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싸이의 ‘강남 스타일’과 고전 음악에서 대표적인 베토벤의 ‘운명’ 중 당신은 어떤 것을 예술이라 말할 것인가?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후자를 예술이라 택하는 반면, 전자는 그저 인스턴트 음악이라고 여길 것이다. ‘포스트 모더니즘’이 하루에도 수십번 입에 오르내리는 요즘, 사람들은 왜 클래식 음악만을 예술이라고 생각할까?
그 이유를 추측해 보자면 우선, 이전의 예술 사조였던 모더니즘의 잔재라고 말할 수 있다. 모더니즘은 형식을 중시하고 그에 벗어난 것은 예술로 보지 않았다. 이러한 모더니즘을 거부하는 움직임으로 등장한 포스트모더니즘은 전문가 집단에게 많은 지지를 받았지만 정작 예술을 향유해야 할 일반인들의 의식에는 변화를 일으키진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모더니즘적인 잣대로 대중 음악, 책, 공산품 등을 마주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모두 예술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두 번째로 사람들에게 작용하는 ‘향수(鄕愁)의 힘’을 이야기 할 수 있다. 사람들은 현재보다도 과거를 더 중요시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예술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발견된다. 2011년에 개봉한 영화 「Midnight in paris」에서도 이러한 내용을 다루었다. 2010년대 남자 주인공은 헤밍웨이, 피카소가 살던 1920년대를 동경하고 1920년에 살고 있는 여자 주인공은 드가, 고갱이 살던 1890년대를 쫓는다.
<영화 midnight in paris의 한 장면. 2010년대 사람에겐 1920년대가, 1920년대 사람에겐 1890년대가, 또다시 1890년대 사람들은 르네상스가 황금시대라고 이야기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영화에서든 실제 삶에서든 과거는 미화(美化)된다는 것이다. 숭고함과 찬란함만이 느껴지는 과거의 작품들 속에서 현대 예술이 미약하게 느껴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할 지도 모른다.
사실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과거와 현재 중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 할 수는 없다. 다만 21c 현재 주류를 이루고 있는 포스트 모더니즘은 상대성을 인정한다는 점에서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전지구화, 다원적 논리, 소수자의 등장과 같은 모습을 띠는 현대 사회에서는 근대의 형식주의를 탈피한 새로운 시각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또한 맹목적인 과거 동경보다는 현대사회의 산물ㅡ대중음악·영화부터 공산품에 이르기까지ㅡ의 예술적 가치에 대해 논하는 태도까지 함께 이루어진다면 예술에 대한 협소한 생각은 좀 더 넓어질 것이다. 넓어진 예술의 범주에서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베토벤의 ‘운명’과 같이 전 세대를 아우르는 마스터피스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상상해보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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