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와 재능이 뛰어나고 용맹하여 보통 사람이 하기 어려운 일을 해내는 사람’은 영웅의 사전적인 정의에 해당한다. 이러한 정의는 현대의 통념적인 영웅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현대의 영화화된 영웅들, 예를 들어 아이언 맨, 배트맨 등은 과학 기술로 인해 우수한 능력을 가진다. 하지만 이들이 영웅인 이유는 우수한 능력 때문만은 아니다. 이들은 그 능력으로 “타인을 위해서 희생하여 싸우는 수호자” 이기 때문에 영웅인 것이다. 위의 정의는 현대의 영웅보다는 오히려 고대 그리스의 영웅에 더 부합한다. 고대의 영웅 중에는 헤라클래스, 아킬레우스 등이 있다. 이들은 신에 의해서 초인적인 능력을 부여받고 보통 사람이 하기 힘든 일을 해낸다. 하지만 그 뿐이다. 현대처럼 타인을 위해 희생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현대와는 달리 자신만을 위하고도 영웅으로 인정받았다.

영웅의 개념은 시간의 변화에 따라 달라졌다. 이와 같은 차이가 생긴 이유는 윤리적 기준에 기반한다. 고대에는 윤리적 기준이 모호했다. 즉, 선과 악에 대한 구분이 명확하지 않았다. 과거에도 윤리적으로 옳지 못한 행동이 있었지만 그것을 인정했다. 이 사실은 인간처럼 표현된 고대의 신도 불륜 등의 윤리적으로 옳지 못한 일을 저지렀다는 이야기에서 추측할 수 있다. 고로 고대의 영웅들은 악을 제거하지 않고서도 영웅으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현대에는 보편적인 선과 악이 구분된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의 영웅은 악을 제거하고 타인을 위해 희생될 때 영웅으로 보여진다.

현대에 들어서 선과 악에 대한 윤리적 기준이 명확해 진 이유에는 기독교적 세계관이 큰 역할을 했다. 기독교는 고대에 등장하여 중세에는 튼튼하게 기독교의 교리를 뿌리내리게 된다. 이 튼튼한 신앙적인 믿음을 구축하기 위해서 기독교는 선과 악을 구분하고 자신을 선이라 칭했다. 그리고 자신들에 의해서 정해진 악을 배제했다. 이는 사람들에게 권선징악의 모티프를 이데올로기로 주입하게 된다. 이 이데올로기로 인해 사람들은 권선징악의 욕구를 가지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엄청난 능력으로 악을 제거하여 타인을 위하는 영웅물은 사람들에게 대리만족을 느끼게 하고 사람들이 영웅에 대한 인식을 바꾸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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