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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보다 껍데기가 앞서는 세상
건대신문사 | 승인 2012.11.04 20:51

슈퍼스타 K4가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항상 화제가 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외모 논란’이다. 잘생긴 외모로 주목 받은 참가자가 실력이 그리 뛰어나지 않은데도 외모로 인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거나, 이 때문에 시청자 투표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 등이 매번 반복되곤 한다. 무엇보다 문제가 되는 일은 음악성이 뛰어난 가수를 선발하기 위한 애초의 목적을 벗어나 외모나 출신, 개인사와 같은 부수적인 내용에 더욱 초점이 맞춰지는 것이다. 방송의 특성상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정도가 심한 경우가 많다. 참가자는 노래로 평가받기를 원하는데 방송 구성이나 쏟아지는 기사들이 도리어 이런 분위기를 조장하기도 한다. 그야말로 본말전도의 상황인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이와 같은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의 앞뒤가 바뀌고, 중심과 가장자리가 바뀌어 버리는 일이 많다 보니 과연 무엇이 원래 목적이었고 중요한 것인지 잊어버린다. 이런 일이 한두 번 일어나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런 상황을 볼 때마다 씁쓸한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며칠 전 열린 성신의 예술제를 통해서도 비슷한 모습을 보았다. 홍보자료집에 쓰여 있던 ‘우리들의 2학기 축제’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성신의 예술제의 분위기는 무척 썰렁했다. 공연의 질이 다른 때에 비해 낮았다는 것이 아니다. 무대 위에 오른 동아리와 참가자들의 열정은 뜨거웠지만 관객석은 텅텅 비어 있었다. 10.28을 기념하는 추모제의 형식을 띤 축제라는 사실을 아는 학우들도 드물었다. 축제 며칠 전부터 관심을 끌었던 것은 한 가지였다. 이번에는 어떤 연예인이 오느냐는 것. 내내 적은 숫자이던 관객들이 축제에 어울릴 만큼 어느 정도 모인 것은 초대가수인 시크릿이 올 시간이 가까워졌을 때였다. 더욱 당황스러웠던 건 진행자의 말이었다. “이번 축제의 주인공을 모십니다! 시크릿!” 정작 축제의 주인이어야 할 학우들은 졸지에 조연이 되어 ‘20여 분 동안 깜짝 출연한’ 주인공을 열렬한 환호로 맞이했다. 학우들의 힘으로 만든 무대를 즐기는 것이 중점이 돼야 할 대학 축제가 언젠가부터 연예인을 보기 위한 축제와 다름없이 변질된 것이다.

TV 프로그램이나 축제의 일은 비교적 사소한 편이다. 후보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바른 행보를 보여주기보다는 오로지 ‘당선을 위한’ 행동이 목적이 되는 경우, 진정성 있는 공약보다는 보여주기식 정책 짜기에 급급한 것도 이러한 본말전도의 예다. 여기에는 당사자들의 문제도 있지만 그 상황을 보는 사람들이 제대로 관심을 가지지 않고 그저 흥밋거리만 따르거나 어찌되든 ‘그러려니’ 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도 한몫을 한다. 사안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고 귀 기울여본다면 이 일의 핵심이 무엇인지는 금방 알 수 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잘못된 점을 지적한다면 앞뒤가 바뀐 일쯤은 쉽게 제자리로 돌려놓을 수 있는 것이다. 어렸을 적 누구나 한번쯤 철봉에 거꾸로 매달려 놀아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렇게 앞을 바라보면 뒤집어져 보이는 모습이 어지러워 금방 고개를 들게 된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도 이와 다르지 않다. 더 이상의 어지러움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관심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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