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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마저 사랑스러운 그들! 믹막: 티르라리고 사람들
남기인 기자 | 승인 2012.05.22 14:54

때때로 아무 생각 없이 감정에 충실 하고픈 순간이 있다. ‘믹막: 티르라리고 사람들’(이하 믹막)은 그런 먹먹한 순간에 놓여있는 누군가의 마음을 행복함으로 가득 채워줄 수 있는 영화다.

믹막은 예고편 공개 하루 만에 1만 7천 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네티즌으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기도 했다. 아마도 에일리언4, 아멜리에의 제작자이기도 한 장 피에르 주네 감독의 영향이 컸던 듯 싶다. 이번 영화에서는 특히 장 피에르 주네 감독의 반짝이는 상상력과 풍부한 위트가 돋보였다고 한다.

다소 살벌할 수도 있는 영화 내용에 주네 감독은 특유의 감수성으로, 동화적이고 판타지적인 요소를 곁들여 관
객의 흥미를 자극한다. 주네 감독이 ‘믹막’의 아이디어를 떠올린 과정도 엉뚱하고 흥미롭다. 주네 감독이 자주 가는 레스토랑에 단골로 오는 사람 중 무기상이 있었는데 무기상의 표정이 무척 밝은 것을 보고 주네는 의문이 들었다고 한다. “자신이 팔았던 무기로 인해 세계 곳곳에서 무고한 사람들이 죽어나가는데 그 원인 제공자의 표정이 이토록 밝을 수가!”라는 의문 말이다.

영화는 심오한 물음으로부터 시작했지만 그것을 풀어나가는 과정은 유쾌하기만 하다. 복수극이라기엔 어쩐지 좀 허술하기도 하고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고나 할까?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다던 캔디도 믹막을 본다면 영화 내내 웃다가 눈물이 그렁그렁 맺힐지도 모른다. 시험이 끝나기가 무섭게 과제에 짓눌려 지쳐버린 우리 학우들, 영화 믹막을 통해 후련하게 웃어보는 것도 좋겠다.

<영화 믹막의 줄거리>

   
▲ ⓒ 네이버 영화
어린 시절 지뢰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바질. 갑작스런 총격전에 휘말려 머리에 총알이 박힌 채 수술실에 들어가지만 의사의 동전던지기 결과로 결국 머릿속 총알은 빼지 않기로 한다. 그는 그렇게 어이없는 수술을 통해 구사일생으로 살아난다. 수술 후 노숙자로 살던 바질은 어느 날, 감방에서 몇 십년을 지냈다던 감방맨을 따라가 고물을 재활용한 집에 사는 '타르라리고' 사람들을 만난다. 겉으로 보기엔 허름한 듯한 고물 세계 ‘티르라리고’에 살고 있던 온몸을 자유자재로 꼬는 고무여인, 아는 사자성어는 다 쓰며 말하는 인간 타자기 등 각자 독특한 사연을 지닌 괴짜이자 능력자들은 바질에게 새로운 가족이 되어 준다. 티르라리고 사람들을 도와 고물을 수집하던 바질은 우연히 자신의 머리에 박힌 총알과 아버지를 죽게 한 지뢰를 만든 두 군수회사를 보게 된다. 바질은 티르라리고 사람들의 전폭적인 도움으로 군수회사 CEO들에게 짜릿한 복수를 시작하는데…….


토론 참여자: 윤범식(문과대ㆍ문콘3), 황지애(문과대ㆍ문콘3)

사회자: 이번 영화는 토론이라기보다 감상을 공유한다는 쪽이 더 어울릴 것 같아요. 전체적인 감상을 한 번 들어볼까요?


: 군수업체 CEO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사회상류층의 부도덕함과 전쟁의 폐해에 대해 말하지만 결코 깊게 들어가지는 않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었어요. 이 점을 더 좋아하는 관객도 많을 것 같아요. 팜플렛에 있던 것처럼 유쾌, 상쾌, 통쾌 그 말로 딱 표현되는 영화였어요.

: 저도 비슷한 의견이에요. 간단하게 말해 군수업계의 비리와 그 피해자의 복수라는 주제잖아요. 그런 주제라면 얼마든지 우울하고, 무거워질 수 있는 영화였는데 코믹하게 풀어냈다는 게 재밌었어요.

: 이 영화의 감독이 ‘아멜리에’ 제작했던 사람이더라구요. 아멜리아에서도 느꼈는데 이 감독만의 독특한 스타일이 있어요. 화면도 그렇고 내용도 엉뚱하고 다 동화스러운 느낌이에요.

: 고철로 만든 ‘티르라리고’의 모습이 마치 판타지 영화를 보는 듯했어요. 영화 나니아 연대기에서 옷장 문을 열면 새로운 세계가 나타잖아요. ‘티르라리고’는 그런 신비의 세계에서 튀어나온 집 같았어요.

사회자: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어떤 장면이었나요?

: 영화 초반에 감방맨이 주인공을 데리고 티르라리고로 들어가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티르라리고 자체가 인상 깊었어요. 고철들을 재활용해서 꾸민 건데도 너무 환상적이고 아늑해보여서 신기했어요. 어렸을 때 보통 아무도 모르는 자기만의 아지트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잖아요. 티르라리고를 보면서 그런 동심이 떠오르기도 했어요.

: 주인공이 머리에 총알이 박혀서 생사의 기로에 서있었던 장면에서요. 의료진들은 동전 던지기로 총알을 뺄지 말지 정하잖아요. 그 장면이 뭔가 엉뚱하면서도 기발했어요. 이 영화가 가볍다는 걸 그 한 장면이 다 말하는 것 같았어요.
   
▲ ⓒ 네이버 영화

사회자: 영화 보면서 아쉬웠던 점은 없었어요?

: 복수의 과정이 너무 주인공의 생각대로만 가서 단조로웠어요. 오히려 예상치 못한 일이 하나 터지면 재밌었을텐데 너무 바질의 계획대로 착착 진행되니까 좀 흥미성이 떨어졌어요.

: 가벼운 마음으로 보다보니 딱히 아쉬웠던 점은 없었어요. 내용 자체가 깊게 파고들면 비판할 점도 있긴 할 텐데 가볍게 보면 그냥 즐길 수 있는, 그런 영화였어요.

: 저는 주변캐릭터가 너무 많았다는 점도 아쉬웠어요. 캐릭터가 다 매력적이긴 한데 숫자를 줄여서 주인공에게 좀 더 포커스를 맞추는 게 좋았을 듯해요.

사회자: 그럼 영화 믹막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캐릭터들이 잘 살아있었다는 점이요. 복수극이니까 사실 시나리오 상으로는 큰 줄거리가 없잖아요. 시나리오의 부족한 면들을 캐릭터가 잘 메워준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최근에 개봉한 어벤져스의 경우도 캐릭터 각각이 무척 독특한데 누구하나 아쉬울 것 없이 잘 보여줬잖아요. 이 영화도 그런 점이 좋았어요.

: 사회의 소수집단인 약자가 기득권층에게 복수하는 내용이 현실에선 거의 불가능하잖아요. 이 영화를 통해 그대로 되니까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었어요. 신문 읽다가도 종종 화나는 경우 있지 않아요? 고위관료층의 비리 등 현실에서는 어찌할 수 없는 것들을 영화에서 기발하게 복수해주니까 통쾌했어요.

: 맘먹고 비판하려면 말할 것도 정말 많은데 그냥 기분 좋은 영화였어요. 영화 보는 사람들 중 일부러 이렇게 가벼운 것들만 보는 사람도 많으니까요!

: 엉뚱한 스토리, 비현실적인 캐릭터 등 그냥 모든 게 다 용서되는 영화에요. 어쩌면 말도 안 된다는 점이 이 영화의 매력인 것 같기도 해요.

남기인 기자  kissess77@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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