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1일, 김진규 총장은 올해 우리대학을 이끌어나갈 ‘학사운영 3대 지침’을 발표했다. 김 총장의 지침은 △One university 개념 학교운영 △교수 성과보상제 실시 △단과대학과 학부 병용 학교 운영 등이었다. One university의 경우 본ㆍ분교 구분 없이 하나의 캠퍼스로 학교를 운영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 단과대학 학부 병용 학교 운영은 계열별 부총장제를 뜻하는 것으로 대학 구조조정과 관련된다. 두 사안 모두 학우들에게 밀접하게 연관된 부분이다. 이는 지난 3월 23~24일 열린 교무위원 워크숍에서 구체화됐다.

지난 1266호 <건대신문>에 따르면 생명환경과학대(생환대)와 동물생명과학대(동생대)는 생명과학계열로 묶이면서 일부 성격이 다른 과는 다른 단과대로 옮겨가거나 해체되는 등 대대적인 변화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구조조정 및 본ㆍ분교 통폐합 문제에 대해 그 대상이 되는 학우들은 대부분 무관심하다. 구조조정이나 One university에 대해 물으면 모르겠다는 대답이 적지 않다. 심지어 학사 구조조정 및 개편에 대한 의견을 묻기 위해 한 과 학생회실을 방문한 기자는 ‘지금은 그 문제보다는 다른 행사가 더 중요하다’는 이유로 문전박대까지 당했다고 한다. 이런 문제는 비단 학내 구조조정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부분의 학우들은 본ㆍ분교 통폐합 문제에 대해서도 무관심하다. 어떤 내용인지도 모른 채 막연히 “하나의 캠퍼스 개념은 서울 캠퍼스에 피해가 오는 것이 아니냐”며 반대하거나 혹은 그에 관한 자신의 의견을 밝히기를 피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무관심은 결국 학우들에게 피해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2010년, 등록금 문제에 무관심했던 우리에게 돌아온 것은 서울 사립대 중 가장 높은 등록금 인상률이었다. 학우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4.7% 인상된 등록금을 낼 수밖에 없었다. 지난 해 ‘반값등록금’ 바람이 불고 다른 대학들이 등록금 일부를 환급받는 동안 우리대학은 학우들의 무관심과 준비 미흡으로 학생총회가 무산돼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했다. 이후 2012년 2월, 우리에게 돌아온 것은 2.5% 인하된 등록금과 교양 강의 축소 및 교육의 질 하락이었다. 관심과 참여를 실감한 1,892명의 학생들이 지난 3월 15일 노천극장에 모여 학생총회를 성사시켰지만 그 바람은 아직 우리대학 내 전체에 퍼지지 않은 모양이다. 당장 자신에게 영향을 미칠 구조조정에도 관심이 없으니 말이다.

자신에게 어떤 일이 닥친 뒤 불평을 하거나 후회하는 것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와 다를 바가 없다. 오히려 우리대학 학우들의 경우는 속담 속 농부보다 더 현명하지 못하다. 우리는 이미 그 속담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이 이뤄진 후 후회한다면 너무 늦는다. 구조조정 안이 만들어지고 의견 조율을 하는 동안 학교의 주인으로서 관심을 가지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끊임없이 피력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피해를 입는 것은 학우들 본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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