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하대 주변에서 상습적으로 여대생을 성추행하던 고등학생이 붙잡혔다. 이뿐만 아니다. 지난 달 23일 대전의 대학가에서는 여성의 속옷을 훔치던 30대 남성이 체포되기도 했다. 이처럼 최근 대학가에 성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대학가 주변이 우범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대학가, 안전지역에서 우범지역으로
우리대학도 다르지 않다. 지난 달 20일, 우리대학이 속한 광진구에서 ‘광진구 주부 살인사건’이 일어났다. 이 사건은 한 중년 남성이 이웃집에 침입해 주부를 성폭행 하려다가 결국 살해한 사건이다. 또한 우리대학 주변은 다른 대학 주변에 비해 더욱 치안이 좋지 않다. 서울시 경찰청에서 2011년 1월 1일부터 2012년 8월 31일까지 발생한 성범죄 사건수를 조사한 결과, 광진구는 서울시 총 25개 구 중에 6위에 올랐다. 게다가 지난 달 9일 세종대 정성원 교수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광진구는 5대 범죄(살인, 강간, 강도, 절도, 폭력) 발생률 부문에서 중구, 동대문구에 이어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사실에 학우들의 불안감은 커져만 가고 있다. 한 상경대 학우는 “화양리는 범죄 발생률이 높다고 들었다”며 “가뜩이나 위험한 동네다보니 최근 더욱 무서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 ⓒ김용식 기자


우리대학가는 이렇게 지켜진다
그렇다면 우리 대학가 안전은 어떤 식으로 지켜지고 있을까? 우리대학에는 학생 규찰대 KU학생지킴이(규찰대)가 운영되고 있다. 규찰대는 늦은 7시 반부터 늦은 11시 반까지 교내 순찰을 한다. 규찰대 김덕영(경영대ㆍ경영2) 대장은 “최근 사회적으로 안전관리가 이슈화되면서 규찰대도 장비 관리 등에 신경을 쓰고 있다”며 “학우들의 자체적인 안전의식도 향상되면 더욱 좋을 것”이라고 안전의식을 촉구했다.
학교 바깥 지역은 광진 경찰서가 담당하고 있다. 최근 사회적으로 흉악범죄가 증가하면서 광진 경찰서는 주기적인 순찰 등 평소 업무 외에도 민경협력체를 구축했다. 민경협력체제란, 경찰 인력이 부족한 우리나라 현실에 맞춰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구성한 자율방범대와 경찰이 서로 협력하는 것을 말한다. 광진 경찰서는 이를 통해 치안 취약시간인 늦은 10시부터 이른 2시 사이에 도보 순찰을 증설했다. 광진 경찰서 이현 홍보담당은 “도보 순찰은 우범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진다”며 “도보 순찰에는 인력이 많이 동원되어 민간에 협력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변하는 대학가
이런 추세에 따라 대학 주변 하숙가도 변하기 시작했다. 하숙집마다 보안장비가 필수요소가 된 것이다. 대부분 하숙집에는 CCTV, 오토락 등 보안장비가 설치됐고, 광고에는 보안장비 설치여부가 빠지지 않는다. 우리대학가 한 하숙집 주인은 “요즘 세상이 무서워지다 보니 보안장비 설치 여부가 중요해졌다”며 “특히 여학생들은 CCTV 설치 대수와 장소까지 파악한 뒤 입주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각 대학들도 강력범죄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김해에 위치한 인제대학교는 9월부터 인근 김해중부경찰서와 협의해 교내순찰을 시행하기로 했다. 더불어, 인제대는 최근 강력범죄가 잇따르면서 대학 캠퍼스도 불안하다는 학생들의 민원에 따라 교내 가로등 조도를 높이고 CCTV를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경남대는 CCTV 점검과 24시간 순찰을 강화했다. 민간경비업체를 24시간 학내에 상주시키기로 결정한 것이다. 창원대는 늦은 8시부터 자정까지 학교 외곽 순찰을 도는 학생 규찰대 ‘캠퍼스 폴리스’를 신설하기도 했다.

   
▲ ⓒ김용식 기자


흉악범죄를 대비하는 자세
한편, 강력범죄를 막기 위해 우리가 노력할 수 있는 것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선, 간단한 호신 도구를 소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누군가가 따라올 때 호루라기만 불어도 큰 도움이 된다. 호루라기 소리는 주위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 범죄자로부터 본인을 안전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또한 빠른 귀가도 하나의 방법이다. 광진 경찰서 신상완 경위는 “범죄자들은 나약하고 혼자 있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다”며 “피치 못할 경우에는 112에 전화해 귀가를 도와달라고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하숙집에 도착하면 창문을 잠그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중요하다. 신 경위는 “창문을 잠그는 것은 쉬운 행동이지만 대부분 이를 무시한다”며 “실제 성폭행 사건이 발생해 현장에 도착해보면 창문을 잠그지 않아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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