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프로그램
종편 예능은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채널A는 ‘불멸의 국가대표’가 유일하게 0.5%의 시청률을 넘겼고 TV조선과 MBN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반면, JTBC의 행보는 다르다. ‘이수근 김병만의 상류사회’는 0.8%의 고정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고, ‘종편계의 무한도전’이라는 ‘신화방송’도 1%를 넘기는 시청률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JTBC 예능이 선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신화방송’은 무한도전을 기획한 여운혁PD의 작품이다. 매회 다른 컨셉으로 촬영한다는 점에서 ‘무한도전’과 비슷하지만, 소재 선택에서 종편의 장점을 잘 살리고 있다는 평가다. 종편은 지상파에 비해 엄격한 심의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보다 자유로운 소재를 고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신화방송 3화에서 방영된 ‘옷 벗기기 유도’ 등은 지상파에서는 방송하기 힘든 소재다. 또한 ‘이수근 김병만의 상류사회’는 진행자들이 방 안에서 시청자들이 보내주는 택배만으로 상류사회 삶을 실현시킨다는 독특한 컨셉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연출한 이동희 PD는 OSEN과의 인터뷰에서 “시청자들이 기존과는 다른 컨셉 자체에 흥미를 갖고 있는 것 같다”며 “시청자들과 교류하며 생활을 해나가는 부분을 재미있게 봐준 것 같다”고 밝혔다.

드라마
드라마는 개국 시에 인기를 끌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인 만큼 각 종편채널이 심혈을 기울인 부분이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TV조선에서 100억 원의 제작비를 투자한 ‘한반도’가 그 대표적인 예다. 4개 종편채널 드라마의 희망으로 불리던 ‘한반도’였지만 1%를 웃도는 시청률로 조기종영을 맞이했다. 그 이후로도 TV조선의 ‘지운수대통’과 채널A의 ‘굿바이 마눌’이 0.5%의 시청률을 보이는 등 상황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종편드라마가 부진한 이유로는 지상파 시청자들을 끌어올만한 신선함이 없다는 점이 지적됐다.

더불어 한 방송 관계자는 열악한 제작환경과 종편의 ‘일희일비’를 문제점으로 꼽았다. 그는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급하게 시작한 종편 채널은 제작 인프라가 부족해 드라마 제작이 우격다짐으로 진행됐다"며 "시청률이 기대치에 못 미치더라도 조기종영이나 편성 변경은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드라마에서도 JTBC는 비교적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JTBC 주말 드라마 인수대비는 최고 시청률 6%를 기록하며 연장을 확정짓기도 했다. 종편관계자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JTBC는 작품을 고르는 기준이 상당히 높다"며 "검증된 제작진을 주로 기용한 점도 성공 이유 중 하나 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실력을 갖춘 톱스타의 출연과 신선한 스토리도 시청자들을 모으는 요소가 되고 있다. 일례로 ‘아내의 자격’은 불륜을 표면에 내세웠지만 이면에는 강남 아줌마의 실상을 여실히 보여줘 호평을 받은바 있다.

뉴스
종편을 반대하던 사람들이 가장 우려했던 점은 보수편향적인 뉴스만을 내놓을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그렇다면 실제로 종편의 뉴스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5월 30일 지상파 SBS와 종편 JTBC의 뉴스를 비교해봤다. SBS는 ①국회 시작 1보 ②국회 시작 2보 ③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 ④김한길 국회의원 민주당 투표 선두 ⑤ 간첩 구속 순서로 뉴스를 구성했다. 한편, JTBC 뉴스는 ①안철수 원장 통합진보당 관련 발언 ②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 ③국회 시작 ④간첩 구속 ⑤대북활동가 중국 단속 강화 순서로 진행됐다. 실제 지상파와 종편의 뉴스 소재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국민대학교 김도연 교수는 “편향된 뉴스는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며 “종편에서 일부러 편향된 소재의 뉴스를 내보낼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반면 김 교수는 “그러나 같은 계열사인 신문사가 보수적인 만큼 취재 방향은 신문을 따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달 31일 이석기, 김재연 국회의원을 제명시키려는 여야의 움직임에 대한 기사가 종편과 지상파에서 다뤄졌으나 그 방향은 미묘하게 달랐다. SBS는 ‘여야 "김재연·이석기, 원구성 뒤 자격심사" 논의’ 라는 제목으로, JTBC는 ‘국회, 이석기·김재연 제명 첫발…민주 "당장은 힘들어"’라는 제목으로 보도를 냈다. SBS는 여야가 함께 자격심사를 하겠다는 것에 중점을 뒀다면, JTBC는 두 사람을 제명하는데 민주당이 한 발짝 물러났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시사프로그램
채널A의 ‘박종진의 쾌도난마’와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이 평균 1%를 넘는 시청률을 보이는 등 종편의 시사프로그램은 시청률이비교적 높은 편이다. 종편 시청자들의 연령층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각종 인터넷 매체는 시사프로그램에서 종편의 편향성이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TV조선이 개국 초기 ‘최ㆍ박의 시사토크 판’에서 박근혜 의원에게 ‘형광등 100개를 켜놓은 듯한 미모’라는 자막을 내보낸 것이 이슈화된 것은 말 할 것도 없고, 지금까지 종편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한 게스트만 봐도 그 편향성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종편의 대표적인 시사프로그램 ‘최ㆍ박의 시사토크 판’에 출연한 게스트를 되짚어보면 알 수 있다. 이 프로그램에는 지금까지 박근혜, 이회장, 정몽준, 이상득 등 여당 관계자가 많이 출연했다. 물론 김부겸, 강봉균 등 야당 인사들도 출연했으나 그 빈도에서 확연히 차이가 났다. 지금까지 참가한 25명의 정치인 중 새누리당 관계자는 16명에 달했다.

하지만 종편은 이런 의혹에 대해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진보진영의 인사들이 출연을 거절한다는 것이다. 지난 3월 21일 TV조선은 보도를 통해 “최근 한명숙 대표 등 민주통합당 주요 당직자들에게 인터뷰와 출연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며 “그러나 한 달이 지나도 답이 오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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