 같습니다.

Q. 앞에서 정부의 지원에 대해 얘기해 주셨는데 지원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나요?
A. 현재 진행되는 정부의 지원은 사업 개발비, 인건비 지원 등이 있습니다. 이 중 대다수의 사회적 기업이 지원 받는 부분은 인건비입니다. 매달 일정한 자금을 지원 받는 것이라 즉시 기업 운영에 도움이 되거든요. 하지만 정부의 인건비 지원은 회사 설립 후 최대 3년까지만 이뤄지기 때문에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때도 있습니다. 3년의 지원 기간 동안 회사를 성공대열에 올려놓는 기업도 많지만 3년 동안 지원에만 의지하고 있다가 지원이 끊김과 동시에 문을 닫는 회사도 많거든요.

Q. 그렇다면 정부의 지원이 어떤 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A. 지금까지는 양적인 성장에 중심을 맞춘 지원이 이뤄졌습니다. 이제는 기업의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춘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단기적인 지원보다는 사회적 기업의 개념에 대한 꾸준한 홍보 등의 장기적인 지원을 추진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와 같은 지원이 있을 때 사회적 기업이라는 개념이 소비자에게 인식되고, 그것이 사회적 기업의 자립에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Q. 마지막으로 사회적 기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에게 조언 한 마디 부탁드릴게요.
A. 최근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사회적 기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사회적 기업을 창업하기 전에 충분한 생각을 해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일반 창업도 힘들지만 사회적 기업은 수익창출이 안정적이지 못한 만큼 훨씬 힘든 일입니다. 엔비전스가 자리를 잡은 문화예술분야의 사회적 기업이다 보니 많은 예비 창업자들이 와서 조언을 구하곤 하는데 다들 힘들다는 이야기만 하더라고요. 사회적 기업을 시작하려면 ‘힘드니깐 못 하겠어’라는 생각이 아닌 ‘힘들어도 해야 되는 것’이라는 마음가짐이 필요해요. 예비 창업자들에게 그 점을 명심하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박재면 기자  iarws@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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