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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법 개정의 의미와 영향규제 완화, 대학의 책임 강조된 대학 자율화 추진계획
건대신문사 | 승인 2012.09.09 22:47
지난 8월 27일, 정부는 국무총리 주재로 제11차 교육개혁협의회를 개최했다.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는 이날 회의에서 확정ㆍ발표된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율화 추진계획’을 두고 “그동안 대학들이 꾸준히 요청해오던 규제완화 내용을 담고 있다”며 “대학과 학생들에 실질적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에 확정된 추진 계획은 5개 항목, 32개 과제로 구분되며 각각 △정부 재정지원 운용방식 규제 완화 △국제화 촉진을 위한 규제 완화 △대학(법인) 운영 규제 완화 △교사(校舍) 등 건축규제 완화 △대학에 대한 조세 감면 확대로 구분된다. 또 각 항목의 목적은 △학교별 필요에 따른 자율적 예산 운용 체제 △국제교류 제도 개선, 유학생 유치 지원 △환경 변화에 대학이 신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여건 조성 △교육 여건 개선 및 학생들의 주거비용 부담 경감 △고등교육의 경쟁력 제고 및 등록금 부담 완화다. 교과부는 이번 선정 과제에 대해 “사회적 논란이 적으면서 대학 경쟁력 제고 및 재정 운영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과제를 우선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대학들은 경영ㆍ운영의 자율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고 이번 대학 자율화 추진 계획은 3-4월 경 교육과학기술부가 전국 대학을 대상으로 의견을 조사하면서 본격화됐다.

교육용 기본 재산의 수익용 전환

지금까지 대학은 교육용 재산으로 수익사업을 하려면 사업에 이용하려는 재산에 준하는 금액을 확보해야만 했다. 예를 들면, 교육용 재산 2천만 원을 수익사업에 투자하고자 할 때, 그만큼의 액수를 따로 갖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위 상황에서 대학이 수익 사업을 하려면 적어도 4천만 원은 보유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을 통해 교육용 재산을 이용한 수익사업이 교비회계의 보전 없이 가능해졌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연구소) 연덕원 연구원은 “큰 걸림돌이 되었던 교비회계 보전이 사라지면서 대학 입장에선 수익사업을 할 때 자유로워진 점은 분명 긍정적”이라며 “하지만 학생들이 낸 등록금을 안정성의 보장 없이 무분별하게 사용했다가 자칫 손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화여대의 경우 파주 캠퍼스를 짓기 위해 교사용 토지를 구매했지만 캠퍼스 건립이 무산 되면서 파주에 있는 교지(校地)는 현재 방치된 상태다. 그러나 이번 자율화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이대는 교지를 수익 사업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현재 대학들이 진행하는 수익 사업의 수익률은 평균 3.5%로 법정 기준치에 미달하는 수치다. 연 연구원은 “수익용 재산으로 펼친 사업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얻은 대학이 교육용 재산에까지 손을 댔다가는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런 우려가 성급하다는 의견도 있다. 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송선영 선임정책연구원은 “교육용 기본자산의 수익용 자산 전환은 대학재정 수입의 다원화가 필수인 현재 대학 구조상 수익사업 체제가 정착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대학교육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대학 스스로 대학의 효율적ㆍ효과적 경영을 통해 자구책을 마련해야 하며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 정부와 기업, 사회가 주시하고 적절한 관리ㆍ감독이 지속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컨설팅이 필요 없게 된 교육역량강화사업

교과부는 대학별로 교육역량강화사업비를 지원하는 한편 사업계획서를 받아 컨설팅이란 명목으로 집행항목을 규제해왔다. 대교협은 “대학이 자율적으로 각각의 역량개발에 맞게 재원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했다”며 “현재와 같은 의무적 컨설팅은 대학들을 천편일률적으로 만들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교과부는 “현재까지 진행된 교육역량강화사업은 대학별 사업계획의 의무적 컨설팅 시행으로 인해 포괄보조금(Block grant) 방식의 취지가 훼손 됐다”며 “대학의 자율과 책임 하에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의무적 컨설팅을 폐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개정안에 대해 연구소는 대학 재정운영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측면에선 타당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는 정부가 예산집행에 손을 떼는 것과 마찬가지이므로 대학 스스로 감사 기능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학이 자율성을 얻은 만큼 스스로라도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대교협 또한 “물론 정부입장에서는 국민의 세금을 활용하는 만큼 관리감독 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의무와 자율의 적절한 선을 유지해야 한다”며 대학 내 자정 기능 필요성에 동의했다.

사립대학 총장 임기는 제한이 없다

현행 사립학교법 53조에 따르면 사립대 총장의 임기는 4년을 초과할 수 없고 중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교과부는 임기 폐지에 대해 “중ㆍ장기적인 비전하에 총장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게 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연 연구원은 “현행법으로도 연임은 가능하기 때문에 학내 구성원들이 동의만 한다면 장기적 리더십은 얼마든지 발휘할 수 있다”며 “하지만 임기 제한을 없애면 학내 구성원들이 총장에 대한 중간평가를 할 수 없게 된다”고 반박했다. 또한 연 연구원은 이 개정안대로라면 총장이 행정운영을 잘 못할 경우 자리에서 물러나게 할 방법은 이사회가 총장을 해임하거나 학내 소요사태를 통한 총장 사퇴를 촉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의 경우 총장 선출을 이사회에서 정하는 현행 특성상 현실적으로 어렵고, 후자의 경우 자연스러운 방법이 아니기 때문에 학교가 시끄러워 질 수밖에 없다며 우려를 표했다.
게다가 족벌사학을 감시할 방법이 사라진다는 점도 문제다. 연 연구원은 “만약 아버지가 이사장, 아들이 총장을 맡는 족벌 사학의 경우, 임기 제한이 폐지되면 말 그대로 대대손손 학교를 장악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대학 운영진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의 견제가 없어지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공직에 임기 제한이 사라진다는 점에서도 사립대학 총장의 임기 제한 폐지는 이례적인 일이다.

학교에 호텔 건립이 가능하다고?

현재 우리대학의 경우 기숙사 수용률은 2010년 기준 18.3%로 서울 소재 타 대학보다는 높은 수치이나, 대학 구성원 10명 중 2명도 수용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충분하다고 할 수 없다. 교과부는 이 상황에 대한 해결책으로 기숙사 건축 규제 완화를 제시했다. 이와 동시에 ‘대학 교사 신ㆍ증축’에 대한 규제 완화도 포함하고 있어 대학은 상업시설 건축 또한 자유롭게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연 연구원은 “기숙사 건축 규제를 풀어준 것은 긍정적으로 보지만 상업시설 건축 규제까지 풀렸다는 것은 우려되는 점”이라고 평했다.
또 대학 내에 교육, 실습 및 공공의 목적에 부합하는 것을 조건으로 관광숙박업 및 국제회의산업 시설 건축이 허용된다. 교과부는 지난 6월, 호텔 및 국제회의 관련 산업은 전문 인력 양성과 대학 내 현장 실습 기회 확대를 위한 것이라고 입법예고를 한 바 있다. 김 사무관은 “호텔 설치는 관련학과 학생들이 실습할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호텔 건축은 관련 학과가 있는 대학만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편 대교협 송 연구원은 추후 운영방식에 대해 “일반 손님을 받는 숙박업소라기보다 대학에 방문하는 연구자 등을 위한 숙박시설이라 봐야 한다”며 “교육 목적으로 대학을 방문한 이들의 숙박 관련 비용 절감을 노릴 수 있고 외국 초빙 인사의 숙박 및 국제회의 등의 원활한 진행으로 대학 국제화의 한 방안이 될 수 있다”고 평했다.

민자기숙사(BTL) 영세율 적용이 우리에게 주는 이점

BTL(Build Transfer Lease) 방식으로 건설한 기숙사에 세금을 덜어 학생들의 기숙사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의미다. BTL기숙사는 민간 자본 사업자가 기숙사를 건설하지만 소유권은 학교가 갖고, 민자 사업자에게 임대료를 지불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는 소유권이 사업자에게 있는 BTO(Build Transfer Operate) 방식과 대비된다. 우리대학 및 여러 사립대학은 현재 BTO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기숙사가 BTO 방식으로 운영될 경우 소유권이 사업자에게 있기 때문에 학생들의 기숙사비 부담이 BTL보다 상대적으로 크다. 연 연구원은 “영세율을 적용하면 대학 측을 BTL 방식으로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학생들은 기숙사비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송 연구원은 “민자사업의 경제적 효과를 따지기엔 충분한 기간이 경과하지 않았으니, 효율성 추구와 다양한 재원 마련을 위해 노력한다는 점에 가치를 둬야 한다”고 전했다.
교과부는 이번 발표를 통해 대학의 자율성 증진에 따라 고등교육 경쟁력을 향상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연구소는 ‘대학의 공익성 책임을 강화하는 조치가 보이지 않는다’는 논평을 발표했다. 연 연구원은 “대학 운영진만의 자율성만 있을 뿐 대학 구성원과 연구에 대한 자율성은 찾기 힘들다”며 “자율만 난무하고 책임은 결여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교협은 “그동안 대교협이 제안해 온 여러 규제 완화 사항들이 포함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표한다”며 “그러나 이런 ‘규제 완화’를 넘어선 진정한 ‘고등교육 자율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보완ㆍ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교협 송 연구원은 “여전히 줄지 않는 대학의 의무규정들은 대학의 특성화를 막는 요인이 될 뿐”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교과부는 “법률 개정안의 경우 연내 제출 및 발의, 대통령령과 지침 등은 연내 개정 추진이 목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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