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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통한 치료적 접근은 새로운 생각거리를 던져주죠"영화토론 특집 하지현 교수 인터뷰
권혜림 기자 | 승인 2012.10.05 23:27

『심야 치유 식당』, 『도시심리학』, 『관계의 재구성』부터 최근에 출간된 『사랑하기에 결코 늦지 않았다』까지……. 우리대학에는 이외에도 많은 심리학 관련 책을 집필한 교수가 있다. 바로 우리대학 병원의 의사로도 활동 중인 하지현 교수다. 정신과 의사인 만큼 인간의 심리와 관계, 사랑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갖고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와 시네마테라피, 그리고 영화 <히스테리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 김민하 기자


“영화 속 주인공에 자신을 이입해보세요”
하지현 교수는 우리대학 예술문화대학에 위치한 ‘KU시네마테크’에서 <디센던트>, <폭풍의 언덕>, <히스테리아>등 여러 영화들로 몇 차례의 시네마테라피를 진행한 바 있다. 시네마테라피는 '상담과 심리치료에 영화 및 영상 매체를 활용하는 모든 방법' 즉, 영화치료에 해당된다. 영화를 통해 치료하고자 하는 것은 복통 등의 실제적 병이 아닌 마음의 병이다. 하 교수는 예술치료가 수용적 치료와 능동적 치료의 두 방향으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능동적 치료는 직접 그림을 그리거나 음악을 연주하는 것들이 주는 감정의 카타르시스적 효과와 자신의 다양한 감정을 드러내 고통을 해소하는 측면의 치료예요. 반면 수용적 치료는 말 그대로 수동적인 위치에서 책을 본다든지 음악을 듣는 행위 안에서 스스로가 해석을 하거나 감정적으로 수용하는 과정을 경험하는 것이죠.”

 

   
                                           ⓒ 김민하 기자

그의 말에 따르면 영화를 감상하는 행위는 수용적 예술 치료의 장르에 포함된다. 영화 평론가들은 영화 감독이 영화 속에서 무엇을 의도했는지, 혹은 당시 제작 과정과 비하인드 스토리에 대해 주로 이야기한다. 반면 치료적 관점에서는 영화에서 이야기하고자하는 큰 주제가 삶의 어떤 부분들과 닮아있는지, 또는 그 주제를 어떻게 적용하면 좋을지 탐색한다. 그는 “영화 치료적 접근은 새로운 생각할 거리들을 던져주죠”라며 “영화학적 관점이 아니라 사회적ㆍ심리적 관점을 통해 이해하고 받아들여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경험을 할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영화를 단지 일회적으로 소비해버리는 것이 아닌 똑똑하게 감상하는 법에 대해서 물음을 던졌다. “잔잔한 흐름으로 지루함을 주는 영화가 있다면 감정의 극한을 달려 관객에게 괴로움을 주는 영화도 존재해요. 영화의 성향이 어떠하든 그를 통해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겪어보지 못한 경험들을 영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하 교수는 어떠한 성향의 영화든지 열린 마음으로 관람할 것을 권했다. 등장인물 중 한 명에게 감정이입을 해보는 것도 열린 마음으로 감상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나라면 어떻게 생각했을지, 어떤 선택을 했을지 생각하며 보는 것이 바로 영화를 보는 좋은 자세죠.” 그는 “이러한 행위를 통해 사람을 보는 안목을 넓힐 수 있어요. 실제 현실에서는 변수가 무수하기 때문에 타인이 왜 저런 행동을 했는지 판단하기 어려워요. 반면 영화는 창작자에 의해 캐릭터가 이미 설정돼있기 때문에 예측하기 수월하죠. 이는 반대로 현실에 적용한 시뮬레이션에도 많은 도움이 돼요”라고 덧붙였다.

 

   
                                          ⓒ 김민하 기자

진리가 곧 진리가 아니였음을 말하는 영화 <히스테리아>
화제를 돌려 4면의 토론 주제인 영화 <히스테리아>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들어봤다. 히스테리아의 배경이 된 1800년대는 성적 억압이 강해 성을 표현하거나 성의 자유를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금기시되던 시기였다. “그 시대는 성에 의해 다른 문제가 치유된다는 것 자체가 혁명적인 이야기예요. 당시 성이라는 것은 출산을 위한 의무를 위해 존재한다고 봤어요. 즐거움을 위해 성을 추구하는 것은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일이였죠. 하지만 영화에서는 ‘그렇지 않다’라는 것을 바이브레이터를 통해 표현하고 있어요.”

1800년대는 성적 억압뿐 아니라 폭력적인 시기로 보여지기도 한다. 영화 속 법정에서는 여성의 공격적 행동의 원인을 자궁의 문제로 돌려 자궁을 적출해야 한다고 판단을 내린다. 이는 당시의 비상식적인 상황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또, 영화 도입부에는 손을 깨끗이 씻는 젊은 의사를 무시하는 중년 의사가 묘사된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생각하기에 너무나도 당연한 상식이 지켜지지 않는 것이다. “지금 진리라고 여겨왔던 것이 10년 후에도 ‘그대로 일까’하는 의문을 가져볼 필요가 있어요. 영화에 나타난 늙은 의사는 그 시대 상황에서 축적된 기반지식을 통해 세상을 판단하고 근거를 내세우죠.” 그것이 극 중 세상에선 진지하게 여겨졌던 관념들이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보면 우스꽝스럽게 보여 지는 이유다. 보수적인 사고방식이 항상 옳은 건 아니라는 것이다. 비록 지금은 인정받지 못하고 배제당하지만 훗날 그 생각이 사실 내지 상식에 속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 김민하 기자

인터뷰를 마치며 하 교수에게 사회에 이 시대를 살아가는 지친 대학생들에게 필요한 도서와 영화 추천을 부탁했다. 그는 자신의 저서 『사랑하기에 결코 늦지 않았다』를 들며 사랑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전했다. 영화로는 1994년 개봉한 ‘Reality bites’(청춘스케치)라는 작품을 추천했다. 그는 “당시 미국 대학생들이 졸업을 한 후, 취업도 안되고 할 일이 없어 루저가 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예요. 지금 대학생들과 비슷한 면이 있기 때문에 보면서 느끼는 점들이 있을 거라 생각해요”라며 시대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살아가고 있는 대학생에게 응원하는 마음을 전했다.

권혜림 기자  nerim2@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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