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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협 "입만 열면 거짓말"
권혜림 기자 | 승인 2012.06.04 23:40

김진규 전 총장은 2010년 하반기 취임 당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연구에 대한 계획으로 교수연구업적의 향상을 중히 여기고 있음을 밝혔다. 그가 취임한 지 5달 뒤인 2011년 2월, 우리대학 교수업적평가기준(업적기준)이 개정됐다. 교수들은 업적기준 상향 조정을 두고 대학본부(본부)와 논쟁을 벌이다 절충안에 합의,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대부분 연구 부문에 집중됐는데 △비전임교원 승진평가점수 계열별 분리조정 △전임교원 승급 심사기준 개정 △논문기여도 산정방식 개선 △우수논문 평가반영 △재임용 제도 개정 △학술지 점수조정 등이다. 업적기준은 200%~300% 가량 상향 조정됐다. 이에 대해 김진규 전 총장은 “경희대의 경우 지난 4년 간의 논문증가율이 109%이고, 중앙대도 82.8% 증가한 반면 우리대학은 45.3%에 그쳤다”며 “다른 대학이 열심히 노력하기 때문에 뒤쳐질 수밖에 없으며 이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해서 업적기준을 상향 조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해 5월 23일 발표된 조선일보 QS 대학평가 결과, 우리대학의 순위는 국내 25위, 아시아 136위에 그쳤다. 이 때문에 다음날 순위하락을 책임지겠다는 의미로 교무위원 35명이 전원 사직서를 내기도 했다. 본부에서는 조선일보 평가 결과가 나쁘다는 이유로 업적기준을 약 2배로 올린 재개정안을 발표했다. 이에 교수들은 “교수업적기준 재개정안은 행정 난맥상의 극치이자, 교수들을 우롱하고 교수협의회(교협)를 무시한 비민주적인 폭거”라며 본부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후 본부는 재개정안을 유보하고 8월 31일까지 교무처가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에 근거하여 9월 말까지 단과대학별로 업적평가안을 제출하도록 지시했다. 더불어 이를 2012년 3월부터 강행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미 교협은 8월 18일 임시대의원회의에서 단과대학별 업적평가안 마련과 개정안의 시행을 거부하기로 결정한 뒤였다. 총장은 교협 장영백 회장에게 중앙일보 평가 결과가 발표되는 9월 말, 이 사안을 다시 논의하기로 약속했다.

그 후, 2011년 9월 26일에 발표된 중앙일보 대학평가 결과, 우리 대학은 종합 순위 17위를 기록했다. 이에 대한 본부와 교협의 입장은 엇갈렸다. 교협은 평가 결과를 분석해 ‘교수연구’의 하락폭보다 본부가 담당해야 할 ‘교육여건’의 하락폭이 더 컸다는 것을 지적했다. 그러나 본부에서는 9월 29일 서울ㆍ글로컬 합동 주임교수회의를 열어 단과대학별 전공별 업적기준 준비를 지시했다. 또 10월 4일치 공문을 통해 현재 본부의 기준보다 상향 조정된 기준안을 마련하여 10월 28일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본부는 교원의 연구업적 기준을 상승시킨 배경에 대해 “우리대학 교원의 연구실적은 경희대, 중앙대와 비교해 그 증가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다”며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의 종합순위 대비 연구분야의 추이를 비교해보면, 연구실적 분야의 순위가 종합순위에 미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교수업적기준에 대한 교협의 입장은 ‘2월 28일치 합의안을 몇 년간 시행해 본 후 적당한 시기에 정밀한 분석과 논의를 거친 후에야 재개정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또 교협은 “학교의 발전을 위해서는 뼈를 깎는 각고의 노력과 희생이 따를 수밖에 없음을 교수들도 잘 알고 있다”며 “그러나 이는 본부의 몰아침이 아니라 교수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 자발적으로 움직이게 했을 때 가능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교협에서는 지난해 11월 24일부터 12월 7일까지 총장에 대한 신임투표 실시를 진행했다. 총 투표수는 595표로 전체전임교원 935명 중 교협 회원수 898명을 기준으로 했을 때 투표율은 66.2%에 이르렀다. 투표 결과 총 511명, 즉 89.88%에 해당하는 교수들이 총장을 불신임한다고 밝혔다. 또 지난 5월 2일 교수총회에서는 ‘총장해임권고안’에 관한 투표를 실시했다. 투표 결과, 95.1%가 찬성해 해임권고안이 가결됐고, 이를 이사회에 제출했다. 이후 총장 사퇴를 요구하는 내용의 현수막 게재, 성명서 발표, 본관 앞 집회 등을 벌여왔으며 지난 29일 김 총장이 사퇴함으로 그 막을 내렸다.

지난 달 23일 조선일보가 발표한 대학평가에서 우리대학 국내순위는 3계단 상승한 22위, 아시아 순위는 20계단 상승한 116위에 올랐다. 김진규 총장이 사퇴하게 됨으로써 교수연구업적평가제도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권혜림 기자  nerim2@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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