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련 단체를 지원하고 있는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조사한 결과를 보면, 2011년 12월 당시 노동부로부터 인증 받은 644개의 사회적 기업 가운데 96개가 문화예술 분야의 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4.6%의 비율로 적다고 할 수 없는 수치다. 또한 인증을 받지 않고 활동 중인 기업까지 고려한다면 그 숫자는 더욱 많을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숫자가 많다고 해서 기업 환경까지 좋다고 볼 수는 없을 터. 문화예술분야 사회적 기업은 현재 어떤 문제점을 가지고 있을까?

함께일하는재단 사회적기업지원팀 김현미 선임매니저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문화 관련 활동을 하는 데 인색한 편”이라며 “이러한 상황이기 때문에 문화예술분야 시장 자체의 환경이 열악하다”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소비자층이 많지 않아 기업에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이끌어 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공연이나 전시활동을 펼치는 사회적 기업의 경우 사업 소재가 무형의 상품인 만큼 다른 지원을 받기 힘든 경우가 많아 정부지원금에만 의존하기도 한다. 현재 문화예술분야 사회적 기업의 사업 유형을 살펴보면 극단이나 오케스트라단 등 예술단체의 비율이 가장 높고, 기획 및 제작 사업이 그 다음을 차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예술단체는 많지만, 이들이 모두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기발한 문화 상품을 만들어내는 것은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기존의 일반 문화 관련 기업과 경쟁해야한다는 것도 사회적 기업이 해결해야하는 또다른 과제다. 김현미 선임매니저는 “사진 관련 기업의 경우 대량생산으로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일반 사진 회사와 가격 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고 밝혔다.

정부에서 사회적 기업 육성법 제정 후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인건비 지원이 가장 대표적인 지원으로 그치고 있다는 것도 개선해야할 점이다. 지원 기간이 끝난 후에도 실질적으로 자립해서 기업을 이끌어나가야 하는데 단순 인건비 지원은 사회적 기업의 자립에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사회적 기업이 발전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 이인경 사무국장은 “일괄적인 지원보다는 기업의 유형 및 목적에 따라 각기 다른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며 “단기적 지원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성장을 돕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순히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사회적 기업을 만드는 것도 지양해야 할 태도다. 이인경 사무국장은 “양적인 숫자만 늘어나면 본래의 윤리적 목적을 성취하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실제로 사회적 기업을 이끌어 나가는 기업가들의 마인드다. 김현미 매니저는 “기업에서 전하고 싶은 사회적 메시지를 명확하게 가지고 있으면 대중도 이를 저절로 알게 될 것”이라며 “기업가가 신념을 강하게 가지고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방향이나 성공 여부도 달라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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