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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시간 제한은 국민의 참정권 침해민변, 청년유니온 등 사회단체에서 투표시간 연장 요구 거세
김현우 기자 | 승인 2012.11.04 20:50

투표시간 연장 요구가 여러 사회단체에서 빗발치고 있다. 이들은 투표시간이 너무 짧아 투표를 하지 못하는 국민들을 위해 투표마감시간을 늦은 8시 혹은 9시까지로 연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투표시간 연장에 대해 실효성과 비용 등에 대한 반론도 있지만 사회단체들은 “투표시간 연장은 국민의 참정권 보장이란 측면에서 국가의 의무”라고 반박하고 있다.

사회구조 변화가 불러온 투표시간 연장의 필요성
우리나라 현행 공직선거법 155조 1항은 투표시간을 이른 6시부터 늦은 6시까지로 규정하고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은 지난달 9일, 헌법재판소에 이 법에 대한 위헌성 확인 헌법소원과 효력정지가처분을 신청했다. 민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투표시간 연장에 투입되는 비용과 행정 편의보다 국민의 참정권 보장이 중요하다 △투표시간 제한은 장시간 근로자들의 참정권 행사 권리를 침해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어 민변 김도형 사무총장은 “오늘날의 투표율 하락은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나 무관심이 아니다”라며 “이는 선거권 행사시간이 짧아 이를 포기해야하는 국민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선거는 대의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주권의 원리를 실현하는 제도의 하나로 민주주의의 성패를 결정짓는 기본요소”라고 덧붙였다.

정당과 시민단체들의 계속된 투표시간 연장 요구
사실 투표시간 연장 논란은 지난 9월부터 계속됐다. 지난 9월 4일, 국회에서 투표를 관장하는 상임위원회인 행정안전위원회 산하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는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모두 투표시간 연장 법안을 찬성해 법안상정이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상정이 예정됐던 9월 20일, 새누리당 소속 고희선 법안심사소위원장이 의결을 미루고 정회를 선언해 투표시간 연장논의는 희지부지됐다. 투표시간 연장 법안 발의가 무산되자, 청년유니온은 지난 9월 27일부터 국회 앞에서 투표시간 연장을 요구하는 1인 피켓시위와 촛불집회를 전개했다. 또한 민변은 투표시간 연장과 관련하여 헌법소원과 성명서 발표 등의 활동을 해왔다. 이외에도 지난 4일에는 청년유니온, 민변, 참여연대 등의 시민단체들이 서울시청에 모여 투표시간 연장을 촉구하는 집회를 갖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도 문재인, 안철수 등 야권 후보들의 투표시간 연장을 촉구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여당 이정현 공보단장의 “먹튀방지법과 투표시간 연장법을 동시에 처리하자”는 발언은 투표시간 연장법안이 대선 이슈로 떠오르게 했다.

“현행 근로법상 투표일은 유급 공휴일이 아니다”
일각에선 투표시간 연장과 관련해 비용문제와 실효성 문제를 제기한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과 대선 투표일은 임시 공휴일로 지정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는 “투표시간 연장에 100억원 이상이 들고 이미 공휴일로 지정돼 있는데 연장할 만한 가치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각 사회단체들은 “업무시간이 일정치 않은 비정규직 노동자나 대체 관리인을 구할 수 없는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투표하기가 상당히 어렵다”는 반응이다. 또 국회입법조사처에서 실시한 2010년 제5회 지방선거 기권자 대상 조사 결과, 기권이유의 36.6%가 ‘개인적인 일 또는 출근 등’으로 드러났다. 또한 2011년 6월, 중앙선관위의 의뢰로 한국정치학회가 한국비정규노동센터와 협조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선 제18대 총선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 중 64.1%가 “참여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답했다. 우리대학 법학대학원 한상희 교수는 “현행 근로법상 투표일은 급료가 지원되는 일반적 공휴일이 아니다”라며 “비정규직이나 자영업자, 마트 노동자들은 투표를 하러 가면 결근 처리돼 급료를 받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전체 유권자 1인당 백원이면, 2시간 연장할 수 있다”
투표시간 연장에 필요한 비용이 크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론이 많다. 청년유니온 양호경 정책팀장은 “박선숙 전 의원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투표시간을 두 시간 연장하는 데 30억원이 소요된다”며 “이는 전체 유권자 1인당 백원 꼴”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현재 이뤄지고 있는 재외국민 선거와 선상투표, 투표시간 연장에 필요한 비용을 서로 견주어 반론을 펼치는 의견도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대 총선에서 재외국민투표에 투입된 비용은 모두 213억원이고, 이번 대선부터 도입될 선상투표비용은 20억원이다. 그러나 재외국민 223만명 중 선거인으로 등록한 사람은 12만명 뿐이고 투표에 참여한 사람은 6만명 정도에 불과했다.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김병권 부원장은 “가장 비효율적이라 할 수 있는 재외국민 선거에는 누구도 비용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며 “5년에 한 번 뿐인 나라의 지도자를 뽑는 선거에 비용을 더 투입해 투표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과연 낭비인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김현우 기자  withtmac@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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