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1일 상명대 박진호 총학생회장이 박근혜 후보 중앙선대위 청년본부 위원에 임명돼 상명대 총학생회장이 활동하고 있는 전국대학총학생회모임(전총모)의 정체성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전총모는 비권총학생회장 모임으로 어떤 정당에도 치우치지 않는 초당파적 집단임을 표명해 왔으며 우리대학 총학생회(총학)도 전총모에서 활동하고 있다.

페이스북에서 설전 벌어져
지난 10월 14일, <민중의 소리>에는 ‘“정치색 반대한다”던 비운동권 총학생회, 박근혜 캠프行...현직 총학생회장까지’라는 기사가 올라왔다. 지난해 전총모에서 활동하던 정현호 전 한양대 총학생회장과 박진호 상명대 총학생회장이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 캠프에 참여했다는 내용이었다. 기사에서는 “그간 비운동권이라고 자처하며 해왔던 활동도 사실상 새누리당과의 연계 아래 진행됐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고 밝혔다.
이에 ‘건대와 정을 맺다’ 총학 페이스북에는 기사를 접한 학우들의 문의가 쇄도했다. 학우들은 △전총모 가입시 학우들의 동의 여부 △전총모 활동의 정치색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런 논란이 일자 임진용(정통대ㆍ컴공4) 총학생회장은 페이스북에 두 차례 글을 올려 전총모 활동은 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에서 논의된 바 있으며 정치적으로 편향된 것이 아님을 해명했다.

전총모 활동, 학우들의 동의를 받아야 하나?
전총모에 관해 가장 뜨겁게 떠올랐던 논란거리는 전총모 활동 참여에 대해 학우들에게 사전에 알리거나 동의를 얻지 않았다는 것이다. 임 총학생회장은 “전총모는 어떠한 가입절차도 없으며, 사안에 따라 함께 행동할지를 결정할 수 있다”며 “참가를 결정하기 전에 중운위에서 미리 논의하곤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승엽(상경대ㆍ경제3) 학우는 “기본적으로 중운위에서 결정한 사안은 전학대회에서 보고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전총모에서 어떤 활동을 하는지 학우들에게 알리는 선전물조차 없었다”고 비판했다. 곽윤진(문과대ㆍ사학2) 학우도 “지금까지 총학이 전총모 활동을 하고 있다는 걸 몰랐다”며 “학우들을 대표해 어떤 모임에서 활동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학우들의 동의를 구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임 총학생회장은 “전총모라는 이름으로 많은 활동을 하려고 했었는데 활동자체가 활발하지 않아 학우들에게 홍보가 미흡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이 점에 대해서는 학우들에게 정말 죄송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사실, 총학생회가 어떠한 단체에 가입해 활동하는 것이 절차상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총학생회 회칙에 이에 대해 명시된 사항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대학의 한 정외과 교수는 “어떤 단체에서 활동하는 것에 대한 규정이 학생회칙에 명시돼 있지 않다면 크게 문제 삼을 것은 없다”며 “전총모의 활동에 대해 정말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학생들의 의견을 모아 중운위 등에 제소하는 방법을 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학내, 학외… 활동방향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남아
전총모의 활동 방향에 대한 논란도 이어졌다. 우리대학 ‘건대와 정을 맺다’ 총학은 선거운동시 ‘정치색 없는 학생회’가 될 것을 밝힌 바 있다. 이에 신승엽 학우는 “총학생회장이라는 자리는 기성 정치에서도 꽤 파급력이 있는 자리”라며 “전총모 활동 역시 정치적인 활동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또, “총학생회가 학내에서 등록금 문제 등 학생연대를 추진하지 않고 밖에서만 활동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학우들과 함께하는 활동을 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임 총학생회장은 “이제까지 학내에서도 꾸준히 등록금 문제 등을 학교에 요구해 왔다”며 “다만, 학내에서 총장 사퇴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면서 공약을 실현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이번에 문제가 된 상명대 총학생회장은 새누리당 청년위원직을 사퇴하고 전총모 활동도 잠정적으로 함께하지 않는 상태다”라며 “앞으로도 전총모는 학내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들에 대한 의견을 전달하는 역할을 계속 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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