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고 탈도 많던 한 학기가 끝나고 새로운 한 학기가 시작된다. 지난 학기, 우리대학은 전례에 없던 진통을 겪었다. 신뢰를 잃어버린 총장에 대해 교수와 학우들이 대립하는 동안 우리대학의 이미지는 한 단계 아래로 추락했다. 모두가 상처를 받았음은 말할 것도 없다.

그리고 지난 7월 25일, 송희영 총장이 새롭게 선출됐다. 바로 몇 달 전의 상황을 지켜본 만큼 새로운 총장 선출은 그 어느 때보다 학내 구성원의 관심거리였다. 그런 상황 속에서 선출된 총장의 어깨는 더 무거울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벌어진 사태로 인한 상처는 달래주고 사람들의 기대감은 충족시켜야 하는 탓이다. 지난 7월 24일 열렸던 총장 후보자 소견발표에서 후보자들은 하나같이 ‘소통’을 강조했다. 그만큼 소통의 부재에 대한 문제점을 느꼈고, 그 결과가 좋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송 총장 역시 ‘화합’이란 단어를 핵심 전략으로 삼았다. 송 총장은 당시 소견발표를 통해 ‘모두 함께 하는 개혁’을 내세우고 △대학 구성원의 의견 수렴을 토대로 소통과 화합의 발전전략 구성 △시행된 정책에 대한 평가와 피드백 강화를 약속했다. 앞으로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잘 듣고 반영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우리대학은 학사구조개편, 등록금 문제 등 미처 해결하지 못한 과제가 쌓여있는 상태다. 그 동안 대학본부와 학내 구성원들은 서로의 의견이 오가는 진정한 소통이 아닌, 통보와 그에 대한 반발만을 반복해 왔다. 학사구조개편은 이미 일부 진행됐으나 정작 당사자인 학생과 교수들의 의견은 배제됐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등록금 역시 민감한 문제다. 송 총장은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학생총회 요구안이었던 ‘등록금 15% 인하’에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고민해 볼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단지 혼자만의 고민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빠른 시간 내에 학생들과의 충분한 논의를 통해 완만한 합의를 이끌어내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또한 송 총장은 앞으로 우리대학이 국내 대학 Top5, 세계적으로는 100대 대학 안에 들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것을 목표로 한 발전계획을 발표했다. 대학의 순위는 단순히 가시적인 수치를 높인다고 해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이처럼 대대적인 발전 계획을 달성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학내 구성원의 맘을 사로잡고 자발적인 협조를 이끌어내야 한다. 송 총장은 인터뷰에서 자신의 강점을 ‘건국대학교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것’이라 말한 바 있다. 그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대학의 문제점에 대해서 정확히 진단하고 주저 없이 메스를 대는 모습을 보이길 기대해본다.

이제 송 총장이 그리는 미래에 대한 첫 발걸음이 시작됐다. 송 총장은 벌써 대대적인 인사 개편을 단행했다. 우리대학이 다시 일어서 더 성장할 것인지, 아니면 제자리걸음을 반복할 것인지는 앞으로 총장의 행보에 달렸다. 지나간 일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위한 거울로 삼고, 학내 구성원 모두 방관보다는 협조를 통해 앞으로의 일을 생각해야 할 때다.

각오는 좋았으나 그 끝이 ‘그럼 그렇지’의 씁쓸한 뒷맛으로 끝나는 경우를 우리는 이미 충분히 봤다. 총장 취임에 대한 축하를 받은 것처럼, 송 총장이 4년 뒤에도 건국대학교를 위한 ‘구원투수’였다는 평가와 함께 축하를 받으며 퇴임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 행보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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