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지도부가 새누리당에 '언론장악 국정조사'와 '청문회'를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MBC, KBS, YTN, 연합뉴스 등의 언론사들은 공정언론 실현을 위해 파업을 진행 중이다. 공정한 보도가 어려운 것은 대학언론도 마찬가지다. 학우들의 무관심과 대학본부ㆍ주간교수와의 대립으로 학내 언론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등록금 인하가 학내언론 예산 삭감으로
작년부터 불어온 반값등록금 열풍으로 많은 대학들이 등록금을 인하했다. 경성대학교와 대구대학교도 그중 하나다. 그런데 등록금 인하는 고스란히 학생들의 피해로 다가왔다. 경성대학교 교지편집위원회 <용연문화>는 등록금 고지서에 별도로 첨부돼 있는 교지편집대금(2000원)을 받아 발간해왔다. 그런데 대학본부는 아무런 통보 없이 고지서에서 교지편집대금을 없앴다. 이 때문에 <용연문화>는 2학기에 발간이 불가능한 것은 물론 폐간 위기에 놓였다. 이에 경성대 교지편집위원회는 “교지편집대금 삭제는 명백한 학생 자치언론에 대한 탄압”이라며 학우들의 서명을 받고 있다.

대구대학교도 3년간 동결됐던 등록금을 올해 3% 인하하면서 대구대신문의 예산을 삭감해 종이 신문을 인터넷신문으로 변경하려 했다. 이에 대구대학교 학생기자들은 반발했고 매주 발행되던 신문을 격주 발행하는 것으로 사태는 마무리됐다. 등록금 인하분이 고스란히 학내 언론의 존폐문제로 이어진 안타까운 사례들이다.

대학본부ㆍ주간교수와의 편집권 갈등도 많아
대학본부ㆍ주간교수와의 갈등도 학내언론을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우리대학에서는 작년 9월부터 9주간 우리대학 <건대신문>이 발행 중지된 사건이 있었다. 학생기자들은 학생총회 무산 기사를 1면 기사로 실으려 했으나 최종편집권을 가진 교수가 이를 승인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건대신문> 기자들은 대학본부와 주간교수를 상대로 편집권과 학우들의 알권리를 되찾기 위한 파업을 진행했다. 당시 사회부장 이었던 김정현(이과대ㆍ생명과학3) 학우는 “주간교수가 기자들을 권위적으로 지도하는 관행이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성대신문>도 편집권 문제로 두 달간 발행이 중지됐다. 주간교수는 이미 논의된 대학본부 관련 기사의 분량과 편향성을 들어 결호선언을 했고 기자단은 주간 불신임 선언 후 신문 발행을 중단했다. <성대신문> 대학부 유영재 기자는 “주간교수의 주관적 논리로 기사삭제 요구를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뿐 아니라 화양동에 위치한 세종대학교의 <세종대학보>에서도 재단 이사장 해임관련 문제로 대학본부와 마찰을 겪은 바 있다. 총신대학교 학보사 <총신대보>는 대학본부의 예산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고, 한국외대 <외대학보>도 대학본부의 기사검열로 학내자치 언론으로의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

대학언론의 위기,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언론개혁 시민연대 박영선 국장은 “대학 언론의 위기는 대학에 재정을 의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롯된다”며 “대학언론이 대학으로부터 독립해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성대신문> 유영재 기자는 “재정독립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독자인 학생들의 관심을 끌고 신문에 여론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유 기자는 덧붙여 “학우들이 여론을 주도한다면 대학본부나 주간교수가 강하게 간섭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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