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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질 각오를 했다면 끝까지 도전하세요"방송인 박은지(디자인대ㆍ패디02) 동문
김혜민 기자 | 승인 2012.11.18 15:12

“내일은 초겨울 추위가 찾아오겠습니다. 나가실 때는 따뜻하게 입으셔야 하겠습니다.” 항상 9시 뉴스데스크 끝자락에 밝은 얼굴로 내일의 날씨를 알려주던 박은지(패디02) 동문. 얼마 전 프리랜서 선언을 하고 MC, 연기 등 활발한 연예계 활동을 하고 있는 박은지 동문을 MBC드림센터 <나는가수다> 녹화현장에서 만나 그녀의 방송계 입성과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미인대회, 일본 그리고 MBC

박은지 동문은 2002년 우리대학 패션디자인과에 입학했다. 의상디자이너와 기상 캐스터, 어찌 보면 두 직업에서 연관성을 찾기란 쉽지 않다. 과연 박은지 동문이 기상캐스터가 되기로 결심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유독 PPT발표가 많았던 과 수업에서 항상 발표를 도맡아 했었다는 박은지 동문은 “미술이 좋아서 미대에 왔지만 발표를 하다보니 ‘내가 좀 더 잘하는 것은 방송 쪽일까?’하는 생각을 했어요”라고 답했다. 그러다가 교수님의 추천으로 월드 미스 유니버시티 대회에 출전했다. 박은지 동문은 “그곳에서 연기자나 아나운서 준비를 하는 친구들을 많이 만났다”며 “이런 쪽으로 계속 공부하다 보면 방송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 ⓒ김용식 기자

“합숙에서 돌아온 후 학교와 방송 아카데미를 다니며 열심히 생활하다 보니 기회가 왔어요.” 일본의 민간 기상회사와 국내 통신업체가 합작한 모바일 기상 컨텐츠의 기상캐스터로 뽑힌 것이다. 모바일 기상 컨텐츠란 현재의 모바일 날씨 어플리케이션과 비슷한 것으로 당시로써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일본에서 1년 정도 활동한 후 한국에 돌아오니 한국에서는 저를 대단하게 봤어요.” 박은지 동문은 이처럼 내세울만한 경력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내 꿈과 가까워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가시적으로 보여줄 포트폴리오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냥 주어진 상황에서 열심히 생활하다보니 미인대회, 과 대회에서의 입상, 일본에서의 활동 등 꽤 많은 경력이 쌓여 있었어요.”

그렇게 한국에 돌아 온지 얼마 안돼서 그녀에게 또 한 번의 기회가 찾아왔다. “안혜경 선배가 프리랜서 선언을 하고 회사를 나갈 것이라는 소문이 있었어요.” MBC 채용사이트를 시작페이지로 해놓고 수시로 새로고침을 하며 채용 소식을 기다렸다. 정말 한 달 정도 지난 후 공채모집 공고가 떴고 망설임 없이 응시했다. “졸업예정자라는 지원조건도 충족시키지 못했고 워낙 쟁쟁한 경쟁자들이 많으니 당락에 큰 의미를 두진 않았어요. 큰 물에서 저를 시험해 보고픈 마음이 컸죠.” 하지만 박은지 동문은 그 어렵다는 공중파 입사시험을 단 한 번에 떡하니 합격했다. 비법은 무엇이었을까. “자기소개서에서 궁금증을 유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야 질문을 많이 받을 수 있고 나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많아지니까요. 저는 아무래도 자기소개서가 풍부하고 관심거리가 많아 보이니 면접관들께서 좋게 봐주신것 같아요.” 완성된 인재를 구하는 게 아니라 가능성 있는 사람을 뽑는 것이기 때문에 순간순간 최선을 다 한 것이 좋은 결과를 낳았다. 박은지 동문은 “2차 면접에서 ‘또 봤으면 좋겠네요, 은지씨’라는 면접관의 말을 듣고 사실 조금은 예상을 했어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사적인 감정을 숨기는 것이 프로라고 생각해요”

어린 나이에 일을 하니 힘든 일도 많았다. “심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많이 울었죠. 하지만 방송을 하면 어떤 일이 있어도 웃어야 해요. 방송을 보고 꿈과 희망을 얻고 내일의 날씨를 들으며 하루를 설계하는 시청자들이 있는데 내 기분이 나쁘다고 티낼 수는 없으니까요.” 한번은 동기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일주일만 쉬고 다시 복귀해 생글생글 웃으며 방송을 해야 한다는 현실이 너무 슬펐다고 한다. 마냥 밝아서도 안 된다. “안 좋은 날씨를 전하면서 웃어버리면 그건 하차감이에요. 수도권에서는 ‘빨래를 못 했어’ 수준일 수 있지만 지방에선 날씨와 생업이 긴밀한 관계에 있기도 하니까요.”

   
▲ ⓒ김용식 기자
 


선배와의 관계에서도 감정 조절이 중요하다. 무슨 일을 하든 선배가 있고 선배들은 잔소리를 할 수 밖에 없다. 그럴 때마다 ‘고치겠습니다’하고 뉘우치는 후배들은 혼을 내면서도 ‘얜 내가 끌어 가야겠구나’ 생각을 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사적인 감정이 앞서지 않는 게 진정한 프로라고 생각해요.” 요즘 학생들은 자기 의사표현을 거침없이 하는 경우가 많은데 결과적으로 봤을 때 그게 항상 좋지 만은 않다는 얘기다.

기상캐스터는 힘든 만큼 보람찬 일이기도 하다. 내일 날씨가 추우니 따뜻하게 입으라고 하면 다음날 아침 모두 따뜻하게 입고, 비가 오니 우산을 준비하라고 하면 모두들 우산을 들고 있다. “운이 좋게도 2006년 12월부터 퇴사 할 때 까지 메인뉴스에서 날씨를 전했어요. 보통 ‘오늘의 날씨’를 할 때는 시청률이 떨어져요. 뉴스 끝자락이니 당연하죠. 하지만 제가 할 때는 오히려 시청률이 올라갔어요. 사람들이 ‘희안한 물건’이라 했죠.” 단순히 수려한 외모 덕이었을까. 그녀는 ‘오늘의 날씨’를 진행하며 여러 가지 시도를 했다. 날씨를 전함에 있어서 내일 날씨에 맞는 의상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 그에 맞춰 의상을 입고 나와 시청자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의상논란이 있기도 했다. 신선하다고 본 시청자도 있었지만 좋지 않게 보는 시청자도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런 시선이 무서워 시도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박은지는 없었을 것이라 말한다. “박명수 선배도 처음에 소리 지르고 버럭 하는 것을 안 좋게 보는 분들도 많았지만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죠. 그렇게 절충점을 찾아가면서 도전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말도 안 되는 도전이 아니고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는 도전을 하는 것이라 그녀는 말한다. “요즘 취업난이 심하잖아요. 자기 자신을 알고 능력에 맞게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열심히 하는 거죠. 10번 넘어질 것을 생각하고 도전해서 정말 10번 넘어지면 다른 걸 찾아보는 거에요. 하지만 7번 넘어졌을 때 포기해버리면 그런 건 위로해 주고 싶지 않아요. 끝까지 열심히 해보는 끈기가 중요하죠.” 또한 ‘집에서 새는 바가지 나가서 새지 않으란 법 없다’며 학우들에게 현재 학교생활에도 충실할 것을 조언했다. 불확실한 미래를 너무 걱정하지 말고 현재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라는 것이다. “차근차근 준비하고 주어진 일을 소화하다 보면 나중에 정말 맛있는 열매를 먹었을 때 ‘아 이건 정말 귀한거구나’ 알 수 있어요.” 요즘 학생들은 처음부터 잘될 거라 기대한다. 혼나고 넘어지는 것을 무시하고 한달음에 뛰어올라가려고 한다면 과부하가 걸릴 수 밖에 없다.

기상캐스터, MC 그리고 10년 후의 박은지

잘나가는 기상캐스터 박은지. 기상캐스터 중엔 단연 돋보였던 그녀가 돌연 프리랜서 선언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 “30대, 40대의 인생을 어떻게 꾸려나갈까 생각하면 사실 자신이 없었어요. 7년이나 기상캐스터 일을 해왔고 이 분야에서는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다고 생각하니 설렘이 없던 것도 사실이었죠. 그래도 지금까지 해온걸 내려놓기란 쉽지 않았는데 거기에 계속 취해있으면 나중에 자꾸 과거, 추억을 팔면서 살게 될 것 같았어요” 같은 일을 하면서 계속 만족감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걸 정복했으니 다른 걸 해보고 싶다는 사람도 있다. 박은지 동문은 후자였다. 기상캐스터 일을 하면서 MC, CF, 드라마 등 많은 것을 도전할 기회가 있었다. 할 때 마다 어렵지 않게 해냈고 ‘점점 계속 같은 일을 하면서 타성에 빠지기 보단 색다른 도전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회사 동료들도 많이 응원해 줬다. “박수칠 때 떠나고 싶었어요. 동료 분들도 1,2년 하고 그만 둔 게 아니고 7년 동안 열심히 했으니 ‘잘 할거다’라며 격려해 주셨죠. 그래서 이렇게 다시 MBC에서 일할 수도 있는 것 같아요. 감사하죠. 인간관계가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어요.”

아직 어떤 옷이 잘 맞는지 몰라서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그녀. 항상 기회가 왔을 때 열심히 해보고 잘 되지 않는다면 과감하게 그만두고 다른 도전을 한다. 그렇게 10년 후엔 자랑스러운 엄마, 당당한 아내 그리고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행복을 주는 씩씩한 방송인이 돼있을 자신을 상상한다. “인기가 떨어지지 않을까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요. 어차피 인기라는 게 올라갈 때도 있고 떨어질 때도 있는 거니까요. 그저 ‘박은지’를 떠올리면 시청자 분들이든 방송 관계자든 정말 열심히 하는 사람이었다고 기억되고 싶어요.” 인터뷰 내내 당당하고 밝은 미소를 지어보인 박은지 동문. 그녀의 다음 도전은 무엇일까 궁금해진다.
 

김혜민 기자  kimhm333@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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