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부터 경영대 앞 광장에 잔디 설치 공사가 시작됐지만 학우들은 이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공사의 목적은 광장에서 농구로 인해 생기는 소음을 줄여 면학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었지만 학우들에게 구체적인 설명과 학생 대표자들과의 상의 없이 진행된 것이 반발의 이유였다. 또한 잔디밭 가장자리의 돌출된 경계석으로 인해 축제나 주점 행사에 이용할 천막 설치가 불가능 할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지난 6월, 경영대 유송실 행정실장은 시설팀에 공사를 요청했고 시설팀은 장마가 끝난 이달에 정치대, 상경대 학장에게 공사 협조를 구했다. 유 실장은 잔디밭 공사목적에 대해 “많은 경영대 교수들이 농구장에서 들리는 소음 때문에 수업과 연구 진행에 방해된다고 문제 제기를 했다”며 “농구대를 치우더라도 누군가가 다시 가져다 놓는 일이 반복돼 이를 차단할 방법으로 잔디밭 시공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또 “가뜩이나 연구실적과 면학 분위기 조성이 중시되는 현 상황에서 환경조성은 반드시 필요했다”며 “이 공사는 지난해부터 추진해 경영대 학생회장과 협의를 마쳤고 정치대와 상경대 협조 하에 진행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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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대와 상경대 행정실 또한 “단과대 학장들도 시설팀에서 보내온 협조 공문을 보고 허락했다”며 “물론 단과대 학생회장들과도 면담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경영대 오창헌(경영3) 학생회장은 잔디밭 시공에 대해 “지난 6월, 몇 년 동안 계속해서 농구장 소음이 수업과 연구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이야기를 행정실장을 통해 들었다”며 “그러나 잔디로 인한 추후 단과대 주점이나 축제 진행, 특히 천막 설치에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해 행정실을 찾아갔지만 시공을 강행하겠단 답뿐이었다”고 밝혔다.

한편, 정치대 김진겸(정외4) 학생회장은 “농구장이 시끄럽다면 농구대만 다른 곳으로 옮기면 되지 않냐”며 “그곳은 가요제나 축제 등을 진행할 때 반드시 필요한 공간”이라고 반발했다. 이에 유 실장은 “시설팀에서 길이와 폭 모두 무대를 설치하는데 지장이 없을 것이라 말했다”고 답했지만 김 회장은 “무대는 차치하더라도 각종 행사를 위해 필요한 천막을 설치할 공간이 여의치 않다”며 “잔디밭의 경계석이 천막 설치를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상경대 손연규(국제무역4) 학생회장도 “소음이 문제였다면 잔디밭 시공보다 방음창을 설치하는 등의 건설적인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중앙운영위원회는 ‘학생들의 동의를 얻지 않고 공사를 진행한 것에 대한 진상 규명 및 원상 복귀 요구’를 골자로 한 요구서를 작성해 경영대와 상경대, 정치대 행정실에 제출했다. 임진용(정통대ㆍ컴공4) 총학생회장은 “일단 공사를 중지시키고 빠른 시일 내에 세 단과대 관계자들과 학생대표자들, 시설팀 관계자가 모여 잔디밭 공사에 관한 합의점을 봐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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