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자는 기숙사 누수 문제와 관련된 취재를 위해 직원을 만났다. 누수가 발생했음에도 즉각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위를 물어보기 위한 것이었다. 직원은 취재 도중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빠른 조치를 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원칙적으로 기숙사 관련 문제는 기숙사를 운영하는 업체와 논의해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런 과정을 지킨 해당 직원은 절차에 맞는 행동을 한 것이다. 취재를 하며 만났던 한 학교 직원은 기자에게 “절차를 무시할 수는 없다”며 “우리도 학생들에게 빨리 도움을 주고 싶다”고 푸념한 적이 있다.
하지만 절차를 거치는 와중에 피해를 보게 되는 학생들의 생각은 다르다. 한 경영대 학우는 “절차를 따지며 수리를 늦추다가 또 누수가 발생하면 어떻게 하냐”고 반발했고 한 공과대 학우는 “절차를 지켜야 한다는 입장은 이해하지만 절차에도 융통성이 발휘되어야 한다”며 이에 동조했다. 또한 박지영(경영대ㆍ경영3) 학우는 “절차는 빠른 일처리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며 “절차로 인해 일처리가 늦어진다면 이는 목표와 수단이 바뀐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있다. 일이 잘못된 뒤 손을 써도 소용없다는 뜻이다. 학교행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절차를 지키느라 때를 놓치고 뒤늦은 조치를 하면 생색내기에 그치고 만다. 임동훈(상경대ㆍ응용통계3) 학우는 기자에게 “절차를 지키는 것도 좋지만 학생이 우선”이라며 “절차에 맞지 않더라도 학우들을 위해 노력하는 대학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 절차에 얽매이는 것이 아닌 융통성 있는 조치가 학교에서 이뤄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