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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대학생으로 살아남기, 의지만 있으면 되나요?학생들끼리 서로 이해하고 다가가는 것이 먼저
건대신문사 | 승인 2012.09.09 22:41
탈북 대학생들의 경제적 어려움
탈북 대학생이 겪는 어려움은 △경제적 문제 △수학능력의 차이 △대인관계 등이 있다. 통일부에 따르면 국립대의 경우 정부에서 등록금 전액을, 사립대의 경우는 정부에서 50%, 대학에서 50%를 지원한다. 그러나 우리대학 신호명(경영대ㆍ경영2) 학우는 “한국 입국 5년 이내, 35살 미만이어야 등록금을 지원받기 때문에 등록금을 지원받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인권시민연합 교육훈련팀 한다은 선생은 “전액 장학금을 받더라도 등록금 외에 생활비, 교재, 교통비 등 많은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경제적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탈북 대학생이 많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학생들을 위해 시민단체에서 장학금을 지원하지만 정보 전달 경로가 부족해 장학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오히려 중복수혜자가 생기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신분 노출을 꺼리는 탈북 대학생들에게 장학금 수혜는 부담이 되는 일이기도 하다. 우리대학에 재학 중인 탈북 학생인 최영일(정치대ㆍ정외4) 학우는 “북에 가족을 두고 온 학생들은 자신의 신분이 노출되는 것을 심하게 꺼려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우리대학 장학복지팀 김유경 선생도 “탈북 대학생들에게 외부장학재단의 장학금을 연결해주려고 노력하며, 연결되는 경우에 신분 노출이 되지 않도록 주의한다”고 말했다. 장학금을 받지 못하는 탈북 대학생들은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생활비를 벌어야 해 학업에 지장을 받는 경우가 많다.

남ㆍ북한의 교육시스템 차이, 탈북 과정중의 학습 공백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한편 통일인문학연구단 김종군 박사는 탈북 대학생들이 중도에 학업을 포기하는 이유로 경제적 문제 외에도 △남ㆍ북한의 교육 시스템 차이 △영어 문제 △탈북과정에서 생긴 학습 공백기 등으로 인한 수학능력 부족의 문제를 들었다. 김 박사는 “남한과 북한의 교육 시스템은 차이가 크기 때문에 대학교육에 적응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또한 서울대학교 언론정보연구소 곽정래 박사는 “경제적 문제도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학력 수준의 차이가 대학생들에게는 가장 큰 문제다”고 지적했다. 한다은 선생도 “탈북 대학생들은 발표와 공동 과제 등 북한과 다른 학습 방법으로 주눅이 들고 자신감이 떨어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일부 강의는 영어로 진행돼 탈북 대학생들에게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최영일 학우는 “북에서도 영어를 배우긴 하지만 집중적으로 배우지 않기 때문에 대학에 다니면서 영어학원을 함께 다녔다”고 말했다. 이어 곽정래 박사는 “탈북 과정에서 불법체류를 하는 동안 학습 공백기가 생겨 공부를 시작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남한 학생들과의 학점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이런 문제가 취업에도 영향을 끼친다”고 덧붙였다.

대학의 지원의지와 학생들의 적극적 참여 필요해
경제적 문제와 수학능력 문제만큼 큰 문제는 대인관계에서 찾을 수 있다. 한다은 선생은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는 것을 꺼려하기 때문에 남한 학생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영일 학우는 “북에 남겨두고 온 가족이 있는 친구들의 경우 자신이 북에서 왔다는 것을 잘 밝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종군 박사도 “탈북자라고 밝히는 학생의 경우는 더 쉽게 적응하고 주변 친구들도 우호적이다”며 “그런데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고자 하는 친구들은 스스로 울타리를 쳐 폐쇄화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다은 선생은 “대부분의 탈북자들, 특히 청소년의 경우에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으로 힘들어하고 마음을 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에 곽정래 박사는 “이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대학에서의 지원의지와 학생들의 적극적 참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재 우리대학에서는 탈북 대학생을 돕는 체계적인 프로그램이 없는 상황이다.

‘다름’을 인정하고 함께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해
그렇다면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탈북 대학생과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다은 선생은 “탈북자와 한국사람 사이에 서로 다른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갖고 있는 고민은 비슷하다”며 “한반도에 사는 같은 가족이라고 생각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김종군 교수도 “낯선 것은 당연하지만 그것이 ‘틀린 것’이 아닌 ‘다른 것’임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들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따뜻한 마음으로 다가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대학가에서는 남북의 차이를 받아들이고 이해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추세다. 탈북 대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한국외대, 연세대, 숭실대의 경우에는 탈북 대학생 동아리가 구성돼 있으며 일반 학생들과 연계해 진행되는 프로그램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연세대학교에서는 탈북 대학생과 남한 학생 사이에 1대 1 멘토링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고, 숭실대에서는 탈북 대학생들과 남한 학생들이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독서토론도 열린다. 곽정래 박사는 “대학 내부에서 탈북 대학생과 남한 학생이 함께 이야기하는 자리는 꼭 필요하다”며 “탈북 대학생들의 적응뿐 아니라 통일 위해서라도 새터민들의 정착과 통일문제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런 만남은 대학생들이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마련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호명 학우 역시 “우리대학 안에 이런 자리가 없어 아쉽다”며 “한 학기에 한 번, 혹은 1년에 한 번이라도 남한 학생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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