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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그들에게 반하는 타이밍
박지수 기자 | 승인 2012.09.09 22:38
올해 상반기 극장가를 찾아온 △어벤져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다크나이트 라이즈가 큰 흥행을 거뒀다. 이들은 모두 히어로영화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영화배급사인 ‘워너브라더스 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관객들은 히어로영화를 선호하기 때문에 미국에서 개봉하는 히어로영화는 대부분 들어오는 편”이라고 말했다. 할리우드 히어로 영화는 대부분 시리즈로 개봉되고 있지만 모두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을 정도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관객들이 특히 좋아하는 히어로는 무엇일까? 관객들이 선호하는 히어로 역시 시대의 흐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과거에는 슈퍼맨과 같이 초인간적인 능력을 갖춘 완벽한 슈퍼히어로들이 인기를 끌었다. 최원택 칼럼니스트는 <프레시안>에 기고한 ‘슈퍼히어로 코믹스’에서 “이는 개인의 욕망이 반영된 것으로도 볼 수 있는데, 한국의 경우 조선시대부터 중앙 정부의 권력이 사회 곳곳에 미쳐왔던 사회이기에 이런 초법적인 영웅을 의적과 같은 낭만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최근 관객들은 점점 개별적이고 인간적인 히어로를 선호하는 경향으로 바뀌고 있다. 지난해 ‘NAVER영화’에서 네티즌을 대상으로 DC와 마블에서 제작한 영화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1위 아이언맨(44%) △2위 배트맨(21%) △3위 스파이더맨(11%)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변화를 대표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배트맨이다. 배트맨은 첨단 무기가 없으면 전혀 싸울 수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다른 히어로들에 비해 능력도 가장 인간적이다. 김휘영 문화평론가는 “만화에 나오는 히어로 중 가장 특이한 히어로가 배트맨이지만 배트맨이야말로 현대인들이 선호하는 특성을 두루 갖추고 있다”며 “배트맨에는 대중의 모습과 갈망이 잘 반영돼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재벌그룹 회장인 브루스웨인의 모습을 통해 현대인의 물질만능주의를 볼 수 있고, 반면 타인과 교류하지 않고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보내는 배트맨의 외톨이생활은 현대인의 어두운 고독을 잘 표현하고 있다. 한편 웨인 기업이 공익을 위해 사회기간시설 확충에 개인재산을 사용한다는 설정은 기업의 사회적 공헌을 바라는 대중들의 심리가 반영돼있다. 이러한 점들은 대중이 배트맨에게 깊은 연민과 매력을 느끼게 하는데 작용한다. 지난 7월에 개봉한 <다크나이트 라이즈>는 관객 4백5십만 명을 돌파해, 배트맨의 뜨거운 인기를 또 한 번 증명했다.

다음으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스파이더맨과 아이언맨 역시 히어로의 완벽함보다는 인간적이고 허술한 면모를 잘 보여 준다. 스파이더맨이 되기 전인 피터파커는 몸이 약해 주위 건장한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청소년이었다. 또한 스파이더맨은 마블과 DC를 통틀어 가장 가난한 히어로라고 불릴 정도로 궁핍한 모습을 보인다. 김 평론가는 “스파이더맨은 소시민의 궁상과 초라함으로 부각되는 히어로”라며 특히 사람들은 불황기에는 서민적인 히어로의 전형인 스파이더맨이 활약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아이언맨은 마블 히어로들 중 재산 순위 1위에 속할 만큼 부자지만 알콜 중독과 여성편력이라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이렇듯 대중들은 이제 인간적인 결함도 갖춘 히어로에게 연민을 느끼고 더욱 공감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대중들의 히어로 선호 변화에 대해 김 평론가는 “앞으로는 많은 능력을 가지기보다는 부분적으로 뛰어난 능력과 뚜렷한 개성, 인간적인 면이 더욱 강조된 히어로들이 많이 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지수 기자  rhehf333@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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