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구성원들의 선거 참여를 배제한다면 결국 분란을 낳을 것"

많은 사립대에서 총장을 선출할 때마다 수많은 갈등이 발생해 왔다. 특히, 총장후보자를 모집해 심의하는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의 기능에 대한 논란과 이사회와 대학 구성원들의 총장임면권에 관한 갈등은 언제나 뜨거운 감자였다.

오는 8월 총장 선거를 앞둔 조선대도 지난해 총장 선출을 놓고 이사회와 구성원들의 의견이 첨예하게 갈렸다. 본래 조선대 총장선거 방식은 교원, 직원, 학생, 동문으로 구성된 대학자치운영협회(대자협) 아래 총장선거관리위원회를 두고 전임강사 이상의 교원 전체, 노동조합 51표, 총학생회 36표로 투표권을 학내 구성원들에게 부여한 형태였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총장 선출에서 조선대 이사회는 본 선거에서 2위를 차지한 전호종 총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득표 1순위였던 서재홍 후보는 즉각 반발했고 광주지방법원에 총장 선출 가처분 소송까지 제소했다. 당시 학내 여론은 ‘사립학교법과 법인 정관상 총장의 임명권은 이사회에 있고 이사회에서 학교에 필요한 사람을 총장으로 임명한 것’이란 의견과 ‘이사회가 학교 구성원들의 총의를 저버렸다’로 나뉘었다. 이 같은 학내 분란은 계속됐고 결국 전호종 총장은 사퇴를 발표했다. 뿐만 아니라 올해 총장 선거에서도 선거 방식을 놓고 대자협과 이사회의 갈등이 이어졌다.

세종대학교도 학내 구성원들과 이사회가 총장 선출을 놓고 분란이 생겼다. 올해 6월, 세종대 총장후보자에 6명이 입후보했고 신구 부총장도 입후보자 중 한명이었다. 이어진 이사회 투표에서 신 부총장은 8표 중 5표를 얻어 총장으로 선출됐다. 그러나 학내 구성원들의 강한 반발이 이어졌다. 교수협의회는 “신 부총장은 주명건 명예이사장의 최측근으로 꼭두각시 총장을 임명한 꼴”이라며 “주 이사장이 신 부총장을 총장으로 내정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생활협동조합퇴출 반대운동을 벌이기 위해 모인 ‘힐링세종’ 또한 성명서를 통해 “신구 부총장은 부총장 재임기간동안 주 이사장에 대한 충성심을 보여줬다”며 “이사회의 신 총장 선임은 학내 구성원들을 기만한 것”이라 질타했다. 힐링세종의 한 관계자는 “현재 우리대학 총장 선출 구조는 이사회 투표만을 거친다”며 “이런 밀실투표 방식을 통한 총장 선출은 결국 이사장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세종대 관계자는 “이사회의 적법한 의결절차에 따라 임명한 것으로 아무런 하자가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대학교육연구소 연덕원 연구원은 총장 선출구조에 대해 “모든 구성원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 간선제나 이사회 임명구조는 결국 학내 분란을 낳을 것”이라며 “오히려 직선제의 폐지가 아닌 직선제의 폐단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연구해야 했고 스스로 자정하고 폐단을 없애는 방향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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