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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이 방임이 되지 않길
건대신문사 | 승인 2012.09.09 22:22
오늘날 우리는 경쟁과 경제의 논리로 가득한 대학 사회에 발 딛고 살아가고 있다. 학생들은 대학 입학과 동시에 부족한 전임교수와 빽빽이 들어찬 강의실, 그리고 부모님 허리를 휘게 만드는 고액의 등록금에 시달린다. 그뿐 아니라 취업 전선에 뛰어들기 위해서 여러 가지 스펙을 관례라도 되는 듯 준비한다. 그러고 나서 그들은 졸업을 하는 순간 불확실한 미래에 내몰린다. 대학 입학부터, 아니 어쩌면 대학 입시 준비를 하면서부터 학생들은 상처의 연속으로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그를 반증하는 예로 요즘 청춘들을 위로하려는 서적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지 않은가.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조차 대학생들의 어깨를 무겁게 하는 정책을 내세워 불난 집에 부채질하고 있다. 8월 27일, 정부는 재정지원 방식, 국제화, 대학·학교법인 운영, 대학 교사 건축, 조세 감면 등 5개 분야 32개 과제를 담은 '대학 자율화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사립대 총장의 4년 임기 제한이 없어지고 교육용 재산의 수익용 재산 용도변경이 보다 쉬워지며 캠퍼스 내 건물 신ㆍ증축 관련 규제가 대폭 완화된다. 이외에도 △수익사업 규제 완화 △정부 재정지원금 집행의 자율성 강화 △조세감면 확대 등 각종 규제가 풀리게 된다.
이는 학령인구 감소 등의 위기에 처한 대학들이 수익사업으로 재정을 확충하고 경영의 효율화를 통해 궁극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도록 하는 취지를 갖는다. 총장 임기제한 폐지는 한 총장의 장기집권으로 학내 분쟁을 초래할 수 있지만, 한편으론 해외에서 유능한 총장의 임기가 10년을 넘는 경우도 있는 점을 볼 때, 긍정적인 측면도 존재한다. 또 상업시설을 임대하거나 매각하는 등 수익사업은 재정 확보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며 호텔 설치의 경우 관련학과 실습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자율화를 명분으로 대학을 장사꾼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많다. ‘학교’의 발전보다는 ‘법인’의 잇속 챙기기에 비중이 더 크게 작용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렇게 되면 교육의 주체인 학내 구성원의 목소리는 힘을 잃게 된다. 따라서 교육은 뒷전이 될 가능성도 크다. 이렇게 정부가 대학의 자율성을 확대해놓고 그에 따른 관리를 하지 않는다면 대학 예산이 방만하게 운영될 여지가 있다.

대학 자율화에 이어 지난 달 말, 교육과학기술부는 평가순위 하위 15%에 해당하는 전국 43개 사립대를 부실대학으로 지정해 발표했다. 하위 15%에 지정된 대학은 내년 각종 정부 재정지원을 제한받는다. 궁극적으로 한국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해도 ‘부실대학’ 낙인은 너무 가혹한 처사다. 지정대학 중 하나인 국민대에서는 지난 6일 학생들이 교육과학기술부의 부실대학 선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갖기도 했다.
정부는 대학이 ‘고등교육기관’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되새겨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겉으론 대학의 발전으로 포장된 법인의 발전이 아닌 학교와 그 구성원들의 발전과 만족을 위한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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